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판부를 재판한다! (8)
대한민국 재판부를 재판한다! (8)
  • 지만원 박사
  • 승인 2013.12.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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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상식인이 읽어 보아도 군과 검찰에 돌을 던지고 싶어 할 것

방송의 요청으로 내 전문분야 평론한 것도 고소당해

1998년 12월 4일, 인천에 있는 나이키 미사일이 오발사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훈련 도중 발사하려 하지 않은 유도탄이 이상하게 발사 됐다는 것이다. 사고 원인에 대한 군의 발표는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식으로 중구난방이었다. 국민도 화가 났고, 언론들도 화가 났다. 나는 국방연구원에 있으면서 나이키 및 호크 유도탄 그리고 공군 레이더, 해안의 육군레이더, 방공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습득했다.

비록 나는 육군 중령이었고 대령이었지만 연구소 창설 이래 가장 많은 출장을 다녀, 초기에는 연구소 일부 사람들로부터 출장비를 부풀려 착복하려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국방력 현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군 시설이 있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고지를 방문했고, GOP에 들어가 야간 방어능력을 점검하고 방위산업체들을 방문하면서 마치 내가 국방장관이요 내가 대통령이라는 생각으로 사실 파악에 8년 동안 전념했다.

"나는 의사, 군은 환자" 라는 개념으로 열심히 진단하고 다녔던 것이다. 각군에서는 이른바 '지만원 대책반' 이라는 게 생겨, 나를 경계했고, "지만원은 암행어사" 라는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 내가 관찰한 것은 곧장 윤성민 장관에게 전해졌고, 내가 장관을 방문하고 나면 장관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다. 그래서 나로부터 피해를 입은 장군들은 "지만원은 죽임 놈"으로 통했고, 나머지 장군들은 "지만원은 국보"라 했다.

나의 이런 생리(DNA)는 미국에 가서도 발휘됐고, 한국에 와서도 발휘됐다. 미국에서 나를 고용한 국방성에서 나를 관리하던 장교는 나를 "가면 쓴 애국자(disguised patriot)"라며 "미국정부가 왜 이런 사람을 고용해야 하느냐" 상관에게 건의를 한 바도 있었다.

나이키 유도탄은 탄의 중량 500kg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북한의 장거리 유도탄 발사과정을 보듯이 나이키 유도탄도 90도 또는 87.5도의 각도로 수직상공으로 발사된다. 일단 수직 하늘로 솟아 오른 후 레이더 조종에 의해 적기 근방으로 유도되어 목표물에 접근하면 스스로 폭발해 수많은 파편을 분사하여 적기를 격추시키는 일정의 산탄개념으로 적기를 격추시키는 유도탄이었다. 날아가는 새를 잡는 일종의 거대한 사냥총이었다.

군의 첫 발표를 믿은 언론 매체들은 미사일이 87.5도 또는 90도 직상공으로 발사됐고, 발사된 지 3초 만에 폭파해서 포대에서 3.5km 서쪽으로 떨어진 송도 앞 매립지 50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폭발고도를 500미터 상공이라고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하여 1.2km로 수정했다. 그러나 피해는 포대 동쪽으로 2-5km 떨어진 인구 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

군은 즉각 사고의 원인을 노후된 장비 탓으로 발표했다. 장비가 노후해서 회로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발사준비" 단추를 눌렀는데 그 단추가 "발사" 단추로 작용해서 미사일이 나갔다는 것이다. 군의 일관성 없는 발표에 언론들이 매일 의혹을 제기했다. 신문보도를 보면 군은 국민을 함부로 보고 그야말로 코미디 게임을 하고 있었다.

1998년 12월 9일, KBS가 내게 '시사포거스' 프로에 나와 사고원인을 진단해 달라했고, 나는 거침없이 나가 소신껏 평론했다. 이 평론 내용은 또 12월 15일 자민련안보특별위원회의 내부자료와 군사세계 99.1월호를 통해 발표됐다. 평론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하찮은 권총과 핸드폰에도 잠금장치가 있다. 나이키에는 3개의 잠금장치가 있다. 잠금장치가 잠겨 있다면 설사 "발사" 단추를 직접 눌렀다 해도 유도탄은 나가지 않는다.

2. 군은 회로가 노후화돼서 "발사준비" 단추를 눌렀는데 그것이 "발사" 단추로 작동됐다고 말하지만 안전장치를 누가 풀어놓지 않았다면 절대로 유도탄은 나가지 않는다.

