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자, 풍류 정권교체를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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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자, 풍류 정권교체를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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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정권교체가 펼쳐 졌으면...

 
남자는 "따로", 여자는 "같이", 이와 같은 사회적 성향이 남녀 간의 뚜렷한 차이점은 아닐까.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의 좋은 예로 성염색체를 들 수 있는데, 남성은 "XY", 여성은 "XX"이다. 우리 한번 어릴 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이웃집 남아와 여아가 만났다. "우리 전쟁놀이 하자", "소꿉놀이가 좋아", "싫어. 총 갖고 싸움질 하자", "그래, 넌 군인해라. 그리고 나하고 사이좋게 놀면 되지".

신라 제27대 선덕(재위 632-647) 왕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다. 신라의 국위는 금관가야를 통합(532)한 이후에 겨우 삼국정립(三國鼎立)의 균형을 잡았으나, 아직 이웃 고구려와 백제에 비교하여 약하고 뒤쳐져 있었다. 그러나 인평(仁平)이라는 독자연호를 썼던 선덕은 안팎으로 여자다운 장점인 친화력을 발휘했다. 내치로써 가야왕족의 후예였던 김유신(595-673)을 발탁했고, 외치로써 당나라와 근린외교를 펼쳤던 것이다. 이로써 그녀는 천사백년을 너머 대한민국 존립의 발판을 만들었다. 

대선패배 이후 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끼손가락을 건 사이로 밝혀져 화제에 올랐다. 지난 2005년의 정계는 지금 2013년과 달리 두 분의 여야 위상이 엇갈려있었다. 당시 집권당의 당의장에 취임했던 문 의원은 신임 인사차 야당 당사로 박근혜 대표를 찾아갔다. 덕담이 오가던 중 박 대표가 "함께 노력하자"며 먼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문 의장도 쑥스러워하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은 그 당시 박근혜 당선자의 바닥 정서가 엿보여서 재미있다. 

새끼손가락을 건 좁은 부분에 시선을 집중하면 갈고리 십자가가 나타난다. 즉 길상(吉祥)의 상징 만(卍)자를 보게 된다. 그 막힌 듯 열린 문으로 두 사람의 기가 상통한다. 새끼손가락이 교차하면서(cross over) 내면에 잠재한 회돌이 바람이 소용돌이치듯 출입하고, 이렇게 맺은 약속은 한 뜻으로 뭉쳐진다. 당사자까지 확대해서 살펴보면 8자 모양의 폐회로가 구성되며, 마치 뫼비우스 띠처럼 서로의 안과 밖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막힌 담이 허물어지며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여야는 하나가 될 수 있으며, 정권교체란 결국 국가적 차원에서 서로 새끼손가락을 거는 것과 같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은 하늘과 땅이 뫼비우스 띠로 교차되는 사건이다. 예수를 통하여 새끼손가락을 건 하늘과 땅은 이때 무슨 약속을 했을까? 구원이다. 즉 사람이 영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며, 그 결과는 영원한 생명이다. 믿는 자가 받는 침례는 이와 같이 중생을 확정하는 예식이다. 침례란 세례로서 물속에 몸을 담근 뒤에 땅으로 나오는 통과 의식이다. 공생애를 준비하던 예수는 요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이 집례하여 침례를 받았다. 

1세기 때 유대인들은 신흥제국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헬라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일상어가 헬라 말이었고, 그리스 신화의 에피소드로 서로의 뜻을 전달했을 것이다. 따라서 신약성서는 유대의 영성을 헬라의 지성으로 설명했다. 그뿐 아니라 당대의 점성술과 연금술은 과학처럼 존중됐고 생활상식의 보고였다. 성탄 구유에 참배한 동방박사는 점성술사였고, 세례 요한은 은자(hermit)로서 뛰어난 연금술사처럼 보였다. 수은(mercury)은 연단매체였는데, 요한은 요단강 물을 수은처럼 사용하여 속사람을 바꿔놓았다. 

로마 신화에서 머큐리(Mercury)는 신들의 전령인데, 그리스 신화에서의 헤르메스(Hermes)이다. 헤르메스는 신들의 제왕 제우스(Zeus)의 전령으로 커듀시어스(caduceus)라는 지팡이를 들고 다녔다. 커듀시어스는 막대를 중심축으로 잡아 두 마리 뱀이 서로 똬리를 틀어 감아 올라가고, 그 위로 활짝 펼친 비둘기 날개를 대칭으로 장식하고 있다. 이런 커듀시어스 문양은 오늘날 서양식 의료의 마크로 사용되고 있다. 병원은 길상의 자리여야 하며,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곳이다. 

예수가 세례를 받자 하늘이 열렸다고 복음서는 기록하고 있다. 그가 물에서 땅으로 올라왔을 때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와 자기 위에 임하는 것을 보왔다"는 에피소드까지 전한다. 이것은 성령을 커듀시어스로 상징한 듯 하다. 이때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태복음 3장 17절) 그후 예수께서 제자들을 시중에 보내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9장 16절 후반) 

단군에서 시원된 풍류도는 민족의 원형으로 이어졌다. 우리 선조들은 소도에 모여 천신께 제사하고, 신내림 축제를 통해 황홀의 극치를 누렸다. 여기서 여야가 따로 없었고, 화백으로 국난을 헤쳐 나가며 나라의 안위와 풍작을 기원했다. 신라의 화랑제도는 특별히 청소년을 위한 풍류였으며, 낭도의 지도자를 풍월주라고 불렀다. 김유신은 굴러온 신분이란 악조건을 뚫고 제15세 풍월주로 추대되었다. 찬왈(贊曰) "가야의 우두머리, 신국의 영웅. 삼한을 통일하고 나라를 바로 잡았네." 화랑세기에 나오는 한 토막 찬가다. 

그러나 7세기 후반 성취된 삼국통일의 현실은 비참했다. 당나라는 일방적으로 백제와 고구려 고토에 각각 웅진도독부와 안동도호부를 두어 군대를 주둔시켰다. 그뿐 아니라 661년 재위에 등극한 신라 제30대 문무(626-681)왕은 통일군주라는 위엄도 사라지고 계림대도독이란 치욕을 당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어두운 주변정세를 반전시키고, 한반도 자주독립의 기틀을 확립한 주체의식이 있었으니, 바로 두텁게 쌓였던 풍류의 기를 분출시킨 화랑정신이었다. 

오늘도 동아시아 한중일 삼각 해역에서는 역사와 영토의 분쟁으로 격랑이 거칠게 일고 있다. 거기에 우리는 남북대치까지 감당해야 하는 준엄한 상황에 놓여 있다. 당연히 정치지도자는 여야를 떠나서 평화와 번영을 약속하고 신뢰를 주어야 한다. 편안하게 즐기면서 멋진 정권교체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이것을 필자는 "풍류 정권교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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