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제주도 다음 관광지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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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제주도 다음 관광지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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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드라마 ‘마이 코리안 자기야’ 인기 편승

▲ 스카이라인 짚-와이어 탑승장에서 바라본 남이섬 ⓒ뉴스타운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한 남이섬에 새로운 한류 드라마 붐이 불고 있다. 한국을 배경으로 촬영한 한국 필리핀 합작 드라마 <마이 코리안 자기야(My Korean Jagiya> 때문이다.

드라마는 필리핀의 여자 주인공이 인기 한류스타와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다. 현재 필리핀 최대 방송사 GMA에서 방영 중이며 최고 시청률(12.6%)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춘천 남이섬과 서울 남산타워, 안성 석남사는 최근 필리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이섬의 경우 8월까지 방문한 필리핀 누적 관광객은 5만1909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한 3만978명 보다 무려 67.5% 상승한 수치다. 특히 드라마가 처음 방영된 8월 한 달간 3,343명이 방문, 작년 동월 1,900명 대비 131%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방한 필리핀 누적 관광객은 29만7221명(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제공)이다.

가족들과 함께 필리핀에서 왔다는 셰리파 파블로(26) 씨는 “남이섬에 가기로 결심한 건 내가 즐겨보는 ‘마이 코리안 자기야’ 드라마 때문이다. 그 드라마에 나온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자전거를 타면서 섬 전체를 돌아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행 테마를 한국 드라마 투어로 계획했다. 오늘은 남이섬에 가고 내일은 MBC, 경복궁, 청계천에 가려 한다”고 밝혔다.

함께 여행 중인 제인 바크윈(25) 씨는 남이섬에 가고 싶은 이유로 가을 단풍을 손꼽는다. “남이섬은 필리핀 사람에게 굉장히 유명한 곳 중 하나다. 꼭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고 특히 가을에 오고 싶었다. 왜냐하면 필리핀엔 가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남이섬 입장객 비교표  ⓒ뉴스타운

제주도 다음으로 외국인 많이 찾은 단일 관광지

8월까지 남이섬을 찾은 전체 외국인 방문객은 65만4898명으로 작년 대비 20.6% 줄었다. 가장 많이 찾던 중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게 크다.(25만3067명 → 5만3356명) 반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온 관광객은 60만1542명으로 10.7%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 8개국(대만, 홍콩,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로 좁힐 경우 1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로 확대해보자. 올해 8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886만4182명(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제공)으로 이중 남이섬을 찾은 비율은 13.5%다. 방한 외국인 100명 중 13~14명은 남이섬을 찾아온 셈이다. 지역별로는 어떨까.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관광객 행선지를 살펴본 결과 1위는 서울(78%), 2위 제주도(20.2%), 3위 경기도(13.1%), 4위 부산(10.4%)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부산 보다 남이섬을 찾은 외국인이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남이섬의 최근 10년간 외국인 방문객 증가세는 가팔랐다. 2008년 17만명을 시작으로 매년 20% 이상 방문객이 급증해 지난해 130만 외국인 방문객이 다녀간 한류 명소로 거듭났다. 특히 중국 일변도의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작년에만 127개국에서 방문했을 만큼 입장객 국적도 다양하다.

남이섬 전명준 사장은 “남이섬은 10년 전부터 중국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본, 동남아 등 각지에 홍보를 펼쳐왔다. 이번 사드사태에서 볼 수 있듯 관광 시장은 국제 이슈에 따라 늘 요동쳐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며 “눈 앞 매출을 뒤로 하고 시장을 넓게 본 전략이 이제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이섬은 추석 명절 황금연휴 기간(9월 30일~10월 9일)에 외국인만 약 3만 4천명이 방문했다.

▲ 세계 여러나라의 국기와 상징물ⓒ뉴스타운

섬 곳곳에 전 세계 국기와 인사말, 외국인에게 친절한 남이섬

남이섬에 유독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관광객이, 그것도 장기간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겨울연가‘ 효과라고 얘기하지만 단지 드라마 하나로 이토록 오래가기는 쉽지 않다. 전명준 사장은 남이섬의 비결에 대해 다국적 관광객 배려와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핵심 이유로 꼽는다.

남이섬은 2011년 섬 내 무슬림 기도실인 ‘무솔라’를 만들었다. 올해는 기도실을 확장하여 남녀 기도실 분리와 전용 샤워시설도 마련했다. 전체 면적은 약 260㎡(80평)로, 동시에 1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기도실 아래층엔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 ‘동문’이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공식 인정한 할랄 음식점이다. 현재 전국에 5곳으로 이태원에만 4곳이 있으며 지방에선 남이섬이 유일하다. 무슬림들은 기도를 마치면 자연스레 식당으로 향한다. 전 세계 문화를 포용하는 배려도 돋보인다. 남이섬의 관광안내 리플릿은 언어별로 7개나 된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까지 구비돼있다. 섬 곳곳에선 상품 판매 간판 대신 전 세계 국기와 인사말을 쉽게 볼 수 있다. 주한 대사관과 문화원 각종 국제단체와 협회가 주관하는 국제행사 개최도 끊이지 않는다.

▲ 올해 5월 열린 남이섬 세계책나라축제 나미콩쿠르 시상식에서 수상작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뉴스타운

한국 대표로 중국 관광총회 초청, 국내외 관광지 상생도 이끌어

사드 배치로 얼어붙은 중국과의 관광 외교 단절에도 남이섬은 꾸준하다. 지난 9월 11일 중국 정부와 국가여유국이 주최한 전 세계 90개국 ‘세계관광연맹(World Tourism Alliance) 창설 총회’에서 남이섬은 유일한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또한 총회가 열린 쓰촨(四川)성의 대표적 관광특구인 ‘도강언(都江堰)’시를 방문해 관광 협약식을 체결하고 상호간 문화방문 교류도 약속했다. 중국 외에도 남이섬은 일본 토야마현, 말레이시아 랑카위 섬 등 다양한 우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남이섬이 잘나가고 있는 까닭엔 세계 여러 나라와 진행하는 문화예술 교류 덕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이섬은 2005년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리는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를 열었다. ‘동화의 섬’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며, 문화예술 교류 물꼬도 텄다. 축제 하이라이트인 ‘나미콩쿠르’는 올해 89개국 1,777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으로 발돋움했다. 또한 남이섬은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공식 후원사로, 2014년 국제 아동도서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옐라 레프만상(Jella Lepman Medal)'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른 인근 관광지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남이섬은 지난 12일 북한강을 중심으로 한 인근 6개 관광지(남이섬,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강촌레일파크, 엘리시안 강촌, 제이드가든,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와 ‘북한강 레인보우밸리‘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은 6개 관광지 통합 자유이용권 상품 출시, 무료 순환 셔틀버스 운행, 국내외 박람회 참가, 팸투어 개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신세계면세점, 롯데월드와 손잡고 도심과 자연을 잇는 새로운 관광 거점 구축 논의도 활발하다.

▲ 남이섬을 관광중인 외국인관광객 ⓒ뉴스타운

남이섬은 이러한 활약으로 지난해 (사)한국언론인협회와 (사)서비스마케팅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6 올해의 공감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도 매경닷컴이 주관하는 ‘2017 한국경제를 빛낸 인물’에 전명준 사장이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명준 사장은 “남이섬은 절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년간 지켜온 불가사의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독특한 경치와 문화가 있다”며 “언제까지 K팝이나 쇼핑에 의존한 관광이 존속할 수 있겠나. 자연스러운 문화 활동과 콘텐츠가 영속성을 가진 대표 관광상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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