중국을 밀치고 김정은에게 계약과 악수의 의미를 일깨우다
중국을 밀치고 김정은에게 계약과 악수의 의미를 일깨우다
  • 이법철 이법철의논단 대표
  • 승인 2018.07.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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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두 번째 경고 -정천구(政博, 영산대 전 총장-

폼폐이오 국무장관이 3차 방북에서 돌아온 다음날 7월 9일(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 두 번째 경고의 글을 김정은에게 보냈다.

폼폐이오가 북한을 떠나자 마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최종적이고 충분히 검증된 비핵화" 요구를 "강도 같은 요구"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폼페이오를 비난한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 성명으로 반 트럼프 진영의 언론과 해설가들은 기회를 만난 듯 트럼프의 북 핵 폐기정책이 큰 차질을 빚고 한계를 드러냈다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기에 트럼프로서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첫 번째 경고는 펜스부통령을 조롱하는 성명을 북한외무성 부대변인 최선희가 발표한데 대한 것이였다. 트럼프는 "당신들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보니 싱가포르 회담은 안하는 게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김정은에게 통보했다. 다급해진 북한 측은 서둘러 변명하고 대화의 뜻을 밝혔으며 김영철에게 김정은의 편지를 들려 보내 트럼프 대통령을 방문하는 것으로 수습했다.

이번 트럼프의 두 번째 경고는 배후의 중국을 밀쳐내고 김정은에게는 계약과 악수의 의미를 일깨우는 것이었다. 그는 “나는 김정은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과,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나눈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북한비핵화에 관해 합의했다. 반면에 중국은 우리의 대중국무역 조치에 희망이 없자 (북한 비핵화에) 부정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트위터를 날렸다. 그는 오늘 금요일(13일) 또 폼페이오 편으로 전달된 김정은의 친서를 전격적으로 공개하였다.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하'를 수신자로 한 친서에서 김정은은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24일 전 싱가포르에서 있은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깊은 려정의 시작으로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폼페이오가 빈손으로 오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다.

배후의 중국을 겨냥

트럼프는 핵문제 해결이 꼬이게 되는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고 바로 중국에 대해 조치를 취했다. 선가(禪家)에 흙덩이를 던지면 “개는 흙덩이를 쫓지만 사자는 그걸 던진 자를 공격한다”(韓盧逐塊 獅子咬人 한로축괴 사자교인)는 말이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길들이는데 방해공작을 벌이는 배후의 중국에 견제구를 날리고 북한 외무부 성명서의 배후인 김정은을 직접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G2로 대우해 주니까 넘버원을 넘보는 중국을 손봐주고 싶은 미국에게 좋은 명분 하나 더 얻었다고 트럼프는 생각했을 것 같다.

트럼프는 지난 화요일(7월 10일) 바로 2천 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상품 수입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새로운 대상 품목은 냉장고, 면, 철강, 알루미늄 제품이고 전자제품, 섬유, 금속제품, 자동차 부품산업 등도 예정하고 있다. 중국에게 미국은 가장 큰 수출시장(19%)이다. 추가로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중국 대미수출의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중국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 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전 부터 중국에 대하여 무역 불공정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환율조작, 지적 재산권 절취, 무역 역조 등의 시정 요구가 그것이다. 그러나 듣지 않자 지난 3월 관세부과를 예고한 바 있고 지난 주 340억 달러에 해당하는 중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곧 바로 똑 같이 34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상품에 대해 같은 양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중국은 이를 미국의 보호주의로 규탄하고 서방국가들이 함께 맞서 싸우자고 했다. 미국으로부터 무역압력을 받는 영국의 입장을 반영하듯 영국의 BBC 방송도 미국의 행보를 보호무역주의라고 규정하고 보호무역주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그 동안 오래 방치했던 불공정한 거래를 시정하는 것이다.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의 저자인 존 롤즈(John Rawls)는 정의를 공정성(fairness)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무역 거래를 시정하여 공정한 거래를 하자고 요구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중국만이 아니라 심지어 NATO에 대해서도 안보비용을 미국만 많이 내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역전쟁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고 엘-에리안(El=Erian)과 같은 학자는 말했다. 사람들은 결국은 미국이 압도할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덜 개방된 경제이고 미국은 보다 역동적인 경제이며 궁극적으로 세계경제 조건에서의 미국의 위치가 더 좋은 것으로 결판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던 트럼프가 작심하고 시작한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조치는 시진핑에게 정치적 위협이 될 것 같다.

계약과 악수(contract and handshake)

트럼프는 김정은에게는 비핵화하기로 한 두 사람 사이의 계약과 만나서 한 악수를 존중하라고 했다. 그럼 계약은 무엇이고 악수는 또 무슨 이야기인기?

