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과 문재인의 흥진호 6일 144시간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과 문재인의 흥진호 6일 144시간
  • 맹세희 논설위원
  • 승인 2017.10.31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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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기본적 임무 국민과 영토의 보호와 보존 의무가 훼손된 거다

▲ 세월호(좌)와 흥진호(우) ⓒ뉴스타운

인생은 무수한 아이러니와 딜레마의 총체다. 그러나 이처럼 카오스적 세계에도 일정한 규칙이 반복된다는 만델브로트 박사의 프랙탈 이론도 존재한다. 세상은 확실히 무질서 속에 나름의 질서를 갖는 모양이다.

세계의 질서를 설명하는 개념 중 인과율도 있다. 불교의 업보라는 말도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표현이다. 부메랑 효과라는 것도 그렇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어떤 행위의 결과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현상을 말한다. 악을 경계할 때 흔히 호출되는 개념들이다.

지난 21일 한국 어선 391흥진호가 사라졌다 6일만인 27일에 다시 나타났다. 북한 수역을 침범해 북에 의해 나포되었다가 조사를 받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30일 국회에서 송영무 국방장관이 그동안 나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김진태 의원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어선이 나포된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라고 묻자 "저는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 알았다"며 "보고 받은 적이 없다.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김진태 의원은 "어선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군에서는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수색작업을 하는데도 장관과 해군총장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 그러니까 대통령은 프로야구 시구하고, 치킨 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국의 국가안보는 이미 할 말을 잃는 상황까지 왔음을 확인한 충격적 사건이다.

북한은 “남측 선원들 모두가 불법 침입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거듭 사죄하였으며 관대히 용서해줄 것을 요청한 점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한국당국 그리고 참으로 관대하기 짝이 없는 북한. 누가 이런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

세월호 때 박근혜가 침몰이라도 시킨 양, 세상의 종말처럼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며, 사고 당시 대통령의 7시간을 낱낱이 까발리라고 총공세를 펼치던 언론과 여론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7시간을 분 단위로 밝히라고 요구하던 그들은 지금 자그마치 6일간 144시간의 국정과 국가안보 공백을 묻지 않는다. 언론의 이 기괴한 침묵은 어떤 의미일까. 권력자의 앵무새 언론들은 언제든지 침묵의 방조자로 모드 전환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 문재인 정권에게 있다. 북에 나포되어 6일간 사라졌다 홀연히 나타난 그들에 대해 당국은 침묵하고 있었다. 왜일까. 북한의 눈치를 보는건가. 아니면 그들은 일각의 추측처럼,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간첩선이었던 걸까. 속초항에 귀항한 그들은 ‘울진’으로 갔다. 왜 무슨 목적으로 언론 인터뷰도 거부한 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울진으로 향한 걸까.

군 당국 최고책임자가 어선 납북 사실을 보고 받지 못하고 6일이 지났다. 자국 국민과 영토라 할 수 있는 선박이 나포되어 사라졌는데, 청와대에서는 NSC도 열리지 않았다. 국가안보에 구멍이 난 정도가 아니다. 이미 커다란 지진으로 거대한 함몰이 드러났다. 국가의 기본적 임무 국민과 영토의 보호와 보존 의무가 훼손된 거다. 국가 존립 자체의 위기다. 대통령 탄핵으로 끝날 일이 아닌 것이다.

해상교통 사고였던 세월호 사건에는 그토록 광분하던 그들. 우연한 사고로 볼 수 없는 국가안보 비상 상황에 대해서는 약속이라도 한듯 입을 다물고 있다. 144 이상의 시간 동안. 그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부메랑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얘기다.

권력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언론인지, 언론이라는 뮤턴트 괴물에 기생하는 권력인지. 이제는 그것조차 모호하다. 분명한 것은 오직 하나. 현재 언론과 권력은 공범이라는 사실 뿐이다. 국가안보가 통째로 해체되고 있는데도 탄핵의 나팔수를 자임했던 그들이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나쁜 침묵이고 악한 공모다.

권력과 언론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거리'가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들은 '고슴도치의 딜레마'를 의도적으로라도 유지해야 하는 운명의 관계여야 한다. 온기를 전해주고 싶어도 서로가 가진 가시 때문에 다가설 수 없는 관계 말이다.

박근혜의 세월호 7시간을 지금까지도 씹고 있는 그들이라면, 이제 분명히 문재인의 6일, 144시간을 물어야 한다. 이 또한 지켜보겠다. 과연 국민의 감시견인지 권력의 애완견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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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2017-10-31 13: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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