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 ‘보좌진 월급 빼돌리기 논란’ 법률적 분석
국회의원들 ‘보좌진 월급 빼돌리기 논란’ 법률적 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06.3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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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 ⓒ뉴스타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 의원이 보좌진으로부터 1인 후원금 한도인 연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 국회의원들의 가족이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이나 보좌진 월급 일부 갹출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보좌진 파행 운영은 독버섯처럼 국회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사례들도 다양했다. △직계 가족을 비롯한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 △이름만 등록해 놓은 채 보좌진 비용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사례 △지구당 관리비 명목으로 보좌진 월급 중 일부 갹출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보좌진 편법 운용은 보좌진의 본래 기능을 저하시켜 의원 개개인의 입법 및 의정활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이 이정도이다 보니 새누리당에서는 ‘가족채용 전수 조사’ 제안까지 나오고 있다. 과연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고질적 병폐를 법으로 강제가 가능한 것인지, 또 이러한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지 전반적인 문제를 짚어 볼 때가 됐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본지는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명쾌한 법률해석과 국민 눈높이의 법률상식을 전파해온 법무법인 ‘청파’ 이재만 대표변호사와의 Q&A를 통해 이와 관련한 법률적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Q. 먼저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법률적으로 월급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A. 국회의원 보좌진이 국민 세금으로 정해진 월급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4년 ‘국회의원 수당 등에 대한 법률’이 개정된 후부터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보좌관의 월급은 국회의원 세비로 해결했습니다.

Q. 국회의원들이 이런데 까지 손을 대고 있는 것을 보면 국회의원 보좌진의 월급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법적으로 어떻게 책정돼 있습니까.

A.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 보좌관(4급 21호봉) 연봉은 7,750만원, 비서관(5급 24호봉) 연봉은 6,805만원 정도입니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별정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매년 공무원 월급 인상의 적용을 받으며, 10년 이상 장기근속 시에는 공무원 연금 또한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사회 전반적인 급여수준과 비교하여 고액 연봉을 받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회의원 임기가 바뀌는 매 4년마다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과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각계의 전문가들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생각보다는 큰 액수는 아니라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Q. 현재 법률적으로 국회의원 1인당 보좌진을 어떻게 꾸릴 수 있습니까.

A.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현재 국회의원 1인당 7명의 보좌진을 꾸릴 수 있습니다. 7명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급·7급·9급 비서 각각 1명씩입니다. 지난 2010년 2월 18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부터는 5급 비서관 한 명이 증원됐습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추가로 보좌진을 채용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비용은 국회의원 세비로 해결해야 합니다.

Q.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추태가 도덕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A. 가장 큰 이유는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관계가 ‘갑을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에게는 보좌진에 대한 임면권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에 내일이라도 당장 직업을 잃을 수 있는 보좌진으로서는 국회의원의 이 같은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지역구를 관리하기 위해 혹은 다음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정치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국회의원들 개개인의 인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국회의원의 이러한 ‘갑질’이 불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통한 구조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Q.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A. 물론 법으로 강제할 수도 있습니다. 19대 국회에서 윤상현 의원은 국회의원이 친인척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배재정 의원은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명시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되었습니다.

이번 20대 국회서도 친인척 채용 제한 관련 법안이 제출됐습니다. 20대 국회서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명시 신고’할 것을 강제하고, ‘보좌직원의 보수를 유용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가족이나 친인척에 대한 특혜성 보좌진 채용에 대한 제한을 위한 목적이나 역대 국회에서 각종 특권폐지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점에 미뤄 본다면 해당 법안의 처리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는 생각입니다.

Q. 국회의원 중 지역구 의원들은 선거 시 막대한 선거비용을 지출하게 되는데 후보의 재산만으로 충당하기에 어려움이 있기에 선거법은 후원회를 구성하여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평소 지역구를 관리해야 되는 문제까지 있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되기 마련이고 이러다 보니 보좌진들의 월급 중 일부를 가로채는 것 아니겠습니까.

A.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과는 달리 지역구를 관리하는데 상당히 큰 액수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거 ‘돈 정치’의 원인으로 지목받던 지구당은 법적으로 사라졌지만 정당법에 의해 정당은 국회의원 지역구 등에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고 이 당원협의회가 사실상 과거의 지구당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국회의원의 보좌진 월급 유용을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거공영제를 도입하여 일정 비율 이상을 득표하면 본인이 지출한 선거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고, 정치자금법에 의해 ‘돈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도록 까다롭게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좌진의 월급까지 부당하게 유용해야 할 정도로 지역구 관리에 많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면 이는 스스로의 정치활동이 불법적인 것은 아닌지 우선 돌아봐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행위를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까.

A. 물론 있습니다. 의회 선진국인 미국은 대통령이라도 직계가족을 비롯하여 4촌까지 행정부나 공무원으로 기용할 수 없는데 이는 미국연방법으로 규정 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는 일체의 보좌관이 없으며 의원의 보수가 있으나 비서는 월급이 없어 국회의원 본인이 직접 서류도 작성하고 업무를 봐야 합니다.

비리가 적발되면 곧장 퇴출이며 면책특권 또한 없습니다. 12년 동안 의원직을 유지해야 연금이 있고 그 외에는 연금이 없습니다. 독일은 보좌진을 채용할 수 있지만 급여는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습니다. 일본은 배우자를 보좌관으로 채용 못하게 명시해두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는 배우자나 4촌 이내의 친척을 1명만 채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보좌진 7명, 인턴 2명 등 총 9명의 유급 직원을 채용할 수 있고 가족 채용에 대해 제한하는 법조항도 아직 없습니다. 비교해보면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Q. 서영교 의원이 보좌진으로부터 1인 후원금 한도인 연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자발적인 후원금일 경우와 후원금이 아닐 경우를 분리해 말씀 해주십시오.

A. 정치자금법상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연간 기부액 한도는 500만원입니다. 서영교 의원의 보좌관은 작년 5월 보좌관으로 채용된 이후 9월까지 매달 100만원씩 총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는 것인데 만일 이 금액이 자발적인 후원금이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의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보좌관이 실제로는 500만원 이상을 후원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자발적인 후원금이 아닌 협박 혹은 강압에 의해 보좌관이 어쩔 수 없이 ‘상납’ 하였을 경우입니다. 보좌관의 월 실수령액 500만원 중 20%에 해당하는 100만원을 매달 자발적으로 후원하였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Q. 꼭 법으로의 강제가 아니더라도 변호사님 개인적으로 볼 때 개혁돼야 할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근본적인 문제는 국회의원의 지역구 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데 이를 충당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명 국회의원들은 정치후원금 모금한도액인 연간 1억 5천만원(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손쉽게 모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의원들은 항상 쪼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아무리 유능한 의원이라도 다음을 보장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이 문제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돈 안드는 정치, 돈 안드는 선거가 가능하도록 정치 구조와 유권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이런 악습 또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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