먼저 계약이란 당사자 간의 의사일치에 의해 이루어지는 약속이다. 비판자들은 싱가포르 공동합의가 그냥 원칙적인 선언이지 어디 계약이냐고 비웃는다. 예를 들어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방문 교수인 로스코프(David Rothkopf)는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계약도 협정도 없었다." "악수는 무의미한 것이다. 예측하건데 (미북합의는)거짓말 다음에 질책, 그리고 그 다음에 긴장이 뒤따를 것이다,"라고 트위터에 썼다(US Today, 2018. 7. 9). 그러나 사업가로 성장하여 수믾은 계약으로 살아왔고 초강국의 대통령인 트럼프가 계약의 뜻도 모르고 그런 말을 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비판이 오히려 매우 유치한 것이다.

계약은 꼭 문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계약은 구두로 이루어진다. 구두계약은 증명이 힘들 수 있지만 싱가포르 회담 장면은 다 녹음 녹화되었을 것이므로 증명하기도 전혀 어렵지 않다. 트럼프는 미국 측이 완전 비핵화를 설명할 때 “북한 측은 다투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완전 비핵화에 관해 미국측이 설명할 때 북측이 명시적이나 묵시적으로 동의한 증거를 미국은 충분이 확보했다고 본다. 문서에 구체적인 표현이 없다고 김정은이 오리발을 내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미국 측은 완전한 비핵화란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 또는 "최종적이고 충분하게 검증된 폐기(FFVD)라고 말했을 것이다. 내가 트럼프에게 김정은이 고삐를 단단히 잡혔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국제법의 제일 원칙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vanda)임은 국제법을 조금만 익힌 사람이면 다 아는 기본상식이다. 김정은도 이를 모를리 없다. 다만 그 동안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하는 사람이나 국가가 없었을 뿐이다. 이제는 임자가 나타났다. 미국을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와의 계약을 김정은이 어길 수는 없다. 그래서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우리사이의 계약을 존중하라"고 한 것이다.

또한 트럼프가 말한 악수는 과연 "무의미한 것"일까? 물론 악수란 만나고 헤어질 때 누구나 하는 2,000년 이상 계속되어온 인류사회의 인사법의 하나다. 트럼프가 악수를 존중하라는 뜻은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나누었던 인사를 기억하라는 의례적인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악수가 무언의 의사표시로 상대방에게 전달될 때 거기에는 의미가 있다. 인간사회에서는 말로하는(verbal) 의사소통 보다 비언어적(non-verbal)의사소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찰스 다윈이 말한 바 있으며 코뮤니케이션을 말할 때 기본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이다. 악수는 비언어적 코뮤니케이션 중의 하나다. 악수는 고대로부터 빈 오른 손을 내밀어 맞잡는 것으로써 상대방을 믿고 존중한다는 비언어적 바디랭귀지로 쓰였다.

특히 트럼프에게는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독특한 악수법이 있다. 트럼프는 악수를 만나는 사람과의 서열을 정하고 상대방의 기세를 제압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트럼프는 몸집이 큰데다 손아귀 힘이 세서 손을 잡히면 자지러질 정도라고 한다. 다음 사진은 트럼프가 자지러질 정도로 강한 힘을 보여 준 아베 일본 총리와의 악수, 트럼프의 손에 엄지손가락 자국을 남긴 프앙스 마크롱 대통령과의 악수, 그리고 트럼프와 김정은의 악수 모습이다. BBC방송은 "누가 트럼프와 악수해서 이겼을까"라는 주제아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정도가 트럼프의 맞수가 될 수 있었다고 시사했다. 두 사람간의 악수는 "서로의 손을 너무 단단히 잡아서 주먹이 흰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BBC, 2017년 5월 19일자).

싱가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과의. 악수는 역사적 계기를 만든 악수로 평가되고 있다. 회담 전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서서 트럼프가 김정은의 손을 잡고 다른 손은 어깨부분을 잡았다. 이는 "자신이 강한 자임을 의미하는 파워 제스쳐"라고 이분야의 전문가인 스탄튼(Darren Stanton)은 분석했다(The Sun, 2018년 6월 12일자).

싱가포르에서의 악수는 북한이 핵실험과 로켓발사를 계속한데 대하여 2017년 11월 트럼프가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킨 후에 나온 악수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두 나라 간의 적대행위가 종식되는 것을 상징하는 악수로 기대되었다.

이상에서 볼 때 트럼프의 북핵폐기 정책은 반트럼프 진영에서 평가하는 것과는 반대로 탄탄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김정은을 돌려세우려다 호된 무역제재를 받게 될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애국국민들은 북한의 위협은 아직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데 미북 대화 분위기에 편승하여 대한민국의 안보 체제를 하나 하나 무력화시키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행태가 심히 우려스러울 뿐이다. 미국은 북한이 충분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는 제제를 계속한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천구(政博, 영산대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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