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가 골프 꽃뱀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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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가 골프 꽃뱀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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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담에게 원포인레슨을 청하다

그녀가 기생이 된 후, 송도 잔치에 초대받아 갔을 때 많은 기생들이 때빼고 광내고 떡칠하여 "날 좀 보소"하듯 우루루 모여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황진이는 씹년(?) 입어도 1년 된 듯, 1년 입어도 10년 된 듯 한 단아한 차림에 은은한 기초화장 청초한 모습으로 다소곳이 앉아 있어도 "속지말자 화장빨, 다시보자 조명빨"에 익숙한 한량에겐 단연 눈부신 모습으로 클로즈업.

또한 땐스면 땐스,노래면 노래, 시조면시조, 죄다 메이저급이라서 립싱크로 뻥긋대며 보건체조나 해대는 금붕어가수들과 달리 고난도 파워댄스에 라이브 목소리로 뭇 사내들의 넋을 빼 놓았다.

이 때부터 황진이의 홈페이지에는 전국 남성들의 검색이 쇄도하는 반면, 다른 기생들은 한숨만 폭폭쉬며 "삐끼급구"를 외치는 처량한 꼴이 되고 말았다.

영화배우 ‘마론 브란도’가 등장했을 때 할리우드에서는 "그의 등장은 한 세대의 배우 전체를 파멸시켰다"는 말이 정설처럼 나돌았다. 제임스 딘 조차도 그의 아류라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고 폴 뉴먼, 알파치노, 로버트드니로 등도 그의 그림자를 떨쳐 버리려 죽을 고생.

'타이거우즈’의 등장 또한 당대의 골퍼들을 졸지에 2군으로 취급받게 만들었고 모든 시합은 ‘우즈 : 기타선수’ 로 이분화되는 현상과 미친가지로. 황진이의 출현이 꼭 그 짝이었다.

그런데 사회정화추진위고문으로 있는 지족선사가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황진이 신드롬’을 심히 개탄하면서 "나는 그런 여자 한 트럭 줘도 거들떠 안본다" 고 숫제 얼음물을 끼얹은 거다. 패싸움에서 상대방을 기죽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젤루 쎈놈 한명’ 만 죽어라고 붙고 늘어지는 거. 지니가 이걸 써 먹는다.

지족암에서 30년 면벽수도를 자랑하던 당대의 고승! 그녀는 ‘노 팬티’ 차림으로 육탄공세를 퍼부어 초장에 함락시킨다.담날 청계천에는 ‘지족선사 버전’ 몰카 비됴가 절찬리 판매되고 졸지에 파계승이 돼버린 선사는 환경연합 아무개처럼 개차반 돼버린다.

이 한판승부로 황진이의 성가는 하늘 찌를 듯 올라간다.다음 도전자는 대제학을 지내던 ‘소세양’이라는 유명한 문인평소 ‘소세지’를 많이 먹어 힘이 남아돌던 소세양은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해서 한껏 거드름 피며 "음란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 라며 황진이를 매도, 이렇게 호언장담 한다.

"내 그녀를 만나면 딱 30일만 동거하고 칼처럼 헤어지리라“ “만일 그리 못하면 내꺼를....걍.....떼어버리고 잘라 버리리라"

그러나 송도CC에서 동반자로 나온 황진이가 "나이스샷 굳샷!" 연방 부추기고 "힘이 넘넘 좋아요" 하며 꼬드기자 라운딩 도중 30일 동거를 계약하고 꿈같은 나날을 보낸다.어느덧 그 날이 다가와 이별의 술잔을 나누는데 소세양은 안절부절 버벅대지만 그녀는 새초롬히 시를 읊슴다.

.......(중략)......

마침내 내일 아침 우리 이별한 뒤라도 그리는 정은 푸른물결처럼 끝 없으리니......

이 애절한 시 한수에 소세양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그녀와 한동안 더 머물러 있으면서 사랑을 불 태웠다. 황진이가 일생을 통해 남성으로써 사랑했던 이가 바로 소 세양.

그녀가 세양을 떠나 보낸 뒤 남긴 詩.....

어저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다음 티샷순서는 "벽계수"다.
서울외곽 신시가지 개발 득에 벽제 땅값한탕으로 돈 펑펑 써대던 날라리 벽계수가 송도로 발령나게 된다. 송별 번개에서 친구들이 부런듯 놀리듯 물었다.

친구들 :"지니와의 란딩 후기를 리얼하게 게시판에 올려주게나"
벽계수 :"지방호스테스가 이뻐 봤자지....내게 꼬리치면 아작을 내겠네!"

