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요약 정리
주체사상 요약 정리
  • 지만원 박사
  • 승인 2010.10.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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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행사의 주제도 “반미-반파쑈-민족통일”

 
   
     
 

주체사상은 북한에서 “사람중심철학”으로 통한다. 황장엽 전 노도당 비서가 ‘인간중심철학’ 이라고 포장한 것이, 보다 강력한 선전 용어인 ‘주체사상’으로 개명된 것이다. 황장엽씨는 남한에 와서 ‘사람’을 ‘인간’으로 바꾸어 ‘인간중심철학’ 이라는 책을 냈지만 내용은 역시 주체사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주체사상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려면 사람이 주체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른 보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여기에 엄청난 함정이 있다. 그 함정은 ‘사람’의 정의(Definition)에 숨어 있다. 주체사상 속에 있는 ‘사람’은 ‘무산계급’에 속한 사람만을 의미한다. 남조선은 미국의 괴뢰사회이기 때문에 남조선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 출세한 사람들, 남조선 괴뢰정부가 고용한 모든 관리, 군인, 경찰은 무산계급인 ‘사람’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때문에, 무산계급인 ‘사람’은 이들을 무찌르고 이들로부터 독립해야 비로소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주체사상의 핵심이다. 기득권세력이 즉 ‘사람’의 적이라는 것이다.

‘주체사상’과 ‘민주화’는 동전의 앞뒤다. 한국사회에서는 ‘민주화’ 라는 단어가 1980년대에 폭발적으로 등장해, ‘민주화’가 마치 군사독재를 타도한 성스러운 민주주의 운동인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북한에서는 해방직후부터 남한의 혁명세력에 내려진 ‘투쟁하라’는 명령어였다. 사람이 주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리고 주체사상을 마음 놓고 연구하고 전파하기 위해서는 학원과 사회가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체적 인간이 될 수 없으니 자유를 억압하는 세력들과 싸우라는 것이다. 한 예로 북한은 이미 1946년 9월, 남한의 진보적 청년학생들에게 ‘국대안’(주:국립서울종합대학안)을 철회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미군 대위가 총장이 되는 국대안이 있는 한 학원의 자유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일성은 해방직후부터 남한에서 자본주의와 미제와 파쇼괴뢰 치하로부터는 인간다움 삶을 살 수 없다고 남보다 일찍 깨우친 학생, 노동자, 교수, 지식인들 앞에 “진보적 청년학생, ‘진보적 지식인’, ‘진보적 정치인’등 ‘진보적’ 이라는 형용사를 선사하였다. ‘민주화’와 ‘진보’는 ‘주체사상’과 동의어다. 한국의 상식인들은 ‘진보’의 의미를 ‘한국사회를 개선-발전시키려는 과학적 사고’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이 말하는 ‘진보’는 ‘남조선의 낡은 사상과 낡은 제도를 까부수고 최고의 수준으로 진보한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것 즉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제도를 만들기 위한 혁명적 사상과 사고’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좌익들은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한에서는 매우 간교하게도 그 단어들이 매우 성스럽고 자랑스러운 단어인 것처럼 드러내놓고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매우 딱하게도 우리 국민은 그 단어들의 어원을 알지 못한 채 ‘민주화’와 ‘진보’가 매우 성스러운 개념이고 남보다 앞서가는 개념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부 자료실에서 “혁명적 세계관과 청년”(150쪽)이라는 책을 읽었다. 1977년 북한 금성청년출판사가 발간한 책이다. 이 책의 26쪽에는 주체사상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사람에게 있어 자주성은 생명이다. 사람이 사회적으로 자주성을 잃어버리면 사람이라 할 수 없으며, 동물과 다름없다. 주체사상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리에 기초하고 있다.”

