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로 나선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이 지난 2009년 10월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중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싱가포르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했다고 시인했다.
임태희 전 실장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침을 받고 싱가포르를 극비리에 방문해 김 부장과 만났다고 말해 현 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이 계속 나돌았으나 당사자가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전 실장은 19일 종합 케이블 방송인 ‘채널A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으나 일부에서는 고위공직자가 극비리에 추진했던 정보를 현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발설한 행위는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논의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사실이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이어 “적어도 세 차례 이상 만났는가?”라는 질문에는 “숫자는 말할 수 없는데, 여러 번 만났다”고 밝혔다.
임태희 전 실장은 당시 만남에서 남북 양측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도 했으며, 양해각서는 북한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일부를 송환하고, 한국은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남북한은 이 같은 물밑접촉을 바탕으로 한 달 뒤 개성에서 당국간 비공식 회담을 열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이듬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정상회담 논의도 중단됐다.
한편, 미국의 소리방송(VOA)의 보도에 따르면, 임태희 전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1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고려대와 미국외교협회가 공동개최한 세미나에서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뒷받침 됐다. 현인택 전 장관은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기 전 남북한 사이에 ‘의미 있는 대화’가 진행 중이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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