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역', 15세관람가 등급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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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역', 15세관람가 등급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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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는 물론 욕설과 아동 폭행 등 장면, 청소년에 해악 우려

▲ 영화 '서울역' 스틸컷 중에서 /배급사 NEW 제공 ⓒ뉴스타운

변칙 개봉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이 '15세 관람가'로 분류된 영화 등급은 또 다른 변칙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든다.

영화 <서울역>은 <부산행>의 이야기 이전의 지옥도 같은 하루가 지난 후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에 검붉은 화염으로 타오르는 도심의 미장셴으로 막을 내리는데, 실사 영화보다 훨씬 더 리얼리티 있게 한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한다.

메르스 사태로 아비규환이 되버린 나라 전체와 집회 관리를 컨테이너를 이용한 차벽을 세워놓고 국민들에게 물대포와 캡사이신 세례를 퍼붓는 공권력을 은유하면서 시민들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체제 유지에 몰두한 나머지 시스템이 부재한 '헬조선'의 자화상을 조명하며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주인공 목소리 역으로 캐스팅 된 류승룡과 심은경, 이준 등 배우들의 더빙이 만화 속 입모양과 잘 맞아 보이진 않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전작 <돼지의 왕><사이비>를 이어 표현 제약이 없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잘 살려낸 '애니메이션 계의 김기덕', 연상호의 폭력 미학은 단연 돋보인다.

극중에 등장하는 서울역 부근의 노숙자는 물론 지역, 사회 더 나아가 국가란 공동체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는 홈리스 국민들은 계엄군의 총받이가 된 채 차벽에 갇혀 아우성을 치고, 생전 꿈에도 꾸어 보지 못한 스위트홈은 좀비가 되어서야 실현하는 생의 아이러니를 연출해낸다.

특히, 전작에서 보여줬던 군중의 폭력은 계속 이어지는데, 극중 여주인공 혜선(목소리 심은경 분)은 가출소녀로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노숙자에게 마저 희롱의 대상이 되고 언어 폭력에 대한 묘사, 미성년자 성매매 등 묘사가 적나라해 '15세 관람가 ' 등급이 어떤 이유로 결정이 되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여름 성수기의 끝 물에 개봉돼 아직 관람 러시가 중단되지 않는 지난 주말, 상영관에서는 15세 이상의 청소년은 물론, 부모를 동반한 미취학 아동들이 제법 객석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참석한 큐레이터 역시 이러한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성매매를 뜻하는 은어나 속어는 물론 욕설과 아동 폭행 등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 정서상 해악이 될 만한데 '이를 고려하지 못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남는다.

앞서 영등위는 영화 <곡성>에 대해 "성적인 묘사가 있어도 유두가 강조 안되고 지속적이지 않아 '15세 관람가'로 선정했다"고 표명한 바 있다.

더욱이 영화 <서울역>의 배급사가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변칙 개봉으로 무리수를 두며 천만 달성에 성공한 배급사 NEW라는 점에서, 영화 <부산행>에 이어 <서울역> 역시 관객 유치와 여름 성수기 흥행에 베팅한 배급사와 영등위의 무모한 도박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영화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다루어지는 방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엿보기 욕구에 맞춰진 듯 보였고, 성적으로 대상화시키며 젠더감수성 측면에서 제고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즉, 영화 <서울역>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는 차치하고서라도 시대의 윤리나 도덕성 측면에서는 또 다른 변칙은 아니었는지 담론이 제기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사례로 남을 듯하다.

사회가 점차 험악해져 간다. 힐링이나 위안을 얻기 위해 찾은 영화관일 텐데, 오히려 자극적인 묘사나 높은 수위의 폭력이 넘쳐난다. 영화 등급 선정 등에 있어 영등위나 영화 배급사 등 관계자들의 각성이 요구되는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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