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여사 7년 만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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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여사 7년 만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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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군부 통치세력의 전술적 석방’ 주목

^^^▲ 13일 밤 7년 동안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아웅산 수치(65)여사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 AFP^^^
미얀마 민주주의 상징이자 지난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65)여사가 지난 1962년부터 집권 통치를 해온 군부정권 아래 최근 7년간의 가택 연금에서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군부정권에 대한 아웅산 수치 여사 석방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미얀마 정부가 지난 7일 총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이후 조용히 있다가 13일 밤늦게 석방조치를 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집 밖에는 가시철망이 빙 둘러 싸여 사실상 감옥이나 다름없었다. 그녀의 석방 소식에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집 근처에 몰려들어 환호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인파에 쓰러지기도 했다.

석방 조치가 발표되면서 7년 동안 집을 감시하던 경찰과 군인들은 양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집에서 걸어 나온 아웅산 수치 여사는 철재 사다리위에 올라가 환호하며 국가를 부르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했다.

아웅산 수치는 “나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들을 보지 못했다”면서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집근처에 모인 5000여 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단합하면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할 일이 많다”며 들뜬 목소리를 냈다고 에이피(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지지자들 중의 일부는 석방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과거 석방과 재감금 등 여러 차례 반복을 한 전력이 있어 그녀의 안위를 다시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에 대해 서방국가들은 왜 하필이면 총선거 이후에 그녀를 석방했는가라는 의혹을 품고 있다.

물론 총선거 전에 그녀를 석방했을 경우 자유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위와 총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선가 끝나는 대로 석방을 했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나아가 하나마나한 총선거를 실시한 후 국제사회로부터 일방적이고도 불공정한 선거 결과에 대한 따가운 눈초리를 피해 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세 마뉴엘 바로소(Jose Manuel Barroso)유럽위원회 대통령은 그녀의 석방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그녀에 대한 어떠한 제한 조치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바로소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연설과 운동의 자유에 어떠한 제한도 있어서는 안 되며, 미얀마에서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아웅산 수치 여사를 “나의 영웅”이라고 말하고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연금 상태이거나 아니면 감옥에서 살아 왔지만 그녀가 하고자 했던 일들을 변화시키지는 못했다”면서 “그녀는 (집권 군부세력의) 반대라는 이유로 투옥되고, 침묵을 해야 했으며 정치적 참여 기회를 빼앗겨 왔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Secretary-General Ban Ki-moon)은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마음으로부터의 감사를 드리며, 정의에 앞장선 그녀의 존엄성과 용기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말했다고 마틴 네서키(Martin Nesirky) 사무총장 대변인은 전했다.

반 총장은 이어 아웅산 수치여사가 최근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다른 정치범들도 모두 석방하라고 촉구했다고 대변인은 말했다. 현재 미얀마에는 2200여명의 정치범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프러덤 나우(Freedom Now)'의 대표변호사인 재러드 겐서(Jared Genser)도 아웅산 수치의 석방을 환영하면서 “좋은 소식이지만 매우 조심스럽다. 그녀는 과거에도 3차례나 석방과 투옥을 번복했기 때문에 군부정권이 언제 또 다시 감금을 할지 우려된다. 상황은 전혀 변화된 것이 없다”며 앞으로의 철권통치자들의 행위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틴틴유(Tin Tin Yu)라는 20살의 한 대학생은 “그녀는 우리나라의 영웅이다”며 “지난 총선거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총잡이 집권 세력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를 보며 총 뿌리를 겨누고 있으며, 그녀만이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민주주의로 만들 수 있다”면서 “나는 그렇게 될 것을 굳게 믿는다"며 아웅산 수치 석방을 환영했다.

20년 만에 실시된 지난 11월 7일의 총선거는 하나마나한 총선거로 집권 군부세력이 95%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치러진 선거로 역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연맹(The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이 압도적 승리를 거둬 미얀마에 민주주의 국가를 수립을 할 절호의 기회였으나, 현재의 군부세력이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정권 이양을 거부하면서 지금까지 통치를 해오고 있다.

문제는 그녀가 석방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앞길에 희망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미얀마에는 현재 공식적으로 집권 군부세력의 정당 이외에는 ‘야당’이라는 게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녀에 대한 석방조치는 현 철권통치세력의 전술적 조치에 불과하며, 그들만의 통치를 정당화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수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미얀마에서의 인기는 현 군부세력에 커다란 위협이 됐다. 지난 1989년 새롭게 집권을 한 군부통치세력은 그녀를 국간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혐의를 뒤집어 씌워 투옥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투옥 및 가택연금을 반복해왔다. 그녀는 지난 21년 동안 이러한 투옥과 가택연금으로 세월을 흘러 보내야 했다. 21년 중 투옥 및 가택연금 기간이 모두 15년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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