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좀더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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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좀더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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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U대회 불참 시사를 보고

 
   
  ^^^▲ 지난해 부산 아시아 경기 때 북한 응원단남북한 청춘 남녀가 결혼을 할 수는 없을까?
ⓒ 사진/yesu.kimc.net^^^
 
 

[하나]

몇 해 전 우리 어린이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슬며시 웃은 적이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 내용은 '어떻게 해야 빨리 통일이 되겠는가' 이었나 보다. 기자는 중간에서 들은 이야기라 전체 내용은 모른다.

한 아이가 대단한 발상을 한 듯이 자기 친구에게 말했다. "야! 핸드폰 있잖아. 그걸 북한에 몽땅 갖다주고 북한 사람들이 핸드폰을 사용하면 우리가 날마다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한국 사정을 알려주면 빨리 북한이 변할 거 아니니? 그러면 우리와 비슷해져서 빨리 통일이 된다 이거야"라며 힘주어 말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역시 어린이다운 발상이다 싶어 지긋이 웃음이 나왔다. 북한에 소위 핸드폰을 몽땅 갖다주어 그 어린이말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 어린이가 말한 것과는 아주 다르다.

그 어린이는 남북한 문화적 이질감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었나 보다. 그러기에 그와 같은 말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북한 아이들에게 통일을 빨리 하는 방법을 묻는 다면 어떤 발상이 나올까? 하는 생각도 스쳤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남조선은 무조건 쳐 부셔야 빠른 통일이 온다고 말할까? 아니면 김정일 장군의 지시에 더욱 충실해 강성대국이 빨리 되면 통일은 저절로 된다고 생각을 할까?

어릴 때부터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해와 소위 세뇌된 천편일률적 사고방식이 통일의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매우 근심스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둘]

금강산 관광 초창기 때 그곳에 간지 이틀째인가 한 안내원이 넌지시 말하기를 "우리 북조선은 강성대국이지요. 남반부 잘 사는 거 다 알고 있시요. 남쪽 경제와 우리 군사력을 합치면 세계 최강이 되지 않겠습네까?" 이 말을 듣는 순간 순간적으로 "이거 한참 (통일이)걸리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 안내원은 물론 안내원에 지나지 않는 자이다. 그가 평양에서 고위급 정치 지도자라고는 믿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사상과 당성, 출신성분의 검증을 거치고 철저한 교육을 받은 다음에 안내원으로 배속됐을 것이다. 그런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현실적 정보와 대단히 뒤떨어진 것임을 순간 느끼면서 빠른 통일은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는 북한은 우선 못사는 나라, 못 배운 사람들, 공산주의 사상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사람들, 무엇이든지 자기 주장만 앞세우는 나라, 다시 말해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듯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한국은 세계 최강의 인터넷 강국이 됐다. 이 말은 당연하지만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그 정보를 통해 지식을 쌓는다. 인구도 북한보다 많다. 산술적으로만 보아도 지식의 량과 지식의 질도 북한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생각하고, 생각한 만큼 행동한다고 하지 않는가.

여기서 남북한의 정보와 지식을 계량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보면 한국이 북한 보다는 여러 면에서 우월하다. 북한이 이 사실을 모를리 없겠지만, 변화는 새로운 창조를 잉태시키는 씨앗이라는 사실을 북한이 속히 인지했으면 좋겠다.

[셋]

지금은 모르겠지만 초창기에는 금강산 관광을 가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을 받는다. 그 곳에 갈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과 가져 갈 수 없는 것, 할 수 있는 말과, 할 수 없는 말 등을 강사 선생님이 이야기 해주고, 통일부에서 강사가 나와 북한 실상에 관한 개략적인 얘기 해 주는 내용을 경청하고 관광을 떠난다.

북한 장전항에 정박한 배에서 내려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에 버스 도로 양쪽에 철조망 울타리가 쳐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북한 군인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 중 철조망 울타리를 왜 쳤느냐는 질문에 안내원은 솔직히 말해서 남쪽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울타리를 쳤다는 것이다.

