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유영철은 어떠한 인간일까?
유영철은 한자 2급자격증 소지자에다가 영어와 일본어도 어느 정도 구사하고 있으며, 시(詩)를 잘 짓고, 그림도 잘 그리는 다재다능한 살인마(殺人魔)다. 편지 곳곳에 한자와 일본어가 많았다.
그는 절치부심(切齒腐心), 장기(臟器), 도착(倒錯), 묵내뢰(默內雷) 같은 한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드라마 <겨울연가>와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원제를 일어(日語)로 쓸 줄 아는 지식을 가졌다.
그가 무식한 인간이고, 욱하는 심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면 일말의 연구 가치도 없다.
문제는 모든 사건이 치밀하게 사전 계획 하에 저질러진 의도적 범행이라는 데 있다. 그는 사체를 토막 내기 위해 해부학까지 공부했다.
내가 인체의 마디마디를 어떻게 연구했는지 아냐?
인터넷으로 인체도감을 찾아봐도 뼈만 나온 건 없길래 병원에 가서 내 몸을 X-레이로 찍었다.
아프지도 않은데 무조건 몸 전체를 찍어 달라니깐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요즘 웬만한 병원은 X-레이 기록을 CD로 달라고 하면 주는데 그걸 다시 내가 웹 디자인(web design)으로 옮겨 놓고 확대해 가면서 골절의 마디마디를 공부한 것이다.
그 결과 칼을 두어 번만 대도 정강이를 자를 정도로 숙련이 되더라."
사체를 토막 내기 위해 해부학을 공부하고, 반젤리스의 음악을 틀어놓고 종교의식 치르듯, 20명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反인륜적 범죄자 유영철.
그는 악마인 동시에 평범한 아버지였다.
지난해 7월15일, 유영철이 검거된 후 필자는 「20명의 사람을 토막을 내어서 매장시킨 악마는 어떻게 탄생했는지」 몹시 궁금했고 또한 전해들은 유영철의 어린 시절은 필자를 당혹케 했다.
유영철은 아버지의 부재(不在)로 가난과 외로움을 겪었지만 그림과 조각에 소질을 보이는 평범한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연재부터는 필자가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편지내용을 중심으로 유영철에 심리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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