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당선인 시절 공공기관에서 낙하산 인사는 이제 없을 것이라고 공약하고 말했지만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또 현 정부에서 여성이 공공기관장에 선임된 경우는 전체의 7% 수준에 그쳤다. 이는 사실상 공약따로 행동따로 언행이 일치하지 못한 빌 공약의 말 잔치 뿐이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공공기관장 153명 중 상급부처나 정치권 출신, 대통령 측근(대선 캠프 공신) 등 소위 낙하산 인사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는 전체의 49.0%인 75명에 달했다. 그 외 의사 출신인 대학병원 병원장 8명은 모두 제외했다.
해당 공공기관의 상급부처 출신인 관피아가 51명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20명 중 9명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미래창조과학부는 22명 중 8명, 국토교통부는 16명 중 4명, 금융위원회는 9명 중 3명, 보건복지부는 7명 중 3명, 농림축산식품부는 5명 중 3명,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는 5명 중 2명이다.
기획재정부와 중소기업청 산하 공공기관장은 3명 중 2명씩이 상급기관 공무원 출신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경우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 2차관 출신이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의 경우 올해 1월 선임된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이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을 지냈고 임광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원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장 출신이다.
국회의원 등 정치권 출신은 11.1%인 17명이다. 새누리당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만 10명이다. 낙하산 인사 관행이 그만큼 뿌리가 깊고 개혁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었다. 낙하산 인사는 크게 정치권과 학계 등 외부 집단에서 공공기관으로 진출하는 경우와 퇴직 관료들이 후배들의 비호 속에 공공기관으로 진출하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정부 산하기관 등에 정권과 코드를 같이하는 인사를 배치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도덕성 윤리성이 결여 터무니없는 무능력, 무자격자가 고위직에 올라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잠재력을 훼손하는 경우는 철저히 막아야 한다. 그리고 이젠 구시대적 관행이 된 퇴직 공무원의 산하단체, 기관 진출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퇴직 공무원의 산하 단체 및 기관 진출은 한때 매우 효율적으로 작용해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정책이 신속 정확하게 집행되도록 함으로써 압축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관치의 시대'가 끝나고 '민간 자율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이런 관행은 재검토가 불가피해 졌다.
규제의 생산자가 규제의 소비자가 돼,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은 민관유착, 전관예우를 불러 오히려 비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세월호 관련 대국민담화에서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작업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니다. 갖가지 이유를 빌미로 시간 끌기가 계속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정부의 개혁의지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 관피아를 척결하면 백수 백조 정치인, 대선캠프 출신, 권력에 기웃거리는 폴리페서 등 제3의 세력이 관피아의 자리를 차지해 시행착오를 거듭함으로써 '국가적 코스트'가 증가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한 개혁 조치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효율성 저하, 경영공백 등 부작용이 있을지라도 이를 감수하고 낙하산 인사를 철저히 배제해 나가야 한다. 이번 정부가 못하면 다음 정부가 할 것까지 감안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부승진, 민간공모 등을 확대해 '관치의 흔적'을 완전히 탈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명무실한 공공기관장 공모제 등도 제대로 운용해, 정부가 낙점한 탁상 행정의 인사가 아니라 일선 현장을 잘 아는 경험있는 전문가가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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