북한에도 변화를 싫어하고 군 강경파들은 남조선 사람들은 미제의 앞잡이들로 응징의 대상이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 중 어느 누구하나라도 총을 들고 버스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 큰일 아니겠느냐고 주위를 살피면서 들릴락 말락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가지 현실을 놓고 남과 북은 서로 해석이 다를 때가 많다. 다르다는 것과 나쁘다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살아가야 한다. 다르다고 나쁘다고 생각하면 그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르다면 왜 다른지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하나의 목표를 세우려 할 경우에는 그 다름의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솔직히 우리 사회도 지금 진보니 보수니 하며 서로를 헐뜯는 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남과 북의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동포애로 대하고 있다. 동포애를 가지긴 가지되 그들을 돕는데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와 논란이 팽배해 있는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다.

북한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쪽이 있다. 상당 부분 맞는 말일 것이다. 반면에 변화를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하고 북한은 변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고 그쪽을 향해 성토하는 쪽도 우리에게 존재한다.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9.11 테러 사건 이후에도 우리 한반도는 그전과는 달리 그런 대로 평화를 유지했지 않느냐? 북한도 시장경제 체제를 일부 도입하고 있지 않느냐? 경의선 철도를 잇고, 금강산 관광도 하고 있지 않느냐? 이게 왜 안 변한 것이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북한은 지금 변하고 있는가? 아니면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인가?

[넷 ]

2002년도에 제 14회 부산 아시아 게임이 있었다. 북한의 선수들은 물론이고 미모의 응원단까지 대대적으로 부산에 와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그 당시 우리 언론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북한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이 보였다. 미모의 여성 응원단에 큰 관심이 쏟아졌다.

소위 쭉쭉빵빵 아가씨들이 어찌 많은지. 많은 한국 사람들은 그 구경에 정신 쏠리기도 했다. 북한이 여성 응원단을 부산으로 내려보낸 숨은 뜻은 아무래도 생각할 여지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미모에 꽤나 반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한 대학 휴학생은 북한 응원단의 한 여성을 사모하게 돼 경기 기간 내내 그녀를 쫓아 다닌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젊은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아름답다.

그 보도를 접하면서 과거 중국과 수교 이전에 우리 나라 안 모 국가대표 탁구 선수와 중국의 자모 여자 탁구 선수와의 결혼 사실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국의 그 대학생과 북한의 그 여성이 사랑을 나누게 해 남북한 젊은이들이 한 쌍의 배필이 되게 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남북한 주민들 사이에 떠들썩하게 돌게 할 수는 없었을까? 이들을 통해 남북한 사이에 융통성있는 동포애를 갖게 할 수는 없었을까? 그렇게 되면 지금 보다도 더 많은 변화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단편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8월21일부터 시작되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17일 오기로 했던 북한 선수단이 갑자기 비행기의 기술적인 문제를 빌미로 오지 않더니, 아예 불참 쪽으로 북한은 결정한 것 같다. 왜 북한 이 갑자기 참가하지 않을까?

원래 17일과 18일 고려민항기를 이용해 부산 김해공항을 통해 오려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지난 토요일 1차로 선수. 임원단 197명 가운데 6명을 줄인 탑승객 명단을 정상적으로 통보하는 등 대회 참가를 의심치 않게 착실히 준비해 오다가 멈춰버렸다.

표면적인 불참 이유는 한국의 보수단체 8.15국민대회가 북한체제를 모독했다며 남한 당국의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한 후 "초보적인 안전이 담보돼 있지 않은 위험한 지역(남한)으로 우리(북한) (U대회)선수들이 가게 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며 불참을 시사했다고 한다. 참여 여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8.15행사에서 북한의 인공기를 불태워 북한체제를 모독했다고 하면서 또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참석에도 불만을 터뜨리며 불참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의 보수파에게 경각심을 주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 놓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U대회 불참 시사는 오히려 국내외의 대북 여론을 악화시키고 남북간 합의를 준수하지 않은데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정치적의도가 남북문제에서 항상 문제를 일으켜왔다. 남북경협 과정에서도 그들의 정치적 의도로 시기를 놓치거나 벼랑 끝 전술을 즐겨 사용하다 일을 그르친 예도 있다. 북한은 언제까지 상대방이 있는 일에서 일방적, 획일적 처리만을 고집할 것인가? 빨리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한반도 평화를 유지 발전시켜 우리 민족의 장래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북한이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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