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방장관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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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방장관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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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채명신 사령관, 월남참전 병사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

▲ 월남전의 영웅 故 채명신 사령관
채명신 사랑관 내외분의 간절한 소원이 있었다. 장군으로서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뼈를 재로 갈아 월남참전 병사들과 함께 같은 크기의 비석을 달고 묻히고 싶다는 것이었다. 동작동 장군묘는 8평이다. 묘비도 웬만한 사람의 키 정도로 높다. 무성한 화원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병사들의 묘비 높이는 불과 두 뼘 정도다. 채 사령관 부부는 국가가 장군들에 부여하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동작동 현충원의 큰 공간을 가득 메운 5천여 묘비들과 나란히 함께 하고 싶다는 소원을 청와대 비서실장과 소관 정책결정자인 국방부장관에 정중히 전달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오늘까지 그런 사령관 부인께 아무런 직접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은 모양이다.

그 어느 장군 부인에게 물어보라. 호화로운 장군의 묘지를 마다하고 초라한 병사의 묘지로 가겠다 하는 사람 있는지, 하지만 채명신 사령관 부인은 "그게 바로 우리 부부의 소원" 이라고 말했다. 이 한 마디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느 시보다 더 크게 심금을 울리는 가장 아름다운 시일 것이다.

지금이 어떤 시기 인가? 온 나라가 좌우로 나뉘어져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에 채 사령관 부부가 던지는 신선한 충격은 잠자는 양심들을 일깨울 것이며, 칠흑처럼 드리워진 암흑의 공간에 '미명을 밝히는 샛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를 위해 오매불망 영혼을 바치는 사람들이라면 바로 이 채 사령관 부부의 소원을 접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무릎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은 유족이 간절함을 담아 보낸 편지를 받았을 지금 이 순간까지 정중한 예의조치 갖추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 국립묘지에는 이른바 영혼이 없이 설계돼 있고, 영혼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 현대사에서 우리나라가 치른 가장 큰 전쟁은 몇 개인가? 6.25 전쟁과 월남전이다. 6.25 전쟁의 상징적인 장수는 백선엽 장군이고, 월남전의 상징적 장수는 채명신 장군이다.

장수 없는 전쟁이 어디 있는가? 백선엽 장군은 6.25 참전 용사들과 함께 묻혀야 하고, 채명신 사령관은 월남참전 용사들과 함께 묻혀야 한다. 그러나 동작동 묘지는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생사를 함께 했건만, 그들은 세상을 떠나면서 쌀쌀 맞게 갈라 졌다. 장수는 1등 칸으로 가서 묻히고, 병사들은 3등 칸에 콩나물 시루처럼 초라하게 묻혀 있다. 수많은 전우들에 소외감을 주는 것이 전장의 지휘관이 취할 태도요 도리라는 말인가?

동작동 국립묘지를 영혼 없이 계급주의로 설계한 것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반성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설계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신사의 도리요 국가의 임무일 것이다. 그러나 담당자들은 채 사령관 부부가 그걸 느끼도록 알려주어도 꽉 맥힌 벽창호들 같이 반응이 없다.

그 어떤 변명을 동원하더라도 미명을 밝히는 샛별 같은 채 사령관 부부의 뜻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 지금 이 순간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온 국민의 가슴을 울리고, 동시에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릴 이 엄청난 보배를, 절호의 찬스를 무례하고 무지하게 짓밟는 행위는 두고두고 손가락질 받기에 충분한 미거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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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람 채명신 2013-11-27 06:40:12
채사령관님이 원래부터가 참으로 소탈하시고 검소하셨던 분이시죠. 외식을 해도 고급스러운 한정식이나 뷔페보다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한그릇에 허허 웃으시며 즐거워하셨던 것을 지인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타고난 성품 자체가 그러셨던 것. 장군보다는 성인의 반열에 올려드려야 할 분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슬프고 먹먹하고 막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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