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인권단체들의 비난하는 입방아에 올랐다. 이들 인권 단체들은 우왕좌왕하는 반기문 총장이라며, 자본 앞에서 굴복하는 나약함을 보였다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반기문 총장이 이달에 내어 놓은 “2015년도 어린이들과 무력 분쟁 보고서”에서 당초 블랙리스트(black list)에 올라 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항의를 받고 ‘목록’에서 제외시키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 등이 비난의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고 디엔에이(DNA)통신 및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어린이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조직과 국가를 열거한 목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이 목록에 게재되자 사우디가 항의를 하자 명단에서 삭제시켰다는 것.
복수의 인권 단체들은 “유엔이 한 번 공표한 보고서를 정정하고, 특정국을 제외시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난성 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2일 발표된 이 보고서에서는 자식을 살상하거나 소년병으로 징용하고 있는 조직이나 단체 및 국가로서 내전 상태에 빠져 있는 예멘의 항목에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Saudi Arabia-led coalition)”이라는 항목이 담겨졌다. “수치스러운 명단”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 명단은 반기문 총장이 직할하는 “어린이와 무력분쟁 사무총장 특별대표실”이 담당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엔 주재 대사 알 무알리미(Al-Mouallimi)는 6일 “보고서 내용은 부정확하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목록 정정을 일단 부정했지만, 반기문 총장은 그날 저녁 당초의 입장을 변경, 사우디아라비아를 명단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알 무알리미 대사는 “(반기문 총장의) 삭제 결정은 불변의 진리”라고 강조하고, 반 총장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사우디 삭제 결정은) 가장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해명한 뒤 “유엔 프로그램에 자금 지원이 끊기자 다른 수백만 아이들이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우디 등으로부터 자금 지원 중단 압박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 휴먼라이츠워치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20개 이상의 인권단체들은 연명으로 항의문을 작성, 반기문 총장에게 제출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반기문 총장은 유엔 전체의 신용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전대미문의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악한 선례를 만들었다. 이것이 통하면 빈곤 국가들만 명단에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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