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6)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直立猿人, Homo erectu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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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6)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直立猿人, Homo erectu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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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유럽의 호모 에렉투스(2/2)

독일 튀링겐지방의 빌징슬레벤(Bilzingsleben)에는 조그만 개울이 흘러드는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가는 편평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37만 년 전, 이 지역의 기후는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더 높아서 여름에는 따뜻했고 겨울에는 추웠지만 견딜만했으며 강수량도 충분한데다가 계절의 변화도 뚜렷해서 오늘날의 지중해성 기후와 비슷했다. 호수 주변에는 갈대와 참나무, 보리수, 단풍나무 등이 우거진 숲이 있었고 라일락, 향나무 산딸기 덩굴 등이 자랐으며 숲속에는 코끼리, 들소, 코뿔소, 말, 사슴 등이 살았다. 그리고 당시 이곳에 살던 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의 올두바이 협곡에 살던 호모 에렉투스나 자바원인 또는 베이징원인과도 매우 유사했으며 뇌의 용량은 1,100cc 정도였다. 이들은 직경 3~4m 정도의 나무껍질이나 풀 더미로 지붕을 얹은 오두막을 짓고 살았으며 오두막 입구의 앞이나 옆에는 불을 피워두었었고 간단한 옷도 만들어 입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돌과 동물의 뼈로 거친 작업과 섬세한 작업에 쓰이는 도구를 구분하여 제작하고 사용하였다. 그들은 또 무리를 지어서 코끼리와 코뿔소, 동굴 곰, 말, 붉은 사슴 등과 같은 커다란 야생동물들을 사냥하였다.

▲ 빌징슬레벤의 거주지환경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빌징슬레벤의 나뭇잎 화석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빌징슬레벤의 석제도구(1)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석제도구(2)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빌징슬레벤의 사슴뿔 망치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코끼리 뼈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코뿔소 뼈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동굴 곰 뼈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야생말 뼈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 붉은 사슴 뼈 ⓒlandesmuseum-fuer-vorgeschichte-halle_de

비슷한 시기에 독일의 쇠닝겐(Schoeningen)에 살던 호모 에렉투스는 독일 가문비나무나 유럽 소나무로 만든 창으로 사냥을 하였다. 창들은 대개 길이가 2m 정도에 지름은 6cm 정도였고 창촉은 돌을 정성스럽게 갈아서 바늘처럼 미끈하게 만들었으며 창 자루는 나무의 본래 생김새를 이용하여 끝으로 갈수록 가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끝은 창촉이 딱 들어맞도록 정교하게 갈라져 있었다. 당시 호모 에렉투스들이 살던 곳은 이곳뿐만 아니라 헝가리의 베르테스조엘로스(Verteszoeloes)나 체코, 이탈리아 등 여러 곳이었다.

또 약 30만 년 전 독일의 슈타인하임(Steinheim) 부근에 살던 인류는 초기 원시형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에렉투스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인류로서 호모 슈타인하이멘시스(steinheimensis)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는데 두개골의 뒷부분이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해서 안테 네안데르탈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 비슷한 시기에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Burgos) 부근에 살았던 사람들 역시 초기 원시형 호모 사피엔스와 비슷하게 키가 크고 코가 컸으며 얼굴 가운데 부분이 돌출해 있었는데 눈두덩이 두툼한 것 등 호모 에렉투스의 특징도 가지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한 특성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영국의 스완즈컴(Swanscombe) 부근에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 분류되는 후기 호모 에렉투스가 살았는데 그들은 아슐리안형 석제도구를 사용하였다. 이들 유럽 각지에 살던 원시인류는 불을 이용할 줄 알았고 집을 지어 살았으며 옷을 입어 몸을 보호할 줄도 알았다. 그들은 생각을 할 줄 알았고 공동의 힘이 강하다는 것도 알았으며 서서히 또 다른 인종인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하였다.

