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 편지의 분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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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편지의 분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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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사람을 죽인게 아니라 '사회'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유영철은 왜 살인을 했을까?

아래에는 유영철의 편지내용의 일부분이다.
 

그날(2004년 10월3일) 제가 그렇게 잠꼬대를 심하게 했다네요. 『같이 가~ 같이 데려가~』라고. 잠꼬대라곤 전혀 하지 않는 나인데. 魂(혼)이 정말 있는 건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은영씨에게 많은 위로를 받은 건 사실이에요. 은영씨의 편지를 읽을 때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힘들어요. 더 비참해지는 것 같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를 읽어 봤냐구요? 「한니발」도 읽어 봤어요.

그래서 뇌를 먹어 본 거구요.

여기서 영화를 틀어 준 적이 있는데 어느 여자 죽이기 전 같이 본 영화라 TV를 꺼버렸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관계를 가진 어느 여자는 정(情)이 들어 죽이기 정말 마음 아팠어요.

방 청소하던 그 여자가 우연찮게 제 흉기들을 발견하는 바람에. 나를 많이 따르고 같이 살자고 까지 했던 여자라 꼭 사체를 찾아 주고 싶었는데.

김변호사님은 은영씨 말대로 예리하세요.

여성들의 살인 부분에 대해서는 검 경찰과는 다르게 집어 내시더라구요.

그래요. 내가 진정 죽이고자 했던 여자는 동거했던 여자처럼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 여자들」이었어요.

막상 정 때문에 죽이지 않은 그 여자는 자기 꾀에 살았다고 지금도 웃고 다니겠죠.

제 사건에서 그 여자를 빼 놓고는 범죄행각이 성립 안 돼요.

저의 살인들을 결과로만 보지 않고 원인을 본다면 그 여자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그 여자는 벼랑 끝에 선 나에게 시퍼런 비수를 들이댄 사람이에요.

그 여자로 인해 「말」이라는 게 얼마나 잔인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말로써 나를 그렇게 죽어 가게 만든 그 여자는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인성마저 모두 앗아가 버렸으니까요.

그 사람의 행동에 극도로 동화되어 그렇게 무자비한 행동들이 계속되었지만 단언컨대 그런 여자가 밤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한 제2의 유영철은 또 나옵니다.

이지러지고 음성적이었던 저의 여성 교제도 잘못되었고 사람 만나는 것에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우매함이 더 크지만, 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깨닫기는커녕 결혼 운운하며 남자들에게 상처 주는 걸 재미삼아 다니고 있을 그 여자를 생각하니 분노가 다시 이네요.

이제 좀 제가 혐오스러워지나요? 그래도 절 알려면 아직 멀었는데. 위선적인 횡설수설 속에 진실이 드러나는 법이니까 판단은 은영씨 몫이고, 저는 밤만 되면 우울증에 시달렸어요.

컴컴한 방에 들어가면 어둠이 싫고 혼자 불 켜는 것도 싫고 답답할 때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곤 했어요. 어떤 엄청난 일, 무시무시하도록 나를 압도시키는 일, 비가 내려도 온통 잠기도록 왔으면 바랐었고, 번개가 쳐서 전부 불 태워 버렸으면 했고, 태풍이 오면 온통 집어 삼켜 버렸으면 했어요.

그런 광기들이 있었기에 파괴의 유혹을 강렬히 느끼고 미친 듯이 사람을 害(해)하고 그로 인해 나로 모르게 도취되어 버리고. 카타르시스적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정말 내 몸 속에는 몇 방울의 광적인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이 나이에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기쁨의 절정과 괴로움의 극치까지 모두 느껴 봤기 때문에 더 이상 바라는 게 없어요.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러한 분노의 폭발은 더 큰 공허감과 외로움을 일게 했을 뿐 정작 나의 어두운 감정을 해소시키고 정화시키진 못했어요.

나의 그릇된 사고방식이 내 정신의 건강까지 다 앗아가 버린 거죠.

웃기는 건, 미처 제가 받을 지탄은 생각하지 못한 채 원혼들을 달래 준다고 모든 걸 자백해 버렸다는 거예요.

범법자가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는 것만이 꼭 자수가 아닌데.

소지품을 추궁하여 자백을 받아 냈다는 경찰의 말은 어이가 없어요.

정작 추궁한 증거품들의 피해자들의 시체는 한 具(구)도 찾아 내지 못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10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경찰 추적 한 번 안 당하고 증거 하나 남기지 않은 사람을 정신병자로 몰아 버리는지.

검 경이 측은하기까지 하네요. 요는 어쨌든 겉핥기식 수사는 좀 바뀌어야 된다는 얘기예요.

저는 이건 알겠더라구요.

나쁜 것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이 사회, 이런 곳이 뭐가 좋다고 바둥바둥 살려고 했는지.

세상 사람들은 유영철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떤다고 하더군요.

오늘 신세타령은 이만. 수고하세요. 아직 가을인데 이렇게 추운 건 마음이 추워서일까요?
 

편지에서 유영철은 자신은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사회'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가 정말 사회를 죽이기 위해서 살인을 저질렀을까!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의 사회에 대한 복수가 성공한 것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사회에 대한 복수의 대상으로 일반시민이라는 전혀 잘못된 대상을 선택함으로써 유영철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연쇄살인범이라는 직함과 자신의 아들 그리고 친척 혹은 아버지가 연쇄살인범 유영철이어서 겪게될 주위사람들의 한 많은 고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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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5-11-28 17:13:34
그냥 쓰래기의 편지한통으로 너무 비약하는거 아닌가?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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