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물 건너갔다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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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독자노선 고집, 더민주 & 당내 논란 아랑곳 하지 않아

▲ ⓒ뉴스타운

‘일여다야’형태의 총선은 여당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야권통합과 연대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생각이 다른데다 국민의당 안에서도 생각이 제각각이어서 자칫 야권통합과 연대를 둘러싼 논란이 야당 궤멸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의 통합과 연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더민주를 박차고 나와 독자신당을 만들 때부터 거론됐던 사안으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휴화산 격이다.

야권 통합론 공방은 정치 성격상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가 나타 날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더민주를 탈당한 안 공동대표의 고집이 예전과는 달라 쉽게 합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는 현재까지 “죽어도 돌아갈 수 없다”며 독자노선 고수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고,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안 대표가 자제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응수하는 등 선거 후 후유증까지 예상되고 있다.

안 대표는 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야권 통합 없이 제3당으로서 독자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안 대표는 또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 뿐이다”며 “그래도 돌아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야권통합이나 수도권 연대는 없을 것이며 이번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심판받아 양당 체제를 깨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던 더민주 김 대표는 “더 이상의 통합 제안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총선 패배 시 책임을 안 대표에 전가했다.

김 대표는 “죽어도 못하겠다는 사람하고 얘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앞으로 총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양당 체제로 재편돼 국민의당은 쪼그라들 것”이라며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 상태로의 선거는 야권패배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여서 선거 전략상 내팽개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선거가 임박해지면 이 문제와 관련해서 또 다시 손을 내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이 야권 통합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것에는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를 밟고 ‘호남의 맹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야권통합을 공식적으로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안에서는 여전히 통합과 연대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경우 지난 4일 끝장 토론을 거쳐 야권통합 반대라는 당의 입장이 정해졌다. 도 이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안 대표가 밝혔었다.

안 대표는 7일 오전에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진행된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무조건 통합으로 (총선에서)이기지 못한다”며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이다”라고 말해 야권통합 반대 입장을 재확인 했다.

안 대표는 이 자리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잃어버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할 때”라고 강조하고 “저희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구조를 깨는 일”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단순한 야권통합 거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는 야권통합 반대는 물론 수도권 후보 단일화 등의 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특히 더민주의 마지막 기대라고 할 수 있는 향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김한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천정배 공동대표,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 박지원 의원 등이 생각을 달리하고 있어 안 대표가 자신을 주장을 끝까지 관철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한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하면 캐스팅보트니 뭐니 하는 것 모두다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텐데 그때 교섭단체란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해 독자선거를 우려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은)정권교체 가능성을 잃어버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여는 야권 재구성 선거여야 한다”고 말해 역시 야권연대 쪽에 무게를 실었다.

