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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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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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바로 국민이요 역사다

 
   
  ▲ 김관진 국방장관  
 

김관진 국방장관이 연평도를 2차례 방문하면서 현장을 파악하고 격려했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지휘에는 ‘상징 만들기’(Image making)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가장 위험한 아프칸으로 날아가 미군 병사들을 격려했다. 이 역시 지도자가 해야 할 ‘상징 만들기’의 기본이다.

하지만 군사작전은 ‘이미지-메이킹’ 만으로 되지 않는다. 필자는 중령-대령 시절에 국방연구원에 있으면서 국방장관은 물론 수많은 4성-3성 장관들과 만났다. 중령-대령이었지만 필자의 접촉범위는 주로 3-4성이었다. 그 이하에게 말해보았자 소통도 안 되고 영양가도 없고 싸움만 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연구소에서는 1개의 과제를 할당 받아 1년간 그것만 연구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필자는 스스로를 국방장관의 입장, 대통령의 입장에 섰다. 그리고 연구과제와는 전혀 무관한 사항들에 대해 파악을 하느라 전방 GOP 연대에서 여러 날을 지샜다. 레이더 및 방공포 기지가 있는 고지들을 참으로 많이 찾아 다녔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필자에게는 모든 것들을 털어놓았다.

같은 부대를 방문한다 해도 국방장관이 방문하는 것과 연구위원 자격으로 방분하는 데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겉으로는 국방장관이 대접을 받지만 속으로는 연구위원 자격인 필자가 대접을 받았다. 국방장관은 거짓말을 듣고 가지만, 연구위원인 필자는 진실을 속 속 파악할 수 있었다. 필자가 파악한 것들을 국방장관과 3-4성 장군들에게 말해주면 그들은 100% 다 놀란다. 그들이 보고받은 거짓말들과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3-4성 장군들은 필자의 편이 됐고 그 아래는 필자의 적이 됐다.

4성 장군들은 부하들이 들려주는 ‘거짓 보고’ 만을 듣고 출세를 했기 때문에 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이 표현은 “좀 지나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 하겠지만 지극히 사실이다.

1998년 고건씨가 필자를 서울시 시정개혁위원으로 위촉했다. 개혁위원들은 감사원 보고서를 가지고 강남병원을 폐쇄하려 했다. 그러나 필자는 감사원 보고서를 믿지 않았다. 필자는 강남병원을 방문하여 하루 종일 관찰했다. 그리고 감사원 보고가 왜 틀렸는지를 발표했다. 결국 강남병원은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다.

시정개혁위원회는 지하철 경영에 대해 모 회계법인을 선정해 경영진단을 맡겼다. 수억 원어치였다. 그 회계법인의 설명을 들으니 연구 수준이 매우 낮아 보였다. 그래서 필자는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를 직접 방문하여 브리핑을 받고 근본적인 문제를 발굴하여 이를 시정개혁위에 제시했다.

그래서 김관진 장관에게 부탁한다. 누구든 분석력이 있는 사람들, 진실을 토해내고 싶어 하도록 친화력이 있는 사람들을 현장들에 보내 진실을 파악하고 대안에 대한 현장의 지혜를 가져오도록 하는 연구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국방장관이 현장에 간다고 해서 현장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절대로!

국방장관이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상징에 불과한 것이지 현장의 진실을 파악하기위한 기회가 절대 아니다. 진실을 밝히는 노력에는 항상 진실을 은폐 하려는 마귀세력이 있다. 필자가 군을 떠난 것도 이런 마귀세력 때문이었다. 지난 번 김태영 장관은 스스로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만이요 교만이었다. 그는 필자가 군사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필자에게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 애국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애국자라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국방장관은 이점에 착안하여 진실을 파악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북한이 무슨 공갈을 치고 협박을 하던 도발에는 무조건 100배로 보복해주기 바란다. 그것도 적의 가장 취약한 곳을 선정하여 갚아야 할 것이다, 대포를 쏘면 전투기로 앙갚음하고, 서쪽에서 도발하면 동쪽에서 보복을 하기 바란다. 당신의 말대로 북한은 절대 전면전 하지 못한다. 이를 신념화 해주기 바란다.

군을 모르는 국가지도부의 말은 일단 경청하라. 그러나 그들의 말이 국가를 위해 영양가가 없으면 과감히 그들을 무시하고 자신을 국가에 바쳐라. 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바로 국민이요 역사다. 이를 명심해주기 바란다. 굵은 선을 지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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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10-12-06 00:50:01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에 기대한다

김관진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검증절차가 종료됐다. 능력과 처신에서 큰 흠결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새 국방 지휘부의 구성과 안보체계 구축이 시급한 현 상황에 비추어 곧바로 국방책임자로 공식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전례 없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만행으로 우리 안보의 허점이 낱낱이 드러나고, 그들의 적반하장 식 군사위협이 날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명백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김 후보자에 거는 기대는 다른 어느 때와 비교할 수도 없이 크다.

국회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교전규칙과 자위권 행사를 구분하는 등 기존 국방지휘부와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교전규칙은 우발 충돌상황의 가이드라인일 뿐,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자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용한 전투력을 총동원, 위협의 근원을 없애 버리는 공세적 방어가 그의 자위권 개념이다. 그는 연평도 도발 당시 마땅히 공군전력이 대응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대북정책의 변화양상에 따라 어정쩡하고 혼란스러워진 군의 대응지침을 분명하게 정리한 셈이다.

도발에 대한 강한 응징이 도리어 전면적으로의 확전을 막는 방법이며, 국방체계를 전면 개편해 야전 중심의 전투형 군으로 바꾸겠다는 발언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와 함께 도발 이후 첨단 전술미사일 배치까지 운운되는 서해5도 전력 증강방안들에 대해선 “북한 공격양상을 면밀히 재검토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답한 대목 역시 냄비식 여론몰이 분위기에 중심을 잃지 않는 신뢰할 만한 태도로 평가한다.

마침 국방선진화위원회가 제시한 국방개혁과제들의 내용도 추가 공개됐다. 해병대의 장비ㆍ병력을 강화, 신속대응군 내지 국가전략기동부대로 육성하고 각군 합동성 강화, 군 구조개편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김 후보자에게 출신 군은 의미 없다. 국방책임자로서 오직 안보역량 강화라는 목표 하나로 이 모든 문제를 다루길 당부한다. 무엇보다 군을 이 지경으로 운영해온 지휘부의 구성과 정신상태를 일신해 정말로 군대다운 군대, 군인다운 군인으로 탈바꿈시키기를 거듭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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