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 짐바브웨의 영웅인가 악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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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짐바브웨의 영웅인가 악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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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모르는 ‘서구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인물

▲ 무가베는 자신이나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자들을 ‘배반자 혹은 배신자(sell-outs / 슬랭)’라며 이들의 비판을 완전히 묵살하곤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신자들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후에 이들을 처형해 버리곤 했다. ⓒ뉴스타운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 93) 대통령은 올 현재까지 37년간 장기 독재통치를 해오고 있으며, 최근 들어 41살이나 나이가 적은 아내 ‘그레이스 마루푸(Grace Marufu, 52)’에게 대통령직을 세습하려하자 자신을 지지하던 군부세력이 쿠데타 형식으로 무가베 대통령을 대통령궁에 감금,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집권 여당에서조차 대통령 무가베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며, 국민들 대다수 역시 그의 퇴진을 요구하며 짐바브웨에서는 이례적인 대규모 시위를 하고 있다.

* 무가베는 어떤 인물 ?

그렇게 장기집권을 해오던 그가 워낙 명품사랑에 빠져 있어 ‘구찌 그레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아내에게 대통령직 세습을 하려다 본인이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기 직전에 와 있다. 그레이스는 성질이 상당히 괴팍한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스는 마루푸(Marufu)에서 1965년 7월 23일에 태어났다.

짐바브웨의 경제는 최근 나쁜 상태에서 더욱 더 나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악화일로이다. 무가베는 과거부터 정치적으로 혹은 신체적으로도 최후를 맞이할 뻔 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항상 수많은 비판 거리를 만들어 왔다.

그러나 자신의 옆구리를 지켜주는 아내인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 하는 등 국민과 군부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너무 앞서 나가버렸다. 아내에게 세습을 시도하다 자신의 권력을 지켜주던 군부의 눈 밖에 나게 됐다.

군부 세력은 현직의 무가베에서 전 부통령이었던 에머슨 망간가와(Emmerson Mnangagwa)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 부통령 망간가와는 친구였던 무가베 대통령으로부터 2주일 전 이른바 ‘팽 당했다’ 이후 무가베 대통령도 군부의 개입으로 집권 여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연합-애국전선인 Zanu-PF당의 당수 자리에서 파면됐다.

93세인 무가베의 건강은 과거 몇 년 전부터 겉으로 보기에도 이미 악화된 상태였으며, 아직도 그의 정치적 탐욕이 남아 있어 건강이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재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지난 2008년 선거 전, 무가베는 “만일 당신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리고 국민들로부터 거절당한다면, 정치판에서 떠나겠다”고 약속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모간 창기라이(Morgan Tsvangirai, 총리까지 역임)에게 강한 반발심을 보이면서 “신(God)만이 그를 공직에서 쫓아낼 것”이라며 무가베 특유의 반항심과 적개심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정적(政敵)의 권력을 두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식이다.

분명한 것은 무가베는 폭력을 휘둘러 자신의 권력을 꽉 붙잡아온 인물이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간 창기라이를 끌어내면서 오랫동안 권력을 창기라이와 함께 권력을 분점 했고, 급기야 무가베는 1980년 이후 짐바브웨의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좌에 올랐다.

무가베를 알기 위해서는 1970년대 게릴라전쟁 즉 자기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한 전쟁을 알아야 한다. 우선 무가베의 일대기를 살펴보자.

- 1924년 : 출생

- 나중에 교사 훈련을 받음

- 1964년 : 로디지안 정부(Rhodesian government)에 의해 투옥

             (로디지안은 지금의 짐바브웨)

- 1980년 : 독립 후 선거에서 승리

- 1996년 : 그레이스 마루푸(Grace Marufu)와 결혼 , 나이 차이 41세.

- 2000년 : 국민투표에서 실패, 친(親)무가베 민병대, 백인 소유 농장 침입, 반대세력 공격.

- 2008년 : 짐바브웨 민주변화동맹(MDC) 총재인 모간 창기라이와 선거 격돌.

- 2009년 : 경제 붕괴 속에서 모간 창기라이는 총리에 임명, 4년간 불안한 정부 총리역임

- 2017년 : 무가베가 아내에게 대통령직 세습하려하자 반기. 무가베는 집권 여당 Zanu-PF 당 당수직에서 군의 개입으로 파면.

* 무가베는 현대경제의 문외한

2017년 11월 현재까지 37년간이나 장기집권을 해오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는 아직도 세상을 보는 눈이 과거와 똑같다. 집권 여당인 Zanu-PF 당의 애국사회주의 가치가 아직도 두 개의 악마인 자본주의(capitalism)와 식민주의(colonialism)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무가베는 자신이나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자들을 ‘배반자 혹은 배신자(sell-outs / 슬랭)’라며 이들의 비판을 완전히 묵살하곤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배신자들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후에 이들을 처형해 버리곤 했다.

그는 항상 짐바브웨의 경제문제는 영국 등이 이끄는 서구사회의 음모(陰謀)로 문제가 많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면서 무가베는 백인 소유의 농장을 침입, 백인 주인을 축출하고, 그 농장을 흑인들에게 분배해줬다. 비판가들은 “무가베는 현대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해왔다.