“인민대중은 역사의 추동력이다”(37쪽)

“혁명적 세계관 형성의 첫째 단계는 사회현상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제도 아래서는 모든 인민이 공평하게 먹고 입고 교육을 받는다. 자본주의 세상을 얼른 보면 화려하고 잘 사는 것 같지만 일자리가 없고, 못사는 사람, 불쌍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본가가 노동력을 착취하여 자기들만 잘 살려 하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인민의 적인 것이다. 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혁명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첫째 단계인 것이다.”(66-68쪽 요약)

“혁명적 세계관 형성의 둘째 단계는 증오심을 키우는 단계다. 자본가를 증오하고 자본주의를 증오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72-73쪽 요지)

“혁명적 세계관 형성의 셋째 단계는 끝까지 혁명을 하려는 혁명적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80쪽)

“혁명적 세계관 형성의 마지막 단계는 공산주의자로서 갖춰야 할 사상 정신적 풍모를 다 갖춘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88쪽)

“집단주의 정신에 대하여, 예를 들어보자. 위대한 수령님께서 가르치신 바와 같이 조직과 집단을 사랑하고, 개인의 리익을 희생시킬지언정 조직과 집단의 리익을 위해 투쟁할 결심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결국 혁명적 세계관을 가지는가 못 가지는가 하는 중요한 문제다. 당성, 로동계급성, 인민성, 조국과 인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 계급적 원쑤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정신이 바로 집단주의 정신의 요소들이 되는 것이다.”(89쪽 요약)

“사회적 존재인 사람에게 있어서는 육체적 생명보다 사회정치적 생명이 더 귀중하다. 비록 목숨은 붙어있어도 사회적으로 버림받고 정치적 자주성을 잃어버린다면 사회적 인간으로서는 죽은 몸이나 다름 없다.”(101쪽)

“통일전선운동이란 처지와 사상, 정견, 종교, 신념이 다른 사람들이 단결하여 민족해방이라는 단일목표 아래 단결 투쟁하는 것을 말한다.” (149쪽)

마치 황장엽씨의 책을 읽는 듯 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한명숙은 서울시를 “사람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남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사회 불만세력인 빈자와 약자들에게 접근하여 이들을 앵벌이로 이용하여 폭동을 일으킨다. “인간은 인간답게 누구에도 속박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며 계급투쟁 즉 자본가와 권력가를 원쑤로 인식하게하고, 그 원쑤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고, 끝까지 혁명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며 소영웅심을 부추겨 그것을 혁명정신이라고 쇠뇌를 시킨다.

1985년 당시 전남사회운동협의회 대표였던 전계량(초대 5.18 유족회장)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라는 책(풀빛, 1985.5)을 냈다. 책의 내용은 황석영의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을 그대로 전재한 것이다. 여기에는 5.18이 반미-반정부-자주민족통일(발간사 끝부분)을 위한 해방전쟁이라는 요지기 들어 있고, 5월 22일부터 26일까지를 해방기간이라고 정의했고(132, 183, 198쪽), 광주가 해방구였다고 정의했다. “그것은 해방이었다... 시민들 자신의 도시 광주는 모든 좌절, 압박, 부자유, 반민주, 분단 등등의 쇠사슬과 질곡으로부터 주체적으로 놓여난 해방지구가 되었다.”(132쪽)

이 책의 '발간사'에는 “민주화, 민중수호, 민족자주통일을 위한 운동역량의 대폭적 증대와 그 공간의 확대, 그 싸움의 대상에 대한 절절한 분노와 확고한 인식이 더해져 가면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는 표현이 있다. 민족자주통일(적화통일의 북한식 표현)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끊임없이 운동역량을 강화하고 확대하고 ‘싸움의 대상’에 대한 적개심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민족자주통일을 위한 ‘싸움의 대상’ 이란 누구인가? 두말할 나위 없이 대한민국(반파쑈, 반정부)과 미국인 것이다. 북한의 전 지역에서 여러 날 동안에 걸쳐 거행되는 5.18 기념행사의 주제도 “반미-반파쑈-민족통일”이다. 5.18이 주체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일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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