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호남민심 향배가 예사롭지 않다. 28석 모두를 석권하겠다고 나선 국민의당은 선전에 미소를 띠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고민지수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당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은 5일 20대 총선에서 예상되는 국민의당의 호남 의석수에 대해 28석 석권에서 한발 물러나 “최소 20석에서 최대 24석까지”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제 호남이 제압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남은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더 확실한 격차로 이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더민주를 행해 “그동안 계파정치, 진영논리, 운동권 노선, 장외투쟁 등으로 국민들에게 식상한 야당으로 기대와 희망을 상실하게 한 데 원인이 있는 것”이라며 “(더민주가)이걸 단일화로 뚫어보려 하는 것이 미봉”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호남에서)더불어민주당보다는 대안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한 여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민주는 답답하다. 김종인 대표의 연이은 광주 방문에도 당 지지도가 반전되지 않자 문재인 전 대표의 방문 여부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결국 반전은 고사하고 이반 조짐이 호남민심 전체를 곤두박질치게 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호남방문 여부를 둘러싼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간의 갈등은 더민주의 고심이 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더민주는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를 놓고 4일에도 논란이 이어졌다. 광주는 오지 말라고 하는데 문 전 대표는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더민주 광주시당 선거대책위 소속 지방의회 의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지역 국회의원 후보 8명 중 문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한 후보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요청이 없는데도 굳이 광주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표도 이날 경기 용인 지원 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광주에 가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가고 말고의 문제는 호남 후보들에게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문제지만 당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해 문 전 대표가 호남에 가려면 김 대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이철희 선거대책위 상황실장 역시 언론 브리핑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가 선거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해서 결정에 개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이날 경기도 광주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 지원 유세 일정을 의논하고 있다”며 당의 결정과 관계없이 호남행을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전 대표 측은 “현재 광주를 포함한 호남 지역에서 지원 유세 요청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득표에 생사가 걸린 후보들이 문 전 대표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면 와 달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호남행에 힘을 실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김 대표가 호남 방문을 반대하면 안 갈 거냐’고 질문하자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면서 “선거에는 우리 당에 소속된 모든 분의 노력이 모아져야 한다”고 호남행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5일 오전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나오고 있는 ‘문제인 호남방문 무조건 반대’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두고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표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종인 대표께서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 전 대표가)방문을 하는 것도 어떤 식의 방문이냐가 중요하고 과거에 실망시켜드린 데에 대한 진솔한 반성을 하고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라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대표가 방문한다고 했을 때 그게 어떤 형태의 방문이 되고 그 분이 얼마나 호남 분들을 잘 설득할 수 있느냐, 그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지, 무조건 아니라고 말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호남 28석 석권 주장과 관련해서는 “국민의당이 호남 28석을 모두 석권하겠다는 말은 호남 분들에게 오만하게 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호남을 전부 다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호남 민심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는 대안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한 여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현장을 다녀보면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야당이기를 포기했고, 특히 김종인 대표의 적격성 부적합들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호남 민심을 분석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지금 현재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는데 광주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1곳만 더불어민주당이 1위를 하고 있고 전남은 오늘 발표하는데 거기도 2~3곳 정도 1위를 하고 나머지는 국민의당이 1위한 걸로, 우세한 걸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현장에 다녀보면 이제는 ‘3번이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제는 더불어민주당과 야권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인연이 끝났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강조했다.
이런 민심의 척도는 각 당이 내놓은 우세지역 분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현재 국민의당은 광주에서만 7곳, 전북과 전남에서 각각 6곳을 ‘우세지역’에 포함시켜 놓고 세를 몰아가고 있다.
반면 더민주는 광주 8석 중 이용섭 전 의원이 출마한 광산을 지역구 1곳만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또 10석의 전북에서는 2곳, 10석의 전남에서는 5곳만을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이는 CBS가 앞서 1일까지 발표된 언론매체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호남지역 17개 선거구 가운데 국민의당 우세가 7개, 더민주 5개로 국민의당이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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