무가베는 항상 “국가적 빵을 어떻게 하면 크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빵을 나눠 먹을 것인가”에만 집착을 해왔다. 대다수의 비판가들은 ‘성장(growth)'에는 관심조차 없고 ‘분배(sharing)’에만 초점이 모아진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무가베의 명언 ? : ‘짐바브웨는 절대 파산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 2억 % 넘어

무가베는 “짐바브웨는 절대 파산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한 사람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가 그러한 말을 했을 때 세계의 경제는 급속도로 위축돼가고 있었으며, 2008년도의 경우, 짐바브웨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무려 2억 3천 100만 퍼센트(%)나 됐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플레이션이다. 세상에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또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무가베는 아마 자신의 이론이 어디까지 가는지 극한까지 한 번 가보자고 생각했던 것처럼, 경제에 대한 개념조차 없으며, 무조건 ‘분배(distribution)'에만 마음을 쓰는 인플레이션 2억%의 세계 초유의 경제를 실험이라도 하고 있는 듯 기이한 경제관을 가지고 있다.

짐바브웨 대학의 토니 호킨스(Tony Hawkins) 교수는 “짐바브웨의 역대 지도자들을 관찰 해본 결과 ”짐바브웨에서는 경제가 정치문제화 되었을 때, 단 한 번도 경제가 정치를 이겨본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권력, 정치적 견해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셈이다.

2000년의 경우, 처음으로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게 됐다. 무가베는 “자신의 정치적 통제력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다양한 경제의 하나를 난파선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는 경제의 토대가 되는 백인 소유 농장을 약탈해 흑인들에게 나눠줘 버렸다. 무가베는 자신의 적들보다 한술 더 뜨는 사람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 무가베의 교사 경력이 낳은 대가

무가베와 그의 지지자들이 사용했던 전술 전략은 게릴라 전쟁(guerrilla war)으로부터 탄생한 것들이었다. 그가 2000년 처음 국민투표에서 생애 처음으로 선거패배를 겪었다. 무가베는 자신의 개인 민병대를 동원하는 등 자신만의 전문성을 자랑한다. 그의 사전에는 평화(peace)라는 말이 없다는 듯이 ‘폭력과 살인’을 일삼았다. 그것이 그의 선거 전략인 것이다.

무가베의 뒤에는 8년 후에도 전과 비슷한 패턴이 따라다녔다. 무가베는 그의 오랫동안의 경쟁자인 모간 창기라이와의 대통령 선거 제 1차 투표에서 패배를 맛보았다.

그는 필요하다면 사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다. 집권 여당인 Zanu-PF 당이 거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치안군, 공무원, 국영언론기관 등을 총동원하여 결과를 뒤집는다.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까지 동원하여 표심의 방향을 틀어버리기도 했다. 그래도 말을 듣지 않을 경우에는 폭력이 동원된다. 그가 1980년대에 했던 방식 그대로이다.

사실상 무가베의 반대 세력에 대한 태도는 1980년대부터 싹이 트였으며, 특히 자신의 정적인 조수아 은코모(Joshua Nkomo : 짐바브웨 민족운동지도자)의 고향인 짐바브웨 서부에 위치한 마티벨렐란드(Matabeleland)에 ‘북한’에서 훈련 받은 제 5여단(Fifth Brigade)을 파견해 무고한 주민들을 살해했다. 은코모가 무가베와 권력을 나눠 가지자고 합의를 할 때까지는 이 같은 무차별적인 무력을 사용했다. 20여년 후에 모간 창기라이와의 권력 분점을 할 때에도 동일한 방법을 구사했다.

무가베는 초기에 교사를 했던 것처럼 집권 33년 동안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따라서 짐바브웨는 아프리카에서 전체 인구의 90%가 글을 읽을 줄 아는 국가가 됐다. 즉 식자율(literacy rate)이 90%이다.

이 같은 높은 식자율 때문에 짐바브웨의 젊은이들은 짐바브웨의 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게 됐다. 젊은이들은 상승하는 물가와 사라져 가는 일자리 문제를 들며, 정부의 부정부패와 잘못된 국정운영(mismanagement)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무가베는 잘 교육을 받은 산업화된 노동자들보다는 자급자족 농민들이 정부에 굴복하는 그러한 국가를 통치하기가 쉽다고 믿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때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몰수한 땅을 많이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싸워주기도 했다.

데스몬드 투투 주교(Archbishop Desmond Tutu)는 한 때 “짐바브웨의 장기집권 독재자가 전형적인 아프리카 독재자의 만화 인물(a cartoon figure)”이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 2002년 대선 기간 동안, 그는 자기 얼굴이 새겨진 환하게 빛나는 밝은 색의 셔츠를 입고 대선 캠페인을 시작했다. 많은 아프리카 독재자들이 그렇게 했듯이 무가베도 그렇게 따라했다.

당시로부터 20년 전만해도 보수적인 인물들은 대중 앞에 나설 때는 엄격하고 단정한 옷이나 사파리 옷을 입곤 했었다. 많은 짐바브웨 사람들은 왜 경쾌하게 걷지 않느냐면서 가족들과도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017년 2월 자신의 93회 생일을 축하기 위해 거대한 케이크를 만들어 그 케이크 옆구리에 자신의 얼굴을 새겨 넣는 등 짐바브웨는 경제난에 ‘북한판 고난의 행군의 시절’인데 사리사욕에 탐욕에 사치를 부리는 ‘현대판 임금님 노릇’을 하고 있다.

무가베는 많은 사람들이 곧 죽는다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오래 살고 있다. 지난 2011년 미국의 외교 관계 자료들을 유출한 위키리크스는 “무가베는 전립선 암(prostate cancer)”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무가베는 올 4월 18일 국립 스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 37주년 짐바브웨 독립기념일에 자기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Grace Mugabe)와 키스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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