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파동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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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박원순 파동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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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과 안철수
ⓒ 뉴스타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던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해서 박원순 변호사가 통합야권의 후보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서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1. 안철수 교수와 윤여준 전 장관에 대한 반응

평소에 매우 신중한 편인 윤여준 전 장관이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를 당연시하고 더 나아가 “새 정당을 창당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고 말해서 결과적으로 우습게 되고 말았다. 윤 전 장관이 전혀 근거 없는 말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안철수 교수는 윤 장관이나 비슷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에 ‘제3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평소에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한나라당은 거의 패닉에 빠져 들었다. 얼마 전만 해도 한나라당은 안철수 교수 등 몇몇 인사가 한나라당에 입당하면 좋겠다는 말을 흘리곤 했다. 안철수 교수의 시장 출마 발언은 민주당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민주당 수뇌부가 사태를 파악하는 동안에 진보매체엔 윤여준 전 장관을 비난하는 글이 올랐다. 윤 전 장관이 5-6공화국과 YS 정부의 권부에서 일한 경력과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과거를 들이대면서, “윤여준과 같은 배를 탄 안철수도 똑 같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그러는 과정에 안철수 교수의 ‘한나라당 응징’ 발언과 ‘300명 멘토’ 발언이 나왔다. 윤 전 장관의 앞서나간 발언과 이에 대한 비난에 대해 안 교수가 반응을 한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2. 안철수와 박원순의 단일화 협상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단일화 협상의 결과는 누가 생각해도 예견된 것이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를 구하기 위해 만나는 자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협상을 하려면 상대방이 양보하는 경우에 반대급부로 내어주거나 보장할 것이 있어야 하는데, 안철수 교수는 내어주거나 보장할 것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박원순 변호사의 여론 지지도가 너무 낮았던 것이 예상 밖이었다고 생각될 수 있다. 우리나라 여론 조사는 오차가 통상 10-15% 야권에게 불리하게 나오는 것을 감안해도 박원순 변호사의 지지도가 5%에 머문 것이 이상하게 여겨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여론조사는 며칠 동안 안철수 스토리가 언론을 뒤덮었지만 박원순 변호사 이야기는 신문 구석에 처박혀 있을 때 한 것이다.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로서 나서고 뉴스의 초점에 서면 당연히 사람들이 더 잘 알게 되는 데, 박 변호사는 여론조사를 하기 전에 그런 기회가 없었다.

3. 희비(喜悲)가 엇갈린 여야 ?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하자 여야는 희비가 엇갈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원순이라면 해 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표면상으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아마도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박원순 변호사는 원래부터 야권 사람인데, 안철수 교수가 박 변호사에 원기를 불어넣어주었으니 말이다. 이런 효과를 두고 이한구 의원이 ‘친노 세력의 작전’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음모’라고 보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철수 쇼크’ 동안에 진보진영은 무언가 노력하는 정도는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한나라당 최고회의 같은 ‘봉숭아 학당’이 아니지 않는가. 

4. 서울시장 보선

한나라당은 서울시장이 야권에 넘어가면 큰 일이 나는 것으로 보면서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 고민인 것 같다. 박원순 변호사가 후보로 나가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그러면 해볼 만하다”고 했던 패기는 온데 간 데 없다.

만일에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장 보선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시장 노릇을 변변히 하기는 힘들다. 시의회, 구청장, 구의회가 모두 야권으로 넘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정치지형은 풀뿌리가 바뀌어 버렸는데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 르네상스니 뭐니 해서 저질러 놓은 일이 너무 많은 탓에 이 같은 새로운 환경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로서 서울시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런 변화된 환경을 인정하고 존중하겠다고 해야 하는 판인데, 한나라당으로선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판국에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서울시장 선거를 지원하라고 투정을 부리는 것은 같이 물귀신이 되자는 격이다. ‘오세훈 사건’은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니까 자신들이 알아서 대처해야 마땅하며, 따라서 후보가 누가 되든 지역구가 서울인 홍준표 대표, 정몽준 의원, 원희룡 의원들이 선거를 지휘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순리에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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