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감과 애국심 없어 보이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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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편에는 바람막이, 힘 없는 사람들은 즉시 기소

 
   
  ▲ 검찰청
ⓒ 뉴스타운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틀을 깨고 연임되었다 한다. 관례를 깨고 이런 특혜를 받는 데에는 자연 의혹이 따른다. 보도에 의하면 김윤옥 여사는 21세 대학시절에 남상태와 알게 되어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국회 본회의 발언에서 폭탄발언을 했다.

"남상태 사장은 지난 2009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가 골프를 치다 쓰러져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에 찾아가 김윤옥 여사의 일정을 알아냈다"며 "이후 대통령의 동서인 황태섭 씨의 주선을 받아서 청와대에 접촉해 (남상태 사장이 자신의 부인으로 하여금) 김윤옥 여사를 만나도록 해서 연임 로비를 했다. 이 과정에서 1000달러 짜리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수표가 김윤옥 여사와 황태섭 씨에게 다발로 건네졌다. 당시 김윤옥 여사는 정동기 전 민정수석에게 남상태 사장을 챙기라고 했고, 정 전 수석은 (그해 2월) 15일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연임을 시키라는 뜻을 전했다. 즉 '남상태→김재정→황태섭→김윤옥→정동기→민유성'으로 이어지는 '로비 루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 즉 김윤옥 여사의 남동생인 고 김재정 씨와 중학교 동창이다. 강 의원이 거론한 황 씨는 이 대통령의 동서며 이 대통령 후원회 사무국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이 대노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유야무야 되는 모양이다. 우리 같은 민조들로서는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알 수는 없지만 위와 같은 보도를 잘 읽어보면 정황적으로는 강 의원의 발언이 아주 황당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위에 나열된 사람들이 서로 얽힌 인간관계가 있고, 이명박 정부가 깨끗하지도 않고 거짓말을 잘 하는데다가, 하필이면 이명박의 처남과 부인이 다 같이 잘 알고 있는 남상태가 관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공기업 사장에 연임되었기 때문에 아무리 대통령이 격노를 했다 해도 찜찜한 생각을 아주 지워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에 또 상서롭지 못한 일이 터졌다. 대포폰이다. 전에 우리는 대포차량에 대한 뉴스추적들을 보고 혀를 찬 일이 있었다. 그후 '대포' 라는 말은 도둑놈 사기꾼의 상징으로 우리 사회에 알려져 왔다. 그런데 다른 기관도 아닌 청와대가 대포폰을 이용해 왔고, 그 대포폰을 수사중인 증거를 인멸하는데 사용됐다고 한다.

도대체 대포폰이란 무엇일까? 대포폰이란 사용자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등록한 휴대전화를 뜻한다. 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한 범죄자나 통화내역을 발각당하지 않으려는 사람, 국내에서 신용증명이 어려운 외국인들이 사용한다고 한다. 타인 명의를 허락 없이 도용할 경우는 범죄행위에 해당하지만 시중에는 인터넷 등에서 많은 전문거래상들이 탈법 영업을 일삼고 있다 한다.

청와대는 이런 편법적이고도 불법적인 대포 시스템을 엄단해야 할 사령부다. 그런 사령부가 솔선수범하여 대포폰을 사용하였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그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을 것이다.

청와대 행정관이 대포폰을 개설한 시점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6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다. 공직윤리관실 장 주무관은 7월 7일 청와대 최 행정관에게 빌린 대포폰으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소재 '디가우징' 업체와 통화한 뒤, 하드디스크를 들고 가 2차 증거인멸 작업을 했다고 한다. 디가우징이란 강한 자기(磁氣)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하는 기술이라 한다.

