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의 민주화는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제 한국의 민주화는 재설계가 필요하다
  • 하봉규 논설위원
  • 승인 2014.02.06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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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河奉逵 교수

건국 60년을 경과하며 우리나라는 6.25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선진국들의 견제, 동아시아의 발칸반도화, 북한(핵)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소위 종북사태로 압축되는 이념과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이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과밀과 지방의 저발전을 들 수 있다. 가히 총체적 난국상황이다.

세계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떠한 국가도 위기가 없이 장기적 성장과 발전만 이룬 예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마의 역사도 지중해의 패권을 달성하자 백년의 내전과 반역을 겪어야 했었다. 또한 미국도 오늘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식민지해방전쟁에서 남북전쟁과 양차세계대전, 대공황을 겪어야 했다. 독일과 일본의 오늘날 번영에도 파시즘과 패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오늘 우리가 봉착한 국난의 위기에도 그 근원의 뿌리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너무나 놀라운 성공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근대화의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 였다. 일제와 한국 동란을 겪은 한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은 최빈국의 상황에서 일약 중진국의 반열에 오르는데 불과 25년의 기간만 필요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도 어김없이 민주화란 성장통을 겪게 된 것이다. 초고속 산업화의 이면에는 소위 근대화의 역구조라는 군사권위주의의 이점이 함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란 자유와 규율, 재산과 교양,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 등 전혀 상이한 요소의 창조적 결합임에도 우리의 경우 편의한 것을 선호하여 방종, 무질서, 혼란 등이 우선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1980년대 후반 건국 이후 최초이자 유례없는 무역흑자와 경제활성화 속에서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세계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우리사회는 소위 ‘한국병(韓國病)’이라는 국가리더십의 실종을 겪게 되었다. 직선제=민주화란 단순 도식속에 목표와 방향은 사라지고 과거의 장점은 부정되었다. 이후 결과는 IMF, 북핵위기, 장기침체란 잃어버린 25년을 겪게 된 것이다.

6공화국의 치명적 결함은 국가경영에서 그토록 경계하는 국가지도자가 스스로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즉 부정부패, 외교(군사)실패, 자원배분의 왜곡, 정국 불안정을 역대 지도자들은 예외 없이 보여 주었다는데 있다. 민주주의도 국가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웅변은 고대 아테네의 페리클레스에서부터 현대의 위대한 지도자들의 예에서도 잘 드러난다. 견제와 균형이 기본 메커니즘인 민주주의하에선 오히려 국가지도자의 지질인 비전, 카리스마, 국정운영능력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한국의 민주화가 성공적이지 못한 것은 국가리더십의 총체적 실종속에 새로운 시대정신과 국가의 장기적 발전계획은 사라지고 정권 향배와 선거 등 최후적 정치요소만 부각된 것이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비아냥 속에 신흥산업국들의 공통적 과제인 혁신에의 노력은 지체된 것이다. 결국 실패한 민주화를 성공과 발전의 민주화로 전환하려는 최종적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경영학에선 성공과 실패의 유기적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즉, 성공속에 실패가, 실패속에 성공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 우리의 성공과 실패도 이러한 드라마틱한 예가 되고 있다. 어쩌면 6공화국은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을 찾아가는 40년의 방랑시대와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난의 대위기에 우리가 미룰 수 없는 것은 민주화의 실패에 대한 최종적 인식과 이에 대한 반성이다. 또한 군사독재와 방종적 민주화를 대체하여 국가 사회를 통합하고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킬 현실적 방안은 민주화의 재설계(개조), 즉 민주주의의 정상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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