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을 미워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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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을 미워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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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에 앞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

 
   
     
 

국민적 경사의 날인 8.15 광복절에 욕먹을 소리 좀 해야겠다. 과거 일본에게 당했던 과거를 가지고, 자신들은 겪어보지도 않았으면서도 무작정 일본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한국민들 중에는 많다. 일본이라면 알러지 반응하는 사람들도 많다.

제대로 된 사과도 반성도 인색한 일본의 태도나, 독도문제 등으로 얽힌 그들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일감정의 근본 씨앗이 일제의 국권침탈에 있었던 만큼,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런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집안을 너무 허술하게 만들고 울타리도 만들지 않고, 창문도 제대로 잠그지 않아 도둑이 들었다면, 그 도둑만 나쁘다고 해야 하는가? 물론 도둑이 나쁜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 도둑만을 두고두고 원망하는 것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도둑 맞았는가를 생각해 보고, 도둑이 들게 한 원인을 질타하고 고쳐나가는 게 순서지 수십년간 도둑에 대한 원망타령만 하고 있는 것은 전혀 건설적이지 않다.

집안을 통째로 도둑맞은 이유는 집안이 너무 허술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울타리를 만들 능력도 없었고, 든든한 자물쇠 하나 만들어 놓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는 그 도둑이 아니더라도 다른 도둑한테도 얼마든지 도둑맞을 수 있는 상태였다.

조선왕조가 그랬다. 신분제가 많이 무너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엄연한 신분제 사회였고, 봉건왕조사회였고, 국가 중요정책을 국민이 아닌 일부 특권층이 좌우하던 사회였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보다 왕조의 존망이 더 중요한 사회였다. 그래서 나라보다 왕조를 지키기 위해, 앞선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작정 배척하였고, 시대에 뒤떨어진 긴 잠에서 깨어보니, 입맛 다시는 호랑이들에 둘러싸인 토끼 신세가 된 것이다.

옆 나라는 비행기와 항공모함과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뗏목타고 노를 젓고 있었으니, 우리의 무능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가히 짐작이 가는 일이다.

결국, 우리가 옆 나라의 한주먹 감도 안된다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어버린 형국에서, 결국 누군가에게 먹힐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깨닫고, 어차피 먹힐 바엔, 자진해서 일본에 먹히우며 목숨이라도 부지 받고, 왕조의 종말을 고한 것이 조선의 멸망이자 한일합방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보다 우리를 더 괴롭혔던 민족이 있음에도, 그들보다 일본을 더 증오한다. 왜일까?

과거 몽골 등의 예를 들어보자, 창과 칼과 말발굽에 40여년을 유린당했고, 수많은 수가 죽었고, 약탈당했다. 일본에 당한 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한일합방은 그 내용이야 어떻든 총칼로 죽이면서 빼앗은 것이 아니라, 그럴듯한 구색이라도 갖춘 양측의 정치적 합의였고, 그 의도야 어떻든 나름대로 한국민을 평등하게 대하려는 정치적, 행정적 노력 또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일본을 증오하면서 몽골은 증오하지 않는가? 일본보다 시일이 더 흘렀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더큰 이유는 그들에게는 열등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지금의 일본이 우리보다 형편없이 못사는 후진국이라면, 우리가 일본에 대해서 지금과 같은 반일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민이 일본을 미워하는 것은 의식의 저변에 일본에 대한 열등감이 깔려 있기 때문은 아닐까? 반일감정도 반미감정도 우리보다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과 배아픈 심리의 결과는 아닐까?

만약 입장이 뒤바뀌었다면, 우리도 일본에 대한 '한일합방' 시도를 했을런지도 모른다. 역사는 국가와 민족간의 역학지도와 힘의 원리에 의해 흘러가는 것이고, 그 흐름을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하지 않는다면, 좋건 나쁘건 예상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어려운 일을 당했다면, 그런 일을 당하게 한 자신의 무능함과 나태함을 탓해서 또다시 그런 반복이 없도록 하는 것이 정도이지, 백날 남을 원망해 봤자 아무런 득 될 것이 없다. 내가 좀더 노력해서 왜 당했는지 원인을 찾고, 또다시 당하지 않을 힘을 기르고, 상대방을 앞질러 버리면, 미움도 증오도 불행한 역사도, 모든 게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반일감정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가?

지금 우리가 지금은 미국의 힘을 빌려 대륙의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있으나, 만약 미국이 떠나고 대륙의 세력으로부터 안보의 위협을 당한다고 가정한다면, 과거에 적이었던 일본과 손을 잡거나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신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변하는 것이며,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우리가 맹목적인 반일감정을 가지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것은 열등감의 극복이고, 냉철한 자기반성과 현실인식이다. 우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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