3. 사고는 일일점검 과정에서 발생했다. 깨알 같이 많은 날 이상이 없었고, 12월 3일까지도 이상이 없다가 12월 4일 갑자기 이상이 생겼다면 누군가가 하루 사이에 회로를 만졌고, 잠금장치도 풀어놨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이는 장비의 노후 때문이 아니라 인재일 것이다. 인재 였다면 그 사람을 찾아내야 하지 않는가? 병사의 불만이 사고를 불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장난하다가 사고로 연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판문점의 군 기강이 엉망이지 않은가? 판문점에서 적군에 포섭된 병사가 간접적으로 사주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4. 유도탄이 날아가다가 유도장치가 말을 안들을 수는 있다. 날아가다가 날개가 안 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쏘지 않은 유도탄이 저절로 날아갈 수는 없다.

5. 나이키는 지대공과 지대지 겸용 무기다. 지대공으로는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지대지용으로서는 아직도 훌륭한 무기다. 한국군이 가지고 있는 무기 중에서 가장 강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다. 아마 삼풍백화점에 이것이 떨어진다면 삼품참사와 똑같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북한이 이를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A급 무기로 취급할 것이다. 지대지 용도로서의 나이키는 아직도 훌륭한 무기다.

6. 유도탄의 비행경로에 대해서도 의혹이 간다. 직상공을 향해 마하 3.5의 속도로 3초를 비행하다가 폭파했다면 유도탄은 포대 직상공에서 폭파했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포대에서 수평으로 3.5km거리까지 날아가 민간 아파트 상공에서 폭파했는가?

7. 이상에서와 같이 군은 거짓말조차 그럴듯하게 할 수 있는 실력이 없다는 조소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평론에 대해 군이 고소를 했다. 1월 19일, 나는 수원 검찰에 출두하여 김현수 검사로부터 6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당시 대통령은 김대중, 국방장관은 천용택, 방공포사령관은 김규(육사23기, 공군으로 전신)이었다. 군의 고소 내용을 보면 코미디 그 자체였다. 1월 19일, 검찰에서 조사한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1) 나이키 성능에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나이키는 1958년도에 개발된 구식 무기이고 수리부품 획득도 어려운 구식무기다. 그래서 군은 나이키가 노후돼서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다. 지만원 평론가는 그 사실을 뻔히 다 알면서 나이키를 훌륭한 무기라고 추켜 세웠다. 이는 군의 명예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이다.

나의 답변 :  나이키는 한국군 무기 중에 최고의 파괴력을 가진 무기다. 군이 가지고 있는 국산 현무미사일도 나이키를 복제한 것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해도 지대지로 사용하면 북한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자기가 갖고 있는 무기를 형편없는 무기요 골치 아픈 무기라고 생각하면 관리가 자연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고가 난 게 아니냐? 무기 성능에 대한 시각차도 명예훼손의 대상이냐?

2) 나이키 위력에 대한 비유에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나이키가 폭발하면 파편이 0.8x0.8x0.3cm 밖에 안 되고 무게도 20g에 불과한데 이렇게 작은 파편들이 어떻게 삼풍백화점에 떨어지면 삼풍백화점이 날아 간다고 비유했는가? 그렇지 않다는 걸 뻔히 알면서 위력을 과장한 것은 의도적으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려 한 것이다.

나의 답변 :  신문기사를 보아라(기사내용 제시하면서). 30cm 길이의 쇳조각들이 지붕을 뚫고 거실로 들어왔다고 하지 않는가? 4km거리에 있는 아파트 유리창들이 깨졌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포병이다. 포병의 위력쯤은 다 알고 있다. 파열음에 의해서라도 백화점은 충분히 붕괴된다. 파편효과보다 더 무서운 것이 폭풍효과다. 세열수류탄의 파편은 쌀알의 반만큼 크다. 이런 초미니 구슬이 사람의 몸을 어떻게 반쪽으로 만드는가? 폭풍효과 때문이다. 이러한 견해에는 전직 방공포 사령관들도 동의한다. 필요하면 증인들을 대겠다. 그러나 무기 위력에 대한 견해차이도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가?

3) "날아가다가 날개가 안 펴질 수도 있다"는 데 대한 해석차

군의 고소내용 :  나이키의 날개는 고정익이다. 그런데 무슨 날개가 안 펴진다는 말인가? 군사평론가면 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텐데 일부러 고정익을 변동익인 것 럼 보도해서 군을 비방하려 한 것이다.

