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지앙 원저우 역 고속철 사고현장과 역에서 항의 시위하는 유족들(오른쪽) ⓒ 뉴스타운 김상욱 | ||
지난 23일 제지앙성(절강성) 원저우(온주)에서 발생해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국 고속철의 사고는 신호설비의 중대한 결함인 것으로 알려져 고속철의 기술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은 28일 중국 철도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고의 원인은 ‘신호 설비의 설계상 심각한 결함(a "severe flaw" in the design of signaling equipment)’이라고 보도했다.
철도당국은 사고 현장 부근의 역에 설치돼 있는 신호 설비의 설계상의 결함으로 적색 신호가 청색으로 잘못 켜졌으며, 역 당직 직원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단 현장 조사 결과를 밝히고, 당국의 안전관리의 허점을 인정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제지앙 원저우 시내에서 열린 중국 정부 대책회의에서 현장을 관할하는 안루셍(An Lusheng) 상하이 철도국(Shanghai Railway Bureau)장이 사고 원인에 관한 현 단계의 조사 결과라고 보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대책회의에서 상하이 철도국장은 현장 부근인 원저우 남역의 신호 설비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낙뢰로 인해 고장을 일으켜, 적색 신호가 켜져야 할 구간에서 청색이 켜진 것이 사고로 이어졌다고 보고했다.
사고를 일으킨 신호 설비는 베이징에 있는 디자인 연구소(a research and design institute )에서 설계한 것으로 지난 2009년 9월 이후부터 가동됐는데, 안 국장은 사고 당시 역에 있던 당직자가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번 고속철 사고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명령하고 정부는 이후 절대적인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로 39명이 사망하고 193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로 지난 2008년 이후 최악의 철도 사고로 기록됐다. 특히 이번 사고는 시스템 미비와 인위적 실수가 복합적으로 겹쳐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충분한 안전대책을 취하지 않은 당국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고 이후 중국정부 및 철도당국의 미흡한 사고 대응책에 불만을 품은 유족들 100여 명이 원저우 역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정부 당국은) 고속철이 첨단 기술로 제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해서 신호 설비가 그렇게 쉽게 마비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유족들은 이어 “사고가 정말 발생한 것인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면서 “도와 달라”며 호소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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