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제재 완화 제안, 대북 주도권 노림수”
“중∙러 제재 완화 제안, 대북 주도권 노림수”
  • 성재영 기자
  • 승인 2019.12.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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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비핵화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위험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은 미북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 사이 대북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VOA가 18일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제안하고 나선 배경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를 주도하면서 다른 나라들을 배제한 데 대한 불만과, 그런 미국의 대화가 현재 아무런 성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힐 전 차관보는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며, 미국의 대북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면서 경쟁 구도가 생긴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국제정세로부터 미국이 유리되게 만들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광범위한 정책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책국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이번 제안은 미북 협상이 부진한 이유가 북한보다는 미국에 있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시각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주장하는 제재 완화와 안전보장을 미국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에 있어서 ‘곤란한 징후’라고, 자누지 대표는 덧붙였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연말 시한’ 이후 공언한 ‘새로운 길’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뿐 아니라, 외교 노선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추구하던 외교 노선을 중단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두 이웃나라가 에너지와 무역, 투자 부문에서 북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쑨윤 스팀슨센터 동아시아∙중국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무력 도발이 아닌 외교 노선을 걷게 하기 위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현 대북정책을 견제하고자 하는 두 나라 고유의 갈망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북 제재 완화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제안한 것은 미북 협상이 실패할 경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대화와 외교를 이어가려는 뜻이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현 접근방식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시각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외교에서 보여준 미국의 리더십이 약해진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협상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틈새가 보였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은 북한에 비핵화를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비핵화 단계를 어떻게 밟아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제재만 완화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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