나의 답변 :  유도탄도 비행체다. 비행 방향을 조종하려면 유도탄 꼬리 부분에 FIN이라고 하는 네 개의 작은 날개들이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날개가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며 목표지점으로 유도될 수 있는가? 보잉 여객기를 보아라, 날개는 고정익이지만 물고기처럼 방향을 트는 지느러미(fin) 장치가 있다. 겨울에 관리를 잘못하면 이 FIN이 얼어붙어 안 펴지거나 통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큰 사고 난다. 군이 그것도 모르느냐? 설사 고정익을 변동익인 것으로 착각했다 하자. 그 착각이 왜 의도적인 명예훼손 행위인가?

4) 사고 원인에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군이 사고 원인을 회로 이상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군사평론가로서 이 사실을 믿어주지 않고 인재라고 주장한 것은 의도적으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려 한 것이다.

나의 답변 :  사고는 12월 4일에 났다. 군은 한 달간의 정밀조사를 마치고 1월초에 사고원인을 정정해 발표했다. 회로고장 때문이 아니라 케이블 합선 때문이라고 발표하지 않았느냐. 사실, 케이블 합선 때문이라는 이유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회로 때문이 아니라는 평론가의 지적이 옳았던 것 아니냐? 그런데 왜 고소를 취하하지 않느냐? 한편으로는 정정해 놓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회로고장 때문이었다고 고소를 하면 앞뒤가 틀리지 않느냐? 군이 발표한 것을 믿지 않는 것도 명예훼손이란 말이냐?

5) 나이키가 지대지 용으로서는 손색없다는 데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지대공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무기가 어떻게 지대지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는가? 평론가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이키가 노후장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도함으로써 군의 주장을 거짓말로 부각시켜 비방하려 했다.

나의 답변 :  지대공 표적은 비행기라는 점표적이다. 그래서 정확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상 표적은 넓은 면적에 분포된 적의 지상군이다. 그래서 지대지 용도로서는 다소 부정확해도 매우 위력적이다. 맞는 말을 했는데 왜 비방목적으로 보느냐?

6) 나이키에는 3중 잠금장치가 있다는 데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나이키에는 다중 잠금장치가 있다. 다중인데 3중이라 한 것은 군을 비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

나의 답변 :  군의 상식이 어디까지 내려가 있는 거냐? 다중이라면 몇 중이라는 거냐? 3중이냐 다중이냐가 명예훼손 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 전직 방공포 사령관에게 확인해본 결과 3개의 잠금장치가 있다고 들었다. 발사기에 있고, 유도탄 통제소에 있고, 사격통제 밴(van)에 있다고 들었다.

7) "잠금 레바가 SAFE 위치에 가있다면 "발사(fire)" 단추를 눌러도 유도탄은 나가지 않는다"는 데 대한 시각차

군의 고소 내용 :  안전장치는 한명이 해제할 수 없다. 다단계 전기적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이 다단계 전기적 절차가 순서대로 작동돼야 사격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평론가는 마치 수동에 의해 안전장치가 풀어지는 것처럼 오보했다. 이는 군의 명예를 의도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이다.

나의 답변 :  안전장치 중에는 수동으로 움직이는 레바가 있다. 이를 Operation 위치에 놓으면 잠금장치가 풀리고, Safe 위치에 놓으면 잠금상태다. 수동적 안전장치가 없고 모두가 공군 말대로 다단계 전기작동에 의해 자동적으로 잠금장치가 해제돼 나간다면 결국 잠금장치가 없는 거나 다름없지 않는가?

그 어느 상식인이 이를 읽어 보아도 군과 검찰에 돌을 던지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김현수 검사에 의해 공소장으로 이어졌다. 조사 당시 김현수 검사는 이런 말을 했다. "군에서 녹을 먹은 사람이 군을 이렇게 매도 해도 되는 겁니까?" 나는 이 말에 너무 화가 나 "여보시오, 김현수 검사님, 당신은 국가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요, 검사 잡단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요, 당신 군으로부터 이런 말 들었소?"

나 역시 당시 검사를 "검사 따위"로 내려보고 있었다. 김현수 검사는 내게 말했다. "나는 검사입니다. 지금 나는 지 선생님을 조사하고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입장이 반대로 바뀌어 있습니다. 큰 소리를 친다면 검사인 제가 쳐야지 어째서 피의자가 검사를 취조하듯 하십니까?" 이에 나는 겁 없이 소리쳤다, "이 보시오, 김현수 검사, 물어봐도 좀 말이나 되는 걸 물어야지 검사대접 하지요."

결국 김현수 검사는 나를 1년 징역형으로 몰아 갔다. 당시의 생각, 지금도 변함 없는 생각으로는 생사람 잡는 게 검사라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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