최 행정관은 장 주무관으로부터 대포폰을 돌려받은지 약 1개월쯤 후인 지난 8월 해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행정관이 지원관실의 증거인멸 작업을 돕기 위해 대포폰을 개설했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서둘러 해지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용노사비서관실 최 행정관은 불법 사찰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온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직속 부하였다. 대포폰을 만들어준 과정에 이영호씨가 관여했는지는 이번 사건의 배후를 캘 수 있는 핵심 열쇠 중 하나다. 결국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서 직접 관장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잘 아는 사이인 이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대포폰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을 뿐 어디에 썼는지는 몰랐다"는 행정관의 말만 듣고 수사를 끝냈다. 검찰은 최 행정관이 참고인 신분임을 내세워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자 검찰청사 밖에서 조사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가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에게 빌려줬다는 '대포폰'은 지원관실이 핵심증거를 인멸하기 직전에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신경식 1차장은 5일 "문제의 전화기(대포폰)는 지난 7월 6일쯤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최모 행정관이 KT 대리점 관계자에게 부탁해 개설했으며, 지원관실 장모 주무관은 이 전화기를 빌려서 7월 7일 하루만 사용하고 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최 행정관이 대포폰을 개설하기 직전인 지난 7월 5일 이인규 지원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증거인멸 목적을 위해 대포폰이 만들어졌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는 순간 꼬리를 자르기 위해 대포폰을 해지하고 없애 버린 것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 실에서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은 검찰의 조사여부 이전에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아다 시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다. 그런데 이처럼 야비하고 비열한 짓을 이명박 청와대가 주도했음이 여러 정황을 통해 터져 나오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을 청와대에 구두로 보고했다"는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의 진술과 'BH 하명' 메모 발견에 이어 이번에 대포폰까지 들통난 것이다. 겁니다. 그런데도 법무장관은 수사를 계속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반면 청원경찰친목협의회의 입법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은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로비 의혹을 받는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후원회 사무실과 회계담당자 자택 등 50여 곳을 한꺼번에 압수수색했다. 헌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한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을 미적거려 증거 인멸의 기회를 주고, 대포폰 같은 증거가 나와도 어물어물 넘긴 불법 사찰 사건 수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힘 있는 편에는 바람막이가 되어 주고 힘없는 사람들한테는 사소한 것을 가지고도 꼬투리 잡아 기소하는 대한민국 검찰은 정의감이 없는 집단이요, 그냥 법을 횡포의 도구로 악용하여 먹고 사는 명예롭지 못한 집단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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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설 2010-11-06 23:49:32
대포폰 수사와 청목회 로비 수사로 본 검찰의 두 얼굴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5일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가 엉터리였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검찰에서 조사할 것은 다 했고 더 이상 기소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행정관이 범죄에나 사용될 법한 대포폰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에게 제공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민간인 불법 사찰 배후에 청와대가 연루된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도 재수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입법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정치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로비 의혹을 받는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후원회 사무실과 회계담당자 자택 등 50여곳을 한꺼번에 압수수색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을 미적거려 증거 인멸의 기회를 주고, 대포폰 같은 증거가 나와도 어물어물 넘긴 불법 사찰 사건 수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청와대 행정관이 대포폰을 개설한 시점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기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6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은 대포폰을 다음날 하루만 쓴 뒤 돌려줬고 청와대 행정관은 한 달쯤 뒤 대포폰 사용을 끊었다고 한다.

청와대 행정관이 하드디스크 파기를 눈앞에 두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는 데 사용하는 대포폰을 왜 개설했는지, 그리고 하드디스크 파기가 끝나자 왜 더 이상 대포폰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행정관은 불법 사찰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온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직속 부하였다. 대포폰을 만들어준 과정에 이영호씨가 관여했는지는 이번 사건의 배후를 캘 수 있는 핵심 열쇠 중 하나다.

그럼에도 검찰은 "잘 아는 사이인 이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대포폰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을 뿐 어디에 썼는지는 몰랐다"는 행정관의 말만 듣고 수사를 끝냈다.

검찰은 이 행정관이 참고인 신분임을 내세워 검찰청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자 검찰청사 밖에서 조사했다. 일반인이 이렇게 나왔다면 보통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검찰이 이 행정관의 말만 믿지 않고 그가 청와대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의 기록도 조사해보았더라면 수사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른다.

검찰은 청와대가 불법 사찰에 개입한 듯한 의심을 사게 하는 중요한 수사 결과를 감추기까지 했다. 검찰은 기소 요건과는 관계없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사건의 핵심과 관련된 수사 내용을 감추는 바람에 수사 결과 전체가 불신받게 된 것이다.

국민은 이영호 전 비서관이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사설(私設)조직처럼 활용한 것은 아닌지, 그의 배후에 누가 있어서 행정관이 대포폰까지 만들어 증거인멸을 도왔고 검찰은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했는지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검이 나서서라도 권력 핵심 인사들의 권력 남용 전말을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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