천 대표는 또 “그건 무슨 희망사항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그건 냉철한 현실인식 문제”라며 “개헌저지선을 줬는데 우리 당이 설령 80석, 90석 가져도 그건 나라의 재앙”이라고 말해 독자노선을 통해 여당의 개헌저지를 막겠다는 안 대표의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밖에도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우리 힘으로, 자력으로 돌파하는 노력을 해나가는 가운데 또 새로운 상황변화를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더민주에서 신당창당의 원인을 어떻게 확실하게 제거하느냐의 결과를 보고 국민의당에서 더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야권연대에 대한 여지를 내비쳤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통합은 물 건너 간 것처럼 보이지만 통합은 아더라도 연대 가능성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연대론이 계속 거론되고 있어 언제든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6일 발표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와 지지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선거가 3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선거상황은 혼탁하기 짝이 없습니다. 민생과 일자리에 대한 치열한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접근만 남았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러면 또다시 가장 무능한 국회라는 비판 받아온 19대 국회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래서는 국민의 가장 절박한 삶의 문제에 국회가 답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 국민의당은 선거를 혼탁하게 만드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정책경쟁하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거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의당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종인 위원장께서는 며칠전 새누리당 승리를 막기 위해 야권통합하자고 했습니다. 진정성이 없는 제안입니다. 제안 이틀 전에 우리 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떨어뜨리려 영입인사를 이른바 자객 공천 해놓고 통합을 말할 수 있습니까? 한 손에 칼을 들고 악수를 청하는 것은 명백한 협박이고 회유입니다. 그 얼마 전에 우리당에 와 있는 분들도 컷오프 명단으로 발표하겠다고 무례한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모욕하면서 합치자, 돌아오라고 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제안이 아니라 정치공작입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인 2011년에 당시 한나라당 세가 확장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저는 야권통합을 위해 세 번이나 결단했습니다. 국민 앞에 세 번이나 저를 믿고 지지해달라고 연대보증을 섰습니다. 한 번은 성공했고, 두 번은 실패했습니다. 박원순 시장께서는 저의 양보가 헛되지 않게 승리하셨습니다. 그리고 시민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시장이 되셨습니다.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두 번의 보증은 실패했습니다. 약속한 정권교체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야당다운 야당으로 변하지도 않았습니다. 합당의 접착제였던 기초선거 무공천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선 두 번의 잘못된 보증은 제가 꼭 갚겠습니다. 저는 작년 12월 탈당하기 전에 문재인 대표의 혁신안만으로는 부족하니 더 담대한 혁신을 하자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인 낡은 진보를 청산하자고 했더니 새누리당 같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내보내서라도 지켜려 했던 그 혁신안은 지금 어디 갔습니까? 그렇게 강조하던 정체성은 어디 갔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좋지만 힘들다면 원칙 있는 패배를 택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원칙있는 패배가 원칙없는 승리보다는 낫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원칙 없는 승리라도 좋다는 태도 아닙니까? 어떻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막는 통합의 결단을 세 번이나 했는데, 김종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세 확산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제가 문재인후보 당선을 위해 손잡고 다닐 때 김종인위원장은 문재인후보 떨어트리려 박근혜후보와 함께 한 사람입니다. 도대체 누가 새누리당의 승리를 더 바라지 않을 것입니까? 도대체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습니까?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담합체제를 깨고 3당 경쟁체제를 만들려고 나온 정당입니다. 못해도 1등, 더 못해도 2등은 하는 현재의 정치체제로는 대한민국 문제를 절대 풀 수 없습니다. 양당 공생체제를 3당 경쟁체제로 바꿔야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통합은 현 양당체제를 유지하고, 현재의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하책이고 만년 야당하자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국민을 희망고문 할 수는 없습니다. 야권통합으로는 의석을 몇 더 늘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습니다.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만년 2등, 만년야당의 길입니다. 정권교체 못해도 좋으니 국회의원 다시 됐으면 좋겠다는 전략 아닌 전략입니다.

국민의당은 정치인을 위해 존재하는 당이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당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태어난 당입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합니다.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국민의당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작은 변화라도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경제가 절벽이고, 일자리가 벼랑 끝이고, 외교와 안보가 위태롭습니다.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이번 선거는 경제를 살릴 것인가, 여야 간 싸움만 계속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 여야의 힘겨루기로 민생을 외면하는 국회를 또 만들 것인가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 명예와 국익을 지키는 외교를 펼칠 것인지,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는 외교를 묵인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는 말로만 안보를 앞세우는 정당과 안보는 늘 뒷전인 정당에게 계속 나라를 맡길 것인지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국민의당과 저는 지금 힘들고 두려운 광야에 있습니다.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사방에는 적들뿐입니다. 그래도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땅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통합 관련 입장을 정하기로 한 연석회의에서 많은 의원들께서 굳은 결의를 보여주셨습니다. ‘힘든 선거가 될 줄 알면서도 나왔다. 내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마웠습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 각오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국민의당에 기회를 주신다면 정말 국민을 위한 작은 변화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민의당에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16. 3. 6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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