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의 직장 생활이 건강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아예 실업(失業)상태로 있으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더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최근 “미국에서는 일하는 사람의 거의 2/3가 자신의 직장 환경에 어느 정도 미스매칭(불일치)을 느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는 일자리를 얻어도 직장의 환경이 나쁘면 신체적 스트레스는 실직한 상태의 사람보다 스트레스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의 시엔엔(CNN)방송이 28일 전했다.
미 랜드연구소 조사에서는 25세에서 71세 사이의 미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의 상황 등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5명에 1명꼴(약 20%)로 직장에서 욕설과 성희롱 같은 적대적인 인간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직장 내에서 그러한 적대적 관계는 이해하는 상사가 있을 경우에는 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거의 4명 가운데 3명이 근무시간 중 적어도 25%는 집중적 또는 반복적으로 신체 노동에 충실히 임하고 있는데, 잠재적으로 위험한 직장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는 응답이 50%를 넘어섰다.
4명 가운데 1명은 근무시간 중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답했고, 약 절반가량은 작업량을 처리하기 위해서 자유시간에도 일을 해야만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응답이 남성에 비해 많지만 수입은 오히려 남성보다 적었다.
또 지난 1년 동안 기능이나 기술 향상을 위한 연수를 받았다는 사람은 약 75%에 이르지만, 지금의 직장에서 그 성과에 걸 맞는 전망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교육 따로 근무 따로 인 셈이다.
한편, 영국의 맨체스터대학의 조사팀은 35~75세 사이의 1,1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실업상태를 벗어나 질 낮은 직장을 얻은 사람은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높은 수치는 대사계(代謝系, metabolism)나 심혈관 질환(cardiovascular disorders)으로 이어지곤 한다는 것.
이와는 대조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심혈관, 대사계, 면역계(immune system) 모두 스트레스 수치가 낮았다.
마음의 건강상태에 관해서는 실업자가 질 낮은 직장을 얻은 경우도, 실업자로 있는 경우에도 모두 개선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또 스케줄의 유연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수치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보면 “단순히 일자리를 찾아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실업대책의 성패를 판단할 수 없다”고 영국의 조사팀은 분석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