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주시하는 ‘뇌물죄’ ‘제3자 뇌물죄’ 집중분석
특검이 주시하는 ‘뇌물죄’ ‘제3자 뇌물죄’ 집중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12.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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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 ⓒ뉴스타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본격화 된다. 이번 특검수사의 성패를 가르는 데 가장 핵심 혐의는 뇌물죄 여부다. 이는 검찰조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채 특검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검찰의 경우는 뇌물죄를 밝히지 못하자 이른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여의치 않자 미완의 작품으로 특검으로 넘겼다. 현재 법조계는 물론 학자들 사이에도 이 문제는 양분 된 주장들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주장 중 어느 주장이 헌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완벽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많은 법률 전문가들은 뇌물죄나 제3자 뇌물죄 등은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문제인 만큼 정치적 압력이나, 여론에 휩쓸려 판단하는 것은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본지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뇌물죄 등에 대해 법률 전문가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대표변호사를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탄핵관련 각종 주장들에 대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Q. 많은 국민들은 광화문 촛불시위를 보면서 이번 특검 및 헌재판결이 자칫 여론에 휩쓸려 오판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문들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의 이런 사회분위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가 마치 촛불 속에 모두 스며드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법은 그렇게 휘둘리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과 여론은 민의 목소리일 뿐이지 헌법을 좌지우지할 요소는 아닙니다. 따라서 검찰을 통해 특검으로 넘어 온 방대한 자료들을 특검팀이 세세하게 파악한 후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확정하고 그에 대하여 법적용 문제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번 문제는 특검의 결정에 문제가 있거나 의혹이 남게 되면 큰 후폭풍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보수 측의 시위도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자칫하면 광장시위가 법과 정치를 능가함으로써 옳지 못한 결과를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검의 수사결과는 언론에 나타난 여론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물적 증거에 의한 사실인정을 한 후에 그것에 법을 적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Q, 먼저 뇌물죄 적용여부에 대해 변호사님 개인의 생각을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A. 뇌물죄라는 용어는 국민들도 많이 알고 있는 범죄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차원에서 뇌물죄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뇌물죄는 수뢰죄(收賂罪)와 증뢰죄(贈賂罪)로 구성됩니다. 수뢰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증뢰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에게 이를 공여하는 내용의 범죄입니다. 이때 ‘직무’란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위에 따라 담당하는 일체의 직무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종속적 지위에서 소관 이외의 사무를 일시 대리할 경우의 직무도 포함합니다. 뇌물죄의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 강도 높은 검찰수사에서도 박대통령을 뇌물죄가 아니라 제3자 뇌물제공죄의 공범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들로부터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만, 검찰이 박대통령이 재벌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인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하였다는 것은 입증되었다고 본 듯합니다. 그러나 증거 없이는 입증이 되었다고 불 수 없습니다. 명확한 증거가 없이는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뇌물죄이기 때문입니다.

Q. 그렇다면 검찰이 뇌물죄가 아닌 제3자 뇌물제공죄에 비중을 두는 것 같은데 이런 법조항을 대통령에 적용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과거 대통령들처럼 수천 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액수의 뇌물을 받았다면 탄핵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행위가 통치행위인 한 직무유기, 직권남용, 강요죄 등은 탄핵사유로 보기 어렵고, 상당한 액수의 뇌물죄가 증명되어야 탄핵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여 지므로 탄핵심판에서 뇌물죄 입증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박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받은 점에 대한 증명은 없지만 적어도 박대통령이 재벌들로 하여금 제3자인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한 것은 증명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먼저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되려면 첫째, 재벌총수들이 박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이 증명되어야 하고, 둘째, 박대통령이 재벌들에게 제3자인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한 점까지 증명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나와 있는 보도내용을 보면, 제3자 뇌물제공죄의 증명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의 행위는 통치행위이기 때문에 통치행위를 부정한 청탁을 들어 준 범죄행위로 바로 판단하여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다음 선거로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으로 하여금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지 범죄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Q.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병석 전 새누리당 의원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지난 9일 법원이 내린 판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전 의원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는 선고 공판에서 두 가지 핵심 혐의에 대해 각각 유죄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선고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A. 보도 내용을 보면 재판부는 포스코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측근 이모씨가 운영하는 S사가 4억 4000만원어치 원료납품권을 따내게 한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습니다. 반면 이 전 의원의 측근 한모씨의 E사가 4억 5000만원어치 청소용역 사업권을 포스코로부터 따낼 수 있도록 한 혐의는 무죄로 봤습니다. 이 판결을 보면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뇌물을 주고받는 사이에 청탁과 대가에 대한 명백한 공통인식이 존재해야 한다는 게 판결 논지였습니다. 무죄를 받은 E사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은 “제3자 뇌물수수죄에서 부정청탁이 묵시적인 형태일 경우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직무집행 대가라는 점을 공무원과 이익제공자가 공통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런 인식이 없이 막연한 기대로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했다면 부정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이런 판단은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국정조사에서 “대가성은 없었다”는 재벌총수들의 증언이나 지금까지 보도된 검찰 수사 내용을 위와 같은 판결에 비추어 보면 제3자 뇌물제공죄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특검이 제3자뇌물제공죄의 완벽한 증거를 찾아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단 특검이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어떻게 입증하는지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Q. 또 다른 사건인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이른바 ‘주식 대박’ 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공짜 주식 등을 받았지만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이 사건의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김 대표로부터 약 9억5000여만원의 주식과 차량, 여행경비 등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뇌물죄가 인정되기 위한 직무와의 관련성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뇌물죄에 대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법원은 지난 10여 년 동안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나 넥슨 등과 관련된 수사를 담당했거나 다른 검사가 맡은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유죄로 의심할만한 사정이 있더라도 추상적이고 막연한 김 대표의 진술만으로는 대가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즉 이 사건 관련 검찰이 ‘포괄적 뇌물죄’ 적용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부분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위 판결의 논지도 박대통령의 제3자뇌물제공죄의 증명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준다 할 것입니다.

Q.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의결 이후에도 야권과 촛불시위자들이 계속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수 측에서는 탄핵과 관련 법적으로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나기 전까지 대통령이 하야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A. 국회법 제134조 제2항은 '임명권자는 피소추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지만, 대통령은 임명권자가 없기 때문에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서 사임이 가능하고 대통령이 사임하면 헌재는 심판의 대상이 없어졌으므로 탄핵심판이 중단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고 하여서 일반 공무원과 달리 볼 이유가 없으므로 탄핵심판 중에 사임은 불가능하고 탄핵심판은 계속된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법규정의 불비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탄핵심판중에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하는 점은 별론으로 하고 탄핵심판중에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인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로써 헌법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므로 각 정파는 탄핵심판의 결과 나올 때까지 공정한 심리가 가능하도록 성난 촛불민심을 설득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각 정파의 이익 여부를 떠나서 국가적으로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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