▲ 호모 슈타인하이멘시스(남) ⓒuni-stuttgart_de
▲ 호모 슈타인하이멘시스(여) ⓒuni-stuttgart_de
▲ 스완즈컴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아시아의 호모 에렉투스

약 200만 년 전 호모 에르가스테르로서 아프리카를 떠나 서아시아(西-, West Asia)지역을 거쳐 180만 년 전 자바(Java)의 모조케르토(Mojokerto)에 도착한 이들은 160만 년 전에서 100만 년 전까지는 인근의 생기란(Sangiran)에서 살았으며 90만 년 전에는 트리닐(Trinil)에서 살았다. 이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호모 에렉투스로 진화한 이들에게는 자바원인(Java man)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다른 지역의 호모 에렉투스들이 늦어도 25만 년 전 이전에 모두 사라진 것에 비하여 이들은 자바의 옹간동(Ngandong)에서 약 5만 3천 년 전부터 약 2만 7천 년 전까지도 살았었다. 이들은 불을 사용했으며 석제도구는 그들이 아프리카를 떠나올 때 가지고 온 올도완형에 그치고 더 이상 발전시키지는 못했으나 이 지역에 흔한 대나무 등의 목재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어 썼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들은 80만~70만 년 전에 바다를 건너서 자바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 있는 플로레스(Flores)섬과 티모르(Timor)섬까지도 진출하였다.

▲ 자바원인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플로레스 섬에는 포유류라고는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 원시 코끼리 스테고돈(stegodon: 지금은 멸종하였음)과 바다의 부유물을 타고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설치류뿐이었는데 이와 같이 고립된 섬에는 먹이나 포식자가 많지 않아서 스테고돈은 원래의 약 20분의 1로 작아짐으로서 무게가 약 350kg 정도에 불과하였다. 반면에 쥐나 도마뱀 등은 훨씬 더 커져서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 같은 것은 길이가 3m나 되었다. 이 고립된 섬에 도착한 호모 에렉투스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점 작아져서 나중에는 키가 1m도 안되고 체중도 25kg 정도이며 두뇌의 크기는 380cc에 불과한 호빗(Hobbit: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난쟁이)족이 되었는데 거인족과 함께 인류의 체격이 주위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은 돌촉을 부착한 창으로 스테고돈을 사냥했으며 현생인류와도 약 4만 년간은 공존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1만 2천 년 전에 있었던 어마어마한 화산폭발로 인하여 스테고돈과 함께 멸종되었다.

▲ 스테고돈 왕도마뱀 등 작아지고 커진 동물들 ⓒNational Geographic
▲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와 코모도왕도마뱀 ⓒNational Geographic
▲ 현대인류를 만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National Geographic

또 자바원인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경로를 따라 아시아로 오던 사람들은 170만 년 전 중국 남부 윈난 성(雲南省)의 원모 부근에 도착했는데 이들에게는 원모원인(元謀原人)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또 비슷한 시기에 베이징 부근의 니헤완(Nihewan)에도 도착했다. 아시아에서 진화한 호모 에렉투스는 약 100만 년 전에는 산시 성(陝西省)의 남전 부근에 살았는데 이들에게는 남전원인(藍田原人)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67만 년 전에서 41만 년 전까지 베이징 근처의 저우커우덴(周口店, Zhoukoudian)에도 원시인류가 살았는데 이들에게는 베이징원인(北京原人, Peking man)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들은 불과 원시적인 석제도구를 사용하였다. 한편 한반도(韓半島)에는 연천(漣川)의 전곡리(全谷里) 일대에서 35만 년 전 것으로 보이는 아슐리안형 석기들이 발견되고 있어 당시 이것들을 사용하던 아시아형 호모 에렉투스들이 살았던 것으로 여겨지며 그 외에 함북(咸北) 웅기(雄基) 굴포리(屈浦里) 와 공주(公州) 석장리(石壯里) 등 여러 곳에서 구석기시대에 사람들이 살았던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약 140만 년 전에는 요르단의 우베이디야(Ubeidija) 부근에도 호모 에렉투스들이 살았었는데 이들 역시 올도완형 석제도구를 사용하였다.

▲ 베이징원인 ⓒPhilippe Plailly, Eurelios, LookatSciences, Reconstruction Atelier Daynes, Paris
▲ 한반도의 구석기 유물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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