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자 가산점 부활' 李 총재의 대선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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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자 가산점 부활' 李 총재의 대선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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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도가 3개월만에 10분의 1로 떨어진 이유가 있다

 
   
  ▲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 필자는 지난 대선 당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에서 가담했었다. 그간에 일어난 일을 밝히는 일은 아직은 빠르다고 생각되지만, 군필자 가산점 제도가 부활한데 대해서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어 이 글을 쓴다.)

지난 13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병역 의무를 마친 군필자에게 각종 채용시험에서 과목별 득점 2% 범위 안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발의자인 한나라당의 고조홍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원과 민주당의 이인제 김송자 의원, 군출신인 통합신당의 조성태 의원이 찬성했고, 통합신당의 원혜영 의원과 무소속 안영근 의원이 반대했으며, 통합신당의 김성곤 의원과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의 유재건 의원은 기권했다.

200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국방 공약

내가 씁쓸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선진당 소속이라는 유재건 의원이 기권을 한 것만이 아니다. 도무지 이회창당(黨)이라는 자유선진당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이다.

지난번 12월 대선 때 군필자 가산점 부활은 바로 이회창 후보의 공약이었고, 아마도 그 공약 때문에 이회창 후보는 15%를 간신히 넘는 득표를 해서, 대선 비용을 국고로부터 돌려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회창 총재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대선 출마의 변(辯)’은 대단한 명문이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주변에 모여들어 공약인지 뭔지를 만들어 놓은 정책 참모진은 한심하고 무능한 사람들이었다. ‘교사 10만 명 증원’, ‘강소국 연방제’ 등 검증되지 않은 무모한 공약을 어설프게 터뜨려서 뒷감당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부재자 투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이 총재가 국방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서 전원책 변호사와 함께 잠시 그 공약을 보았더니, 내용이라는 것이 내무반 생활을 편하게 하고, 군대에서 학점을 딸 수 있도록 한다는 식이었다. 말하자면 노무현식 국방 공약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전원책 변호사는 대선 공약에 군필자 가산점 부활을 꼭 넣어야 한다고 이 총재한테 미리 고언(苦言)을 했지만 공약 팀에는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전 변호사가 이 총재한테 올라가서 다시 브리핑을 했고, 이 총재는 3% 내의 군필자 가산점을 인정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국방 공약을 발표했다. 다음날 모든 신문은 이회창 후보가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는 기사를 큼직하게 났다. 그리고 그 다음날 군 부재자 투표가 진행됐다.

군 부재자 투표가 구한 선거 비용

대선 당일 출구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12~13 %였다. 대선 자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15%에서 부족한 것이다. 그런데 최종 득표율은 15.07%였다. 그 차이는 바로 부재자 투표였다.

이회창 총재는 전지역에 걸쳐 부재자 투표에서 일반 투표보다 최소한 2~3%를 더 얻었다. 부재자 투표의 70%가 국군 장병인 것을 생각하면 젊은 장병들의 이회창 지지율은 일반 유권자의 평균 지지율 보다 훨씬 높았다. 이 현상은 군필자 가산점 공약 외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다.

실제로 지난 대선 때 이 총재에 대한 지지율은 20대가 제일 높았다. 자식들 위장 취업 등으로 인해 이명박 후보가 20대로부터 신뢰를 잃은 점도 있지만, 군필자 가산점 공약도 큰 변수였다.

여하튼 이회창 총재는 대선 비용을 돌려 받아 새 정당을 창당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가지 덧붙일 점은 이 총재의 ‘젊은 가신(家臣)’인 지상욱 보좌관과 이혜연 대변인은 군필자 가산점을 부활하면 여성표가 다 달아 나간다면서, 이 총재에게 그 공약을 발표하지 말라고 ‘고언(苦言)(?)’을 했다는 사실이다.

자유선진당, 무엇을 하는지 - - -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때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의 캠프 내에 여성이 많았고, 또 여성표를 걱정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군필자 가산점 제도의 폭발력을 예의 주시했을 것이다.

사실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반대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여성운동단체만 반대할 뿐이고, 자식과 오빠 동생을 군대에 보내는 이 나라의 ‘애국 여성들’은 이 제도에 찬성한다. 이명박 당선인도 대선 직후에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수용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으니, 좋은 공약은 비록 상대방의 것이라도 채택하는 훌륭한 모범이 되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문제는 이회창 총재와 자유선진당이다. 대선 때 자기가 공약한 사항이 현실화되면 무어라고 논평을 내야하는 법인데, 자유선진당은 조용하다. 그도 그럴 것이 명색이 당의 대변인이라는 이혜연, 지상욱 두 사람은 군필자 가산점 부활 공약에 극구 반대했던 사람들이다. 자유선진당 소속이라는 유재건 의원이 기권을 한 것도 우습다.

군필자 가산점에 대한 감회

나는 군필자 가산점 제도 부활에 대해 각별한 감회를 갖고 있다. 1999년 크리스마스에 헌법재판소가 군필자 가산점 제도를 위헌으로 판결했을 때 대부분의 신문이 이 판결이 적절하다는 식의 사설을 내 보냈다. 그러나 조선일보만 그러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1999년 12월 27일자 사설은 “헌재가 군필자 가산제 자체를 정면으로 위헌판결한 것은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헌재 판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사설을 쓴 논설위원은 바로 나였다. (나는 1995년 10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조선일보 비상임 논설위원을 지내면서 사설과 만물상 칼럼 약 450건을 집필했다.) 당시 헌재 판결은 “남자는 강자이고 여자는 약자”라는 식의 치졸한 논리로 일관했다. 그 판결에 대해선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도 조용했으니, 오직 조선일보만 홀로 문제를 제기했던 셈이다. (당시 이화여대 학생들을 대리해서 헌법소송을 제기한 변호사는 이석연 변호사였으니, 그것 또한 묘한 인연이다.)

위기에 처한 이회창號

대선 출마 선언 당시에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는 25%를 육박했다. 대선에서는 15%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 자유선진당의 지지도는 민노당 보다 못한 수준이다.

군필자 가산점에 관한 자유선진당의 침묵을 보면, 25%의 지지도가 3개월만에 10분의 1로 떨어진 된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회창 총재의 지금의 상황을 보는 나의 심정은, 솔직히 말해서,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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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08-02-14 15:50:09
이 교수님 힘내세요...
소인배 보다 못한 자유선진당 잡탕당 은 싫어요

보수 2008-02-14 17:04:27
이상돈 교수님의 시원한 말씀에 적극 공감합니다.
자유선진당은 국민과 정통보수세력들에게 공갈을 한것입니다.
한마디로 명분만을 이용한 것입니다.
정통보수운동권으로부터 앞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애국 2008-02-14 17:07:01
이회창씨 완전히 노망끼가 있는 것 아닙까?

자신이 한말과 글들은 정상인데 실제 행동과 자유선진당이 나아가는 것은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들과 애국보수운동권을 너무 싶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그동안 정치 감각이 너무 무뎌졌다고 생각합니다.
참모들을 잘 쓰야지...


박성수 2008-02-14 17:08:13
이성돈교수를 공동대표로 추천합니다.
이것이 자유선진당이 사는 길입니다.


심은하 2008-02-14 17:09:44
이대로 가면 선진당 완전히 후진당 됩니다.
정통애국보수세력을 무시하고 선거때 이용만하고 버린다면 이제는 역사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발 정신차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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