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강제수사’ 가능여부 법률적 분석
박근혜 대통령 ‘강제수사’ 가능여부 법률적 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11.24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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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 ⓒ뉴스타운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검찰수사를 받게 될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지목하면서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헌정 사상 국가 원수가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 여부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는 자칫 헌법을 넘어 국민여론에 밀려 초헌법적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도 배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직 검사가 검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해 ‘강제 수사’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어느 주장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다. 헌법 학자들은 물론 현직 법조인들조차도 생각에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상태로 두다가는 헌법해석을 두고 나라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 까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 문제가 정치적 잣대나 국민여론을 등에 업은 판단들이 대세를 이룰 경우 심각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과연 어디까지 가능하고, 어디까지 불가능한 것인지 법률 전문가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대표변호사를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각종 주장들에 대한 분석을 들어 본다. <편집자주>

Q. 대한민국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의 해석을 두고 지금 법조계, 학계, 정치인들까지 주장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알기 쉽게 법적 단어부터 정리 좀 해주시죠.

A.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중에는 우리가 흔히 들어보는 법적 용어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추’ ‘기소’ ‘입건’ ‘구속’ ‘구속영장’ 등 흔한 것들입니다. 이런 용어들이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바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먼저 ‘소추’는 검사가 법원에 공소를 제기하거나 탄핵을 발의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기소보다는 더 넓은 개념이며, ‘공소제기’ 또는 ‘기소’는 검사가 어떤 형사사건에 대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입건’은 피의자의 범죄 혐의에 대하여 조사를 위하여 사건기록부에 등재하는 것이며, ‘구속’은 형사 소송법에서 법원 또는 판사가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강제로 일정한 장소에 잡아 가두는 일을 말합니다. ‘구속영장’은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의 청구에 의해 법원이 발부하는 영장으로, 법원은 검사의 청구에 대해 구속 이유가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구속영장을 발부합니다.

Q. 그렇다면 헌법 84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A. 헌법 84조에는 알다시피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대통령은 재직 중에 형사상의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재판을 받지 않을 특권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Q. 그럼 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는 법으로 보장하지만 수사를 받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입니까.

A. 일단 특별수사본부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의 경우는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에 대해서는 출석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의자가 출석요구에 3차례 정도 응하지 않으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 제84조에 규정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만을 두고 본다면 수사는 가능해도 기소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을 ‘체포’라도 해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체포 같은 강제수사는 기소를 전제로 하고 있어 기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Q. 지난 19일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사실상 공모관계를 인정해 대통령 피의자로 입건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강제수사는 불가능 합니까.

A. 먼저 헌법 정신에 맞느냐를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헌법만을 두고 보면 내란이나 외환 이외에 검찰이 현직 국가원수를 긴급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수사에는 진술거부권이라는 것이 있는데 박 대통령 역시도 법률상 진술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진술을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국민감정으로 박 대통령을 강제수사 한다면 현재의 우리나라 정치적 수준으로 봐서는 나쁜 선례를 남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현직 국가원수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가 남용되는 것은 불행을 반복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형사소송법상 인신구속은 형사재판 절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볼 때 형사소추를 당하지 않는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나 구속은 헌법적가치와 충돌할 우려 마져 있습니다. 지금 인천지검 이환우 검사의 대통령 체포 주장에 대해 다른 검사들의 “수사절차에 응하지 않을 특권을 가진 유일한 국민인 피의자에게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피의자 신문을 하는 것은 헌법의 취지에 반한다”는 반론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Q. 19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대해 박대통령 측은 무시에 가까운 반응과 더불어 검찰 조사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대면조사를 다시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대면조사도 안하겠다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A. 우리나라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술거부권’이라 하는데 피의자와 피고인이 수사 절차나 형사 재판 절차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는 이유는 피고인이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증명은 검사가 해야 하는 일인데 피고인에게 진술 의무를 지운다면 검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가 되어 양 당사자가 대등하게 공격·방어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침해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피의자도 장차 피고인으로서 소송의 당사자가 될 여지가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인정되는 것과 같은 권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사법 기관은 피의자에게 진술 거부권이 있음을 알려야 하고, 이러한 고지 없이 진술 거부권을 침해하여 얻은 진술은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박 대통령 역시도 법률상 진술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진술을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국민감정과 여론이 이번 문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또는 정치권의 해법이 이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고 봅니다. 어쩌면 현재의 검찰 입장과 청와대 입장은 국민여론을 감안해 일종의 명분 쌓기 맞대응 정도로 보입니다.

Q. 만약 이 상태로 대면조사도 못하고 특검으로 넘어간다면 지금의 검찰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A. 앞서 설명했듯이 대통령도 법률상 진술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진술을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검찰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우습게 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대통령에 대한 인신구속은 어려워도 압수수색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것도 훗날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국민여론과 정치권이 ‘무조건 퇴진’과 ‘강제수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법 집행을 여론이나 정치적 판단에 편승해 결정하면 ‘역사전쟁’ 같은 오류를 낳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검찰은 완벽한 증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함으로써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만약이긴 하지만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면 대통령 퇴임 이후는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Q. 혹시 현재 재판에 넘겨져 곧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의 재판에 검찰이 박 대통령을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대통령의 증언도 필요하다고 보면, 검찰로서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몇 가지 상황을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피고인이 아닌 사람이 증인으로 서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는 작성된 조서 내용에 대해 피고인들이 동의하지 않았을 때입니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진술조서는 이들에게는 유리한 증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전에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검찰이 지금보다 큰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행정기관 중 하나에 불과한 검찰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사건 규명에 중요한 인물인 만큼 법정에서라도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논리를 펼치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박 대통령이 어떤 경우라도 증인으로 출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박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하지는 않을 그 권리가 법적으로는 보장돼 있습니까.

A. 형사소송법 제147조(공무상 비밀과 증인자격)에 “공무원은 직무에 관하여 알게 된 사항에 대하여 소속관청에 직무상 비밀에 속한 사항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관청의 승낙없이는 증인으로 신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이 증인자격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법원은 박대통령을 증인으로 강제 구인할 수도 없고 증인으로 소환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려 했을 때 형사소송법 제 111조를 들어 거부했던 논리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사항이 직무상 비밀로서 신고 된 때에는 소속관청의 승낙을 얻어야 증인자격이 생기므로, 재판부는 소속관청의 승낙을 미리 구한 후에 증인으로 증인 소환을 할 수 있으나, 대통령은 최고의 헌법기관으로써 통치행위를 하므로 자신의 증인소환에 대하여 자신이 승낙을 거부할 수 있고, 법원은 이 거부결정에 대하여 구속됩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직무상 비밀에 속한 사항임을 이유로 승낙을 거부하면 증인자격이 없게 되므로, 재판부가 대통령을 강제구인은 물론 증인소환조차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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