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의 가치를 오해하는 방송독립시민행동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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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의 가치를 오해하는 방송독립시민행동의 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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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홍위병이 된 공영방송 방관하고 공공성, 독립성 운운하나

정권의 홍위병이 된 공영방송 방관하고 공공성, 독립성 운운하나방송통신위원회가 11명의 KBS 이사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을 비난하는 방송독립시민행동(시민행동)이란 단체가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내로라하는 좌파진영 언론시민단체들이 모인 연합체 성격의 단체다. 이 단체가 유독 황우섭 미디어연대 공동대표 등 야당 추천 이사에 딴죽을 걸고 있다.

황우섭 이사 내정자의 KBS 심의실장 시절을 들어 공영방송을 파괴한 적폐인사라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공영방송의 가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고 봐야 한다”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이사회에 독립성과 공공성을 저해하는 인물을 포함시킨 것은 누가 봐도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는 논리로 황우섭 이사 내정자와 방통위를 비난하고 있다. 아무리 내로남불 시대라지만 아전인수의 논리도 이쯤 되면 목불인견이다.

심의실장 시절 프로그램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공정성을 훼손한 인사라는 비판이 타당하다면 KBS를 문비어천가, 정권 홍위병 방송으로 타락시킨 양승동 사장 체제를 만들고 보호하는 김상근, 강형철, 조용환 이사는 그럼 공정성을 지킨 인사인가. 친 언론노조, 친정부·좌파 성향의 김영근, 문건영, 박옥희, 김경달 이사들은 그럼 공영성을 지킨 적합한 인물인가. 필자는 시민행동이 말하는 공영방송의 가치란 게 뭘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공영방송의 사전적 의미는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시청자로부터 징수하는 수신료 등을 주재원(主財源)으로 하여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을 말한다” 이다. 공영방송이란 정치, 이념색과 상관없이 헌법적 가치 아래 공공의 복지를 목표로 하는 방송이란 것이다.

공영방송을 감독할 이사회 이사를 임명할 때 여야 추천 관행을 지켜온 것도 그러한 공적 가치를 지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었다. 어느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아도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 최소한의 목소리는 들어야 한다는 뜻이 여야 추천의 형태로 굳어진 것이다.

MBC 공영성 파괴자 최승호 체제에 침묵하는 시민행동의 이중성

그런데 시민행동은 공영방송의 가치가 마치 자기들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만의 소유인 것처럼 주장한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때마다 보수정당과 방통위를 압박하고 보수성향의 이사들을 공격하면서 배제의 논리를 펴는 건 국민 절반의 목소리를 없애버리겠다는 뜻과 뭐가 다른가. 그게 입만 열면 민주주의와 다양성의 가치를 주장해온 시민행동이 말하는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키는 일인가.

공영방송 가치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건 오히려 시민행동이다. 무엇보다도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이 주도하는 공영방송 파괴에 침묵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공영방송을 아낀다면 몰락의 주역들을 누구보다 앞장서 비판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

그런데 시민행동은 정상화위원회란 듣도 보도 못한 비상식적 기구를 만들어 과거 간부들과 기자들에 보복을 일삼고, MBC를 그야말로 문비어천가나 부르는 어용방송으로 변질시킨 최승호 사장에 대해선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시민행동은 과거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2%대로 추락하자 이것도 경영진이 공영성을 파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최승호 사장 때 와서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1%대까지 추락했다.

최 사장은 공영성 파괴의 주범 아닌가. 적폐를 청산하고 과거 보도의 잘못을 고쳤다는 데 국민은 역사상 최악의 1.97% 시청률로 반응하고 있다면, 그만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시청률도 무시한다면 국민, 시청자마저 적폐로 돌리겠다는 뜻 아닌가. 방송은 적폐청산의 도구가 아니다.

MBC가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그대로 흉내내듯 적폐청산을 따라하고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해도 방관만 하는 시민행동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야당이 추천한 이사들과 방통위를 비난하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다. 문재인 정권과 함께 촛불 운운하며 보조를 맞추는 최승호 사장 체제야말로 역사상 MBC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가장 심하게 파괴한 부적격자 아닌가?

공영방송의 가치’에 대해 다시 정립하길

공영방송의 가치는 오히려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사장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더 충실히 지켜졌다. 최승호 사장에 들어와 보수우파 성향의 논평가나 방송연예인은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든 지금과 달리 그때는 김제동, 김미화 같은 연예인들도 멀쩡히 활동할 수 있었다.

촛불을 지지한 유재석, 박명수와 같은 연예인들도 방송에서 잘만 나갔다. 그때 MBC는 “정권을 잡았는데 MBC 보도는 왜 여전히 편향적이냐” 하고 보수우파 국민들로부터 오히려 욕 들어먹기 십상이었다. 4대강 보도와 같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시사프로그램도 없지 않았다. 시민행동 측 기억엔 이런 엄연한 사실들이 저장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고 행동이 달랐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12명 이상 잔인하게 해고하고 무자비하게 징계하고 이메일 사찰을 하는 최승호 체제를 지지하면서 시민행동이 공영방송의 가치를 떠드는 건 낯부끄러운 일 아닌가.

시민행동은 4·27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와 같이 정부 보도지침을 충실히 따른 MBC, KBS의 비독립성, 공공성 파괴는 전혀 비판하지 않고 고작 이사회 이사 선임 문제에 거품을 문다.

이런 행태야 말로 시민행동의 비판 활동이 공적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증거 아닐까.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름과 달리 전혀 독립적이지 않다. 이름은 방송독립인데, 일관된 논리들을 살펴보면 오히려 방송이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에 종속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느껴질 정도다.

보수정당이나 보수우파 국민들은 방송에 관심도 주지 말고 아예 손을 떼라는 협박처럼 들리기도 한다. 시민행동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억지 주장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그리고 공영방송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공영방송의 가치가 ‘우리들 방송의 가치’가 아닌 이상, 남을 향해 함부로 잣대를 대긴 어려울 것이다. 시민행동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에 대해 개념정립부터 다시 하길 권유한다. 그러면 야당 추천 이사들이 아니라 지금 망가진 방송의 책임자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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