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또 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 셀프공천 논란의 중심에 선 김종인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나선 가운데서도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격노한 김 대표는 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비대위 대표직 사퇴의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정면 돌파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당에서는 당 중진들이 비례대표 공천 방침에 반기를 든 데 이어 비대위원회도 비례명부의 수정 가능성을 논하고 있어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지 않으면 자칫 비대위까지 파멸로 갈 조짐이다.
더민주 비대위는 20일 밤에도 비대위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으나 뚜렷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비대위에서는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명부 2번 배치와, A·B·C군으로 나뉜 칸막이 비례공천에 대한 변화 등이 논의됐다.
결론을 얻지 못하던 비대위는 비례대표 공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21일 오후 긴급 회의를 다시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김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중재안에 합의한 뒤 김 대표에게 사후 보고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비대위 중재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또 다시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알아서 해보라”라고 말한 것은 이미 오전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광화문 개인사무실에서 “4·13 총선 이후 내가 던지고 나가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으냐”며 “사람을 갖다가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바 있다.
김 대표는 이어 “출구 전략은 없다”면서 “자기네들 뜻대로 하라고 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타협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비례대표 2번을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노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사람을 모독하면 죽어도 못참는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니 그걸 방지하기 위해 비대위를 만들었는데 그게 싫다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다라며 “비대위가 필요없는데 비대위 대표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밝힌 상태였다.
김 대표가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는 것을 수락할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비대위에서 결정된 안이 중앙위에서도 통과되면 김 대표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비례대표 순번은 확정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대표가 비례 2번을 주장하는 이유는 4·13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본인이 얼굴이 돼 총선을 지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총선 이후 새 지도 체제가 들어서기까지 당의 변화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원내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지를 본다면 김 대표가 비록 당선 안정권이라 하지만 비례대표 14번을 수락하는 데는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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