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과 김영남 등 북 특사 및 고위급대표단을 위한 10일 청와대 오찬석상에서 북한 ‘최고인민위원회상임위원장’ 김영남이 뜬금없이 문대통령에게 문익환 목사와도 같은 문씨냐며 “역사를 더듬어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김영남이 말한 애국자가 누구를 위한 애국을 뜻하느냐이다. 북한에서는 일찍이 한자사용이 금지된 상태에서 호적이 사라지고 족보도 없앰으로서 문(文)과 문(門)의 구분조차 할 수 없는 반(半)문맹사회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남이 성씨를 묻고 족보(族譜)를 들먹였다는 것은 ‘애국자’ 타령으로 문 대통령에게 물을 먹이려고 치밀한 각본에 따라서 사전에 기획된 질문에 불과 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영남이 말한 애국(愛國)과 애국자(愛國者)의 의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김영남이 예를 든 문익점의 애국과 문익환의 애국이 다르듯이 ‘상식수준의 나라사랑’을 뜻하는 애국과 김영남이 꺼낸 애국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애국자라는 평범한 낱말이 북한식 2중 언어에서는 전혀 별개의 뜻을 갖게 되는 것이다. 소위 북한 정치사전에는 착취계급이 사용하는 애국과 사회주의적 애국이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자본가계급을 위해 나라도 팔아먹는 자본주의 사회의 애국은 “나라를 사랑하는 인민대중의 사상 감정을 이용하여 저들이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착취제도를 유지공고화 하며 피착취근로대중의 계급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한 가짜 애국”이라고 규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사회주의적애국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에서 집중적으로 표현 되는 것”으로서 “혁명의 전취물(戰取物)인 프로레타리아독재정권과 사회주의제도와 자립적 민족경제가 있는 사회주의 조국을 사랑하는 사상”이라고 규정해 놓았다. [애국]이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낱말에 이처럼 해괴한 2중적 의미를 강요하는 사회가 북한이며, 김영남 입에서 튀어나온 애국, 애국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더 이상 부연해서 설명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애국자에 대해 “남조선에 있는 진보(=종북)는 적진(敵陣)에 있는 우리의 동지(同志)이며 그들은 외세에 의해 강요된 민족분열의 비극을 끝장내고 통일에 대한 절절한 희망 속에 미군철수,고려연방제통일,국가보안법철폐 등을 외치던 애국세력들”이라고 한 김정은의 정의는 이 보다 몇 백배 노골적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여기에서 김영남의 느닷없는 애국자타령에 대하여 文대통령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였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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