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소의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 당선자 ⓒ Reuters^^^

팔레스타인의 상징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의 사망에 이은 현재 집권당인 파타운동의 마흐무드 압바스(Mahmoud Abbas, 69) 후보가 1996년 아라파트가 당선됐던 선거전 이후 9년 만에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대통령에 승리했다.

절대적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에 이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인 압바스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회담 재개, 부패됐다고 조롱받고 있던 팔레스타인 당국의 재편 등 산적한 난제들이 그의 앞날을 기다리고 있다. 나아가 내부적으로 하마스 등 저항운동 단체들은 이번 선거를 거절하는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놓여 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성전)는 그들이 1993년 오슬로 협정(이스라엘과 PLO간의 협정)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선거를 보이코트하고 나섰다.

9일 실시된 선거에서는 압바스, 무스타파 바르고티 등 총 7명의 후보자가 나섰으며, 유권자 180만 명의 이번 선거는 팔레스타인 3000곳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500명의 국제 선거감시단과 국내 수천 명의 감시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됐다.

카타르소재 위성채널인 알-자지라 방송은 압바스가 2위로 달리는 후보인 바르고티를 2배 이상의 표차로 따돌리고 투표자수의 52%에서 65%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당초 아라파트 죽음에 이어 실시되는 선거로 내외적으로 심한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순조롭게 투표가 실시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서안 라말라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압바스 후보는 “ 선거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이제 팔레스타인은 민주주의로 향하게 됐다”며 “다소 장애물은 있으나 국민들의 의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선거 이전부터 치열한 충돌로 대치해오던 지난 4년 동안을 뒤로 한 채 승리자와 평화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해 왔으며 내심 마흐무드 압바스가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1935년 영국 통치령이던 팔레스타인 사페드에서 태어난 마흐무드 압바스는 ‘아부 마젠’으로 알려진 인물로, 지난 해 11월 11일 아라파트의 사망 이후 PLO 의장직을 수행해왔으며, 2003년 5월부터 아라파트를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를 역임해 왔으며, 이스라엘은 그를 대화 협상 대상자로 보고 있는 인물이다.

1950년 말에 카타르에서 망명생활을 했으며, 아라파트와 파타운동의 공동 창시자이기도 한 압바스는 카타르 이후 요르단, 레바논, 튀니지아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했고 파타운동 초기에는 청렴한 생활로 존경을 받았다.

그는 이집트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여러 권의 저서를 내기도 했고 논리적인 논쟁을 피하지 않는 학구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평화프로세스인 ‘오슬로 협정’의 기본틀을 마련한 인물로 알려졌고, 결국 1993년 미 백악관에서 서명을 한 오슬로 협정 때에도 아라파트를 수행한 바 있고, 현재의 인티파다(민중봉기)에 이스라엘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등 실용주의자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