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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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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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30조원 짜리 4대강 사업 왜 침묵하는가

 
   
  ▲ 공사판과 이명박 대통령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지적(知的) 담론으로서의 보수주의는 노무현 정권 시절에 전성기를 누렸던 것 같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 활발했던 보수 담론은 주로 경제정책에 관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한미 FTA 등을 두고 노무현 정권이 “왼쪽 방향 지시등을 키고 우회전을 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그것은 맞는 말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전형적인 ‘tax and spend’ (‘세금 많이 거두어서 지출을 많이 하는’)식(式)의 리버랄 정책이었다.

행정수도와 지방거점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토목공사를 많이 발주했다. 토지보상금이 많이 지출됐고, 그 돈이 다시 수도권 부동산으로 몰려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투기가 생긴다고 수도권 주택 공급을 규제하니까 집값이 더 올랐다. 노 정권의 핵심인사들은 수도이전과 행정수도 건설을 뉴딜에 비견했다.

노 정권의 이런 경제정책을 비판한 학자군(群)이 있었는데, 오스트리아-시카고 학파의 전통을 따르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들(libertarian economists)이다. 미제스, 하이예크, 밀튼 프리드먼으로 이어지는 시장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우리 학자들이 노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던 것이다.

자유기업원, 하이에크 학회, 그리고 바른사회 시민회의 같은 단체가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고, 보수신문과 경제신문이 이들의 주장을 지지했다. 이들은 노무현 정권의 좌파 경제정책 때문에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10년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이 영국과 아일랜드처럼 감세 같은 자유주의 정책을 펴지 않고 무리하게 토목공사를 벌여서 경제를 망쳤다는 주장은 당시로선 제법 설득력을 갖았다.

하지만 2008년 가을에 미국을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해 자유주의 경제학은 무슨 원흉이나 되는 듯이 매도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선 시카고 학파 교수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아직도 들을 수 있다. 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금융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와 주택공급을 부추긴 인기영합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시카고 대학의 개리 베커 교수, 후버 연구소의 토머스 소웰 교수 등이 그러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젊은 경제사학자인 토머스 우즈 2세도 그런 입장이다. (이 사이트 Book World No. 77 참조)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진흥정책(The Stimulus Package)이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고 본다.

반면 시카고 대학 교수 출신인 저명한 법경제학자 리차드 포스너 판사는 종래의 입장에서 다소 벗어나서 정부지출이 진정으로 필요한 곳에 이루어지면 경제를 진작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포스너 판사는 교통 인프라 확충에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은 그것이 필요한 경우에만 의미가 있으며, 토목공사가 경제를 진작시키는 효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선 Book World No. 78 참조)

22조-30조원 짜리 4대강 사업

이렇게 긴말을 하는 것은, 노무현 정권 당시 행정수도 건설과 지역혁신도시 건설 등 무리한 정부지출이 경제를 망친다고 주장했던 우리나라의 자유주의 경제학 교수들이 22조 - 30조원이나 들어간다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입을 봉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은 두 가지 측면의 문제가 있다. 하나는 환경과 수자원 측면의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경제와 재정정책의 문제다. 환경과 수자원에 관한 문제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들과는 큰 관계가 없으니까 논외로 하자.

하지만 노무현 정권 당시에 지방거점 도시 건설 등 토목공사 때문에 우리나라가 일본 같은 구조적 불황을 겪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경제학자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 무어라고 말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한나라당의 이한구 의원은 자신이 여당의원이라는 곤란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누차 문제를 제기했다. 이한구 의원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던 소신파이다.

그러나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와 밀튼 프리드먼을 존경한다는 자유주의 경제학파 교수들은 최대 30조원의 정부재정이 들어간다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마디 말이 없다.

한반도 대운하는 강바닥에서 자갈인지 사금인지를 캐서 정부재정지출이 없이 건설한다고 했으니까 침묵했겠지만, 재정을 수십 조 원이나 투입한다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이들이 조용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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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2009-06-29 12:32:05
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

총구멍 2009-06-29 13:06:47
공권력 무서워서 말 못하겠지요.

꼬미 2009-07-05 23:18:26
맞다. 그들은 뭐하나? 결국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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