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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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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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춘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길 요청한다

회사는 지난 3월 2일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공포하였다. 공정성과 관련된 기존준칙을 정비하고 제작현장에서의 활용성을 제고함으로써 공정성 논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과 새로운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의 규정이 달라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논란이 되는 내용도 있다. 따라서 KBS 공영노동조합은 이 규정이 시급하게 재검토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먼저,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공정성’ 항목의 “공정성은 외견상의 단순한 중립성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정함과 진실을 추구하는 엄격한 윤리적 자세에 의해 확보될 수 있다(p.16)”라는 내용이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공정성’ 항목에는 “공정성은 비례적이거나 산술적인 균형 또는 외견상의 중립성에 의해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정의를 추구하는 윤리적 자세로 접근할 때 확보할 수 있다(p.31)”로 변경되었다.

이 구절은 단순한 단어 치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의를 추구하는 윤리적 자세”의 경우 제작자의 자의가 개입될 여지를 남겨놓아 공정성 판단의 잣대로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KBS 두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상충되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다음으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의 ‘다양성’ 항목에 “예를 들어, 노동자와 사용자가 대립하는 경우, 일단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취급함으로써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한편을 조금이라도 더욱 배려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약자의 편이 되어야 한다(p.52).”로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역차별에 대한 주의’ 항목의 경우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는 “소수의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p.26).”로 기술되어 있는데,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에서는 “소수의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도취되어 다수를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p.56).”로 변경되어 있다.

언론의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약자 편이어야 한다”는 규정이나 “다수를 심각하게 위협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는 내용은 모두 보편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언론인에게는 어느 편에 서서 보도하기 보다는 ‘사실관계’를 올바르게 확인하여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더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수를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도록’이란 구절 또한 어느 정도가 ‘심각하게 위협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 제작시 제작자의 자의적 해석여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될 소지가 있다. 여기에서도 KBS 두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상충되고 있어 문제다.

따라서 별도의 새로운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보다는 기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의 ‘공정성 항목’을 세부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했다고 본다. 이번에 새로 제정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의 상당 내용이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변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에는 이미 <KBS 방송강령>, <KBS 윤리강령>, <KBS 심의규정>, <KBS 공정보도 일반기준>, <KBS 선거방송준칙>,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이 있다.

이번에 새로 제정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제작현장에서 그대로 활용할 경우 공정성 논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혼란과 함께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의 시행을 즉시 중단하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춘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길 요청한다.

2015년 3월 9일

KBS 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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