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는 한국의 임금체계의 근본 문제와 노동자들의 처지를 외면한 극히 일방적이고 자본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한국에서 오늘날 임금의 구성은 매우 복잡하게 되어있다. 제수당의 경우도 직무관련수당(직책, 직급, 직무수당), 업무수당(생산장려수당, 능률수당), 생활보조수당(근속, 가족, 주택, 식사, 통근, 김장수당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존재)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산업이나 업종, 기업에 따라 수백 가지의 명칭으로 수당이 존재한다. 이는 임금억제정책과 맞물려 편법적 임금인상의 방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본급의 인상이 정체되는 가운데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임금의 결정기준 즉, 임금체계의 유형은 속인(屬人)적 특성인 학력, 연령, 경력, 근속연수, 가족수 등에 비중을 둘 것인가, 직무, 직능에 비중을 둘 것인가 아니면 이 모두를 종합할 것인가에 따라 유형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연공급(속인급), 직무급, 직능급, 종합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 임금지급 형태는 월급제가 대부분이나 시간당월급제, 일당월급제 등 다양하며 최근에는 성과급제와 연봉제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봉제는 2000년 현재 23%의 사업장에서 실시중이며(노동연구원, 2000), 2003년 기준 노동부 조사결과 100인 이상 사업장의 37.5%가 도입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연봉제는 노동자 개인에 대한 능력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결과를 반영하여 이를 연 단위의 개별계약으로 확정하는 임금제도다.
연봉제의 핵심인 능력평가는 사용자의 의지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평가(인사고과) 제도다. 그 결과 개인별 임금이 차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개별 노동자는 연봉제를 고리로 회사 측의 노무관리에 종속된다. 연봉제는 노사 간 집단적 임금협약이 아니라 개인의 개별임금계약이므로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법률적으로 보면 집단적 노사관계법인 노동법보다는 민법이나 상법에 의한 개별계약이므로 약자인 개별 노동자는 불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연봉제는 일반적으로 고평가자에 대한 추가 임금이 저평가자에 대한 임금삭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은 줄어들고 노동자들의 총노동 분배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임금체계의 변화는 임금격차의 확대를 의미한다. 임금격차가 확대되면 노동자들은 더 많은 시간을 노동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시간당 노임단가가 낮은 노동자들은 임금을 예전의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동료 노동자들과의 임금격차를 좁히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노동하게 된다. 반대로 시간당 노임단가가 높은 노동자들은 예전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기 위해서 또는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을 위해 역시 더 많은 시간을 노동하게 된다. 따라서 임금체계의 변화 속에서 실 노동시간단축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0년 간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소득불평등은 확대되고 있다. 한편 노동자 내부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노동자집단의 내부분단은 고용안정성, 작업환경, 노동권 등에서뿐만 아니라 임금과 기업 내 복지에도 차이가 크다.
1987년만 해도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은 94.7%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오늘날 1.9배로 확대되었다. 만약 30인 이상 사업장이 아니고 30인 미만 사업장과 비교한다면 더 큰 격차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이중노동시장 구조, 즉 노동자 집단의 분단과 차별은 기업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임금인상을 통한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향상은 더 큰 임금격차를 가져오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력 재생산비는 기업 내 임금이나 기업복지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급여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노동시장 내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급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노동복지의 3대 구성요소인 국가, 기업, 노조 순으로 혜택의 크기를 측정해 보면 유럽의 경우 80:15:5인데 반대 한국은 30:65:5의 비율로 기업복지가 우세하다.
현재와 같이 노동자 내부의 이중구조와 분단으로 표현되는 임금격차를 완화하고 노사간 임금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사회임금 부문을 확대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전문직종 노동자들의 고임금구조에는 사내 복지제도의 차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사내 복지제도는 조세형평성을 통해 사회복지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는 사회임금으로 위치지워져야 한다.
지금처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임금 체계가 계속된다면 심화되는 소득불평등, 확대되는 사업장 규모별, 산업별, 직종별, 임금격차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금보다는 비현금 급여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들 간의 임금격차를 확대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 내 복지를 사회적 임금으로 전환함으로써 전체 노동자들에게 공평한 혜택을 부여하여 임금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럴 때만이 기업 내 장시간 노동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고 고용불안과 실업문제의 해소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2007년 9월 10일
민주노동당 노동위원회/비정규철폐운동본부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