송도호텔에서의 벽계수 환영번개 때 황진이가 참석했음에도 과연 벽계수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도도한 자세를 지녔다.존심 상한 지니가 호텔매니저를 포섭한 뒤 벽계수의 스케줄을 입수해서 그 넘이 만월대 야경 놀이를 간다는 걸 알아내서는... 벽계수가 말을 타고 만월대를 슬깃슬깃 구경하며 지나는데 웬 야시시한 여인이 박카스를 건네며 히야까시 건다.

女 : 헤이 유 벽씨? 마이 네임 지뉘....쉘위댄스?
벽 : (말없이 중지 곧추 세워 보이며) 뽁큐 !

부킹 툇짜 맞은 지니는 기가 막힌 듯 멈칫 서있고, 황진이의 높은 코를 아작낸 기쁨에 겨운 벽씨가 유유히 멀어 지는데 이때 뒤에서 들려오는 우리들이 익히 잘 아는 그 詩!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이 시를 듣자 벽씨는 감전이 된듯 그 자리에 멈춰 오줌을 찔끔 지리더니 이내 말을 돌려 지니에게 쏜살같이 달려와 품에 앵겨 버린다. 이 때 말의 속도가 얼마나 날쌔고 빨랐는지 그 말은 훗날 과천 경마장으로 보내져 종자말로 활약했다고.

'이사종'과 황진이의 사랑도 빼 놓을 수 없지.선전관이라는 관직을 맡고 있으며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한량인 그 놈.이 놈은 평소 지니를 어떠 케던 낚아 보려고 잔머리를 굴리다가 황진이가 나이트클럽에 몸 풀러 온다는 소문을 듣고 행동개시.

한 노래하는 이 사종은 무대에 올라가 마이크를 독점하고 뽕짝에서 테크노까지 불러 제끼며 환심을 사는데 성공하게된다. 이박사의 테크노뽕짝도 여기서 패러디했다는데...

암튼 기록에는 지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돼 있다."이사종이라는 풍류객이 당대의 명창이라고 들었는데 이 노래는 반드시 그가 부르는 노래일 것이다."내 그를 만나리"

그로부터 두 사람은 6년 동안 계약 동거할 것을 공증날인 받고 3년은 이사종 집에서, 3년은 황진이 집에서 살았다.황진이의 연인중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넘이 이사종이다.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르트르와 보바르의 계약결혼이 1929년임에 비해 이미 16세기에 계약동거라니 야들이 얼마나 시대를 앞선 것임인지 알 수 있겠지?

이제 어느덧 지니의 나이 30대 중반...
여성으로써 누릴 수 있는 애정편력을 모두 맛본 그녀는 봄바람 같은 세상사 모두 잊고 금강산 품에 안기고 싶어 했다.그런데 금강산은 험하디 험한 명산이었고 보호자가 필요했지. 해서.......

"묻지마관광" 희망자를 모집하자 득달같은 놈이 '이생'이라는 재상집 아들내미. 둘이는 허름한 캐주얼 복으로 금강산을 주유하며 풍광 좋은 곳에서 시와 노래를 주고 받으며 유람.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임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가실 손가
녹수도 청산 못잊어 울어 밤길 예 놋다

유람도중 식량이 떨어지자 민가에서 걸식하며 유람했는데 부잣집 도령인 이생은 컵라면에 질려 중도에 하산해버려 홀로 된 그녀는 이 절 저 절 다니면서 음식 동냥하며 끼니의 댓가로 몸을 팔면서까지 금강산 전역을 전부 구경했다고.

별책부록으로 화담 '서경덕' 선생을 소개한다.

다 아시는 바처럼 서화담은 끝끝내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 그녀가 평생스승으로 마음속에 간직한 남자다.황진이가 한창 끗발을 날리며 중원의 날라리들을 함락시킬 무렵 서화담의 명성이 하도 자자해서 그녀는 드디어 칼을 갈고 덤빈다.

그녀는 ‘서화담’프로가 있는 골프장에 가서 짐짓 가르침을 청한다. 근데...이게 웬 일? 다른 넘덜은 그녀만 봤다하면 레슨이 넘넘 친절해서리

"체중이동이 안돼여"하면 히프를 암팡지게 잡아주고
"어깨 턴이 안돼여"하면 어깨를 감싸안고 돌려주고,
"그립자세가 안돼여"하면 가슴께를 살포시 모아주며 교정해주는 데.

이 통나무처럼 뻣뻣하고 고지식한 서프로는 손은 뒀다 뭐에 쓸 건지 7번아이언 턱 꺼내들고 그녀의 몸 여기저기 쿡쿡 찍어가며 딥다 자세교정 해대는 통에 꼬셔보고 뭐 할 틈도, 재간도, 무드도 없었던 거.

마침내 그녀는 서 프로 앞에 무릎 꿇고 제자 되기를 간청하게 되고.그녀가 남긴 詩중 가장 에로틱한 감미로움을 느끼게 하는 시를 같이 감상하며 글을 끝낸다.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들여내어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시는 밤이 어드란 구비 구비 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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