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디어는 미군에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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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디어는 미군에 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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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은 미디어 전쟁, ‘미국 고도의 심리전’

 
   
  미국의 미디어는 미군에 봉사한다CNN의 전쟁보도 양태는 CNN이 마치 미군의 일부처럼 여겨지게 만든다. 사진은 오늘 날짜 CNN.COM의 메인화면 모습이다.
ⓒ CNN.COM
 
 

1990년 8월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여 야기된 걸프전은 현대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는지 보여주었다. 첨단과학무기를 앞세워 단시일 내에 전쟁의 승리를 얻어내는 방식은 걸프전을 통해 현대전의 특징이 되었다. 이러한 전쟁양상을 럼즈펠트 미국방장관은 ‘새로운 전쟁’이라고 명명했다. 이밖에도 걸프전이 보여준 현대전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미디어를 이용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CNN이 걸프전을 생중계 함으로써 전황이 전세계의 안방으로 전해졌다. 다국적군의 활약을 연일 보도한 CNN은 급성장했고, 전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언론이 되었다. 하지만 CNN의 전쟁보도 양태는 CNN이 마치 미군의 일부처럼 여겨지게 만든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미디어는 종종 국가의 전쟁전략에 동조하는 세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미디어의 생명은 '객관성'과 '공정성'이다. 만약 미디어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자국이기주의에 영합한 CNN

91년 걸프전 당시 가장 주목 받은 기자는 CNN의 피터 아네트였다. 그는 바그다드에 홀로 남아 한 달 이상 지속된 미군의 폭격과 피해상황을 보도했다. 이러한 과정에 그의 보도가 미국 내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 바그다드의 유아식(乳兒食)생산공장 오폭 사건이었다. 미군은 이 공장을 생물학 무기 공장이라고 주장했지만, 아네트는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미군의 주장이 억지라는 것을 증명했다.  

 
   
  ▲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바그다드 공습을 생중계해 일약 스타로 부상한 CNN의 피터 아네트 기자가 23일 바드다드에서 열린 평화행사에서 기자들의 집중 취재를 받고 있다.
ⓒ 연합
 
 

이러한 보도로 아네트는 미국내 매파의 집중공격을 받았다. CNN에서 아네트와 함께 일하던 군사문제 분석가는 “아네트의 보도를 보면 볼수록 그가 ‘첩자’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와 함께 CNN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면서 사표를 던졌다. 내셔널 리뷰 지의 보수 논객은 “아네트는 이라크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면서 우리가 날마다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있다고 선전한다”, “그 대가로 그는 바그다드에서 방송을 허락 받았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이라크전에도 피터 아네트는 NBC 방송기자로 활약했다. 그는 3월 30일, 이라크 국영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을 비판했고, 다음날 해고됐다. 해고 하루만인 1일, 아네트는 영국의 데일리 미러지에 고용되었다. 데일리 미러지는 “그가 진실을 계속 보도할 수 있도록 채용했다”고 밝혔고, 아네트도 “진실을 보도했으며 사과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피터 아네트의 사례에서 유심히 관찰하면 미디어가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 수 있다. 미디어는 전쟁의 명분을 강조하고, 전황을 유리하게 전해 사기를 진작시키며, 아군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보도는 금지시킨다.

미국의 미디어 전쟁 ‘고도의 심리전’

터키의회가 터키를 통한 미군의 이라크 북부 공격을 불허하면서 미군은 이라크 남부로만 지상군을 투입했다. 극심한 모래바람과 군수물자 보급의 차질, 이라크군의 예상외로 강력한 저항 등에 처하면서 미군은 이라크전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부터 미국의 당초 주장과는 달리 전쟁이 장기화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의 사기를 진작시킬만한 보도들이 계속 이어졌다. 보도내용은 ‘후세인 망명 협상 중’, ‘이라크 8천명 집단 투항’, ‘조기항복, 비밀협상 총력’ 등 하나 같이 미국에 유리한 것들이었다. 촉각을 다투는 종군기자들은 이러한 보도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들은 모두 오보였다. 오보를 낸 영국의 BBC와 가디언 지 등은 후에 “미국의 미디어통제전략에 말려들어 오보를 냈다”고 시인, 사과했다.  

 
   
  ▲ CNN 웹사이트의 이라크전 특집면
ⓒ CNN
 
 

그렇다면 이러한 오보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오보를 낸 영국의 언론사들이 밝힌 것처럼 이러한 오보는 ‘단순한 오보’가 아니었다. 미군이 전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퍼뜨린 ‘의도적인 오보’였던 것이다.

'약탈과 방화'는 미군의 주둔 당위성 만들기 위한 전략

전쟁이 2주를 넘기면서 전황은 급격하게 역전되었다. 미군에 의해 바그다드는 예상외로 쉽게 함락되었고, 이라크 인들은 미군을 열렬히 환호했다. 또한 이라크인이 약탈과 방화를 저질러 무정부상태의 혼돈 상태에 빠져있다는 뉴스가 연일 서방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라크 내부에서는 ‘바그다드 함락 보도’가 미군의 심리전에 세계 여론이 넘어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주장은 CNN을 통해 ‘미군이 사담 후세인 동상을 철거하는 장면’을 유심히 볼 것을 권하고 있다. “100명 정도의 외신기자들이 군중보다 더 많은 상황에서, 이들이 바그다드 시민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들이 내세운 주장이다.

이라크인의 약탈과 방화 소식을 연일 전하고 있는 서방 미디어에 대해서도, 이라크인은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전이 종결되고 난 후, 전후복구사업과 군정 실시의 명분을 얻기 위해 약탈과 방화를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으로 인해 사회가 혼란해 보이면 보일수록 미군이 군정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라크전이 종결되더라도 ‘전후복구사업’과 ‘이라크에 수립될 새 정부’가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미디어들은 이라크에서 미국이 전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을 돕기 위한 물밑 작업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라크에 친미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폭동과 테러, 내전 등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만큼 이라크 내에는 반미감정이 강하다. 미국의 미디어는 이러한 유혈충동사태를 미군이 이라크에 주둔해야 하는 명분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전을 통해 드러났지만 '미국의 미디어는 미군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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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2003-04-19 11:19:37
CNN만 보지 말고 알자지라만 보지 말고
조선만 보지 말고, 한겨레만 보지 말고
여러개를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나를 정합시다.

흐음 2003-04-19 18:11:06
자국의 미디어가 자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인간사에 있어 어쩔 수 없는 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흐으음 2003-04-20 00:19:54
그렇다면 자국내에서만 방송되어야죠.

쿠쿠쿠 2003-04-21 23:00:12
명답이다!! ^^


똥꾸 2003-04-25 14:11:08
정의를 수호하고,
평화를 사랑하고,
민주주의 이념을 바로 이행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방송 CNN이라서 미군에 봉사하나 보지..
넘 착하고 말을 잘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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