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도를 넘어선 수입차들의 갑(甲)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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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도를 넘어선 수입차들의 갑(甲)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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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한성자동차, 위험한 우월적 공생관계

▲ ⓒ뉴스타운

매년 높은 성장률을 보여 온 수입차 시장에서 소비자와 딜러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2억 원대가 넘는 벤츠 차량을 골프채로 파손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수입차 업체들의 ‘갑질’을 비난했었다.

이 동영상에서 30대 남성은 골프채로 전조등, 유리창, 보닛에서 옆문까지 차량 전체를 부셔버렸다. 그 이유는 “고장이 잦은 데도 차량을 교환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후 곤경에 몰린 벤츠 측은 해결책을 모색하다 결국 신차로 교환해주기로 약속한바 있다.

문제는 늑장의 신차 교환보다 이 차량이 주행 중 시동이 3차례나 꺼지는 등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문제임에도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흥분했고, SNS상에는 비난의 글들이 쇄도 했었다. 지금도 많은 소비자들과 딜러들은 수입차 업체의 불법행위와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와 딜러의 불만이 가장 높은 것은 시장가격 책정에서부터 부품가격, 그리고 유통 구조에 대한 하소연들이다. 이와 함께 계열 금융사를 통한 수입차 할부 판매 확대로 사회적 문제까지 낳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공식 수입사가 외국 본사에서 차를 독점적으로 수입해 국내 딜러에 판매하는 수직적인 유통 구조와 수익성 악화에 대해서는 딜러들의 불만수위가 높은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수입차 업체들의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지난해 매출 3조 1,415억 원을 기록한 수입차 1위 업체인 벤츠코리아다.

▲ 사진 : MBC ⓒ뉴스타운

벤츠 한국법인 설립 13년 만에 찾아 온 위기

벤츠코리아는 그동안 차량 화재, 개소세 미 환급 등으로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왔다.

이런 가운데 변속기 불법 장착으로 검찰에 고발당하는가 하면 세무조사로 500여억원의 세금 폭탄까지 맞았다. 한술 더 떠 벤츠의 국내 자동차 금융을 담당하는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최근 고객정보 보호 미흡으로 감독당국의 징계를 받은 일까지 발생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500여억원의 세금 폭탄의 경우는 벤츠코리아가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이유였다. 국세청은 501억 9,400만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는 국내 수입차 업계에 부과된 역대 추징금 중 가장 높은 액수다.

벤츠코리아는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하며 조세심판원에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세전적부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우 납세자는 90일 이내에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 심판청구 중 1가지를 선택해 불복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세금을 추징한 국세청이나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조세심판원의 의지를 볼 때 부과 받은 500억원 가량의 세금을 그대로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벤츠코리아는 겉으로는 “당국의 결정을 존중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속으로는 과세 전 적부심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한 섭섭함이 보인다.

벤츠코리아가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하며 조세심판원에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를 통해 추징된 세금의 일부라도 탕감 받으려는 것이다.

벤츠코리아 역시 “과세 전 적부심사 청구는 법인세액을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 추징뿐만 아니다. 벤츠의 국내 자동차 금융을 맡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경우는 고객정보 보호체계 미흡으로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까지 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벤츠파이낸셜에 대한 검사를 통해 고객 정보 관리 부실 등을 적발하고 경영 유의 1건과 개선 명령 2건을 내렸다.

벤츠파이낸셜은 개인 정보 보호 책임자가 아닌 부서장이나 팀장 승인만으로 사용 권한을 주고 고객 정보 파기도 구체적인 취급 지침을 두지 않은 채 진행한 것으로 검사 결과 밝혀졌다.

또한 제2금융권 연대보증 제도가 폐지됐음에도 연대보증을 세웠던 것으로 금감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대표 경영방식 논란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실라키스 대표가 취임하면서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연이어 터졌다. 악재라기보다는 터질게 터졌다는 여론이다.

무엇보다 대표의 경영방식 중 우선 정책이 확 달라졌다는 점이다. 취임초기부터 엄청난 변화를 예고했지만 막상 카드를 들춰보니 실라키스 대표의 경영은 ‘극단적일 정도의 영업 우선 정책’이었다.

물론 ‘영업 우선 정책’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정서를 무시하는 듯한 정책을 펼치다보니 벤츠코리아 국내 직원들과 딜러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국내 직원들과 딜러들의 무시가 결국 이러한 문제점들을 도출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즉 독자적인 판단으로 모든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다보니 곳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라키스 대표의 판매정책은 잘 알려진 대로 브라질 방식이다. 실라키스 대표는 브라질에서 판매 성장을 인정받아 벤츠코리아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한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업 우선 정책이 브라질과 동일하다는 것이 딜러들의 전언이다.

그동안 일부 딜러들이 답답한 나머지 언론을 통해 “실라키스 대표가 한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브라질과 동일하게 영업을 하면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정작 실라키스 대표는 자신의 기존 정책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여 지고 있다.

더욱이 ‘인증위반(S350)건’, ‘벤츠파이낸스의 고객정보 유출 건’, ‘연비 문제의 건’, ‘배출가스 조작 건’, ‘국세청 세금 추징 건’ 등에서 대표의 책임회피성 소문들이 흘러나오면서 앞으로 유사사건의 재발은 계속될 것이라는 여론까지 형성되고 있다.

딜러 A씨는 “벤츠코리아는 수입차업계 1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판매 우선 정책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벤츠코리아가 명성에 흠집 나는 문제는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딜러 B씨는 “소문도 SNS 등을 타고 퍼지기 시작하면 진짜가 되는 세상”이라며 “홍보팀이 언론에서 이런 소문들이 무조건 ‘사실이 아니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사실여부를 제대로 파악해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이싱홍 계열 한성자동차의 벤츠코리아 지분도 논란

벤츠코리아 주주는 외국 기업인 다임러 AG(51%)와 스타오토홀딩스(49%)로 구성돼 있다, 즉 벤츠 최대 딜러사이자 레이싱홍 계열인 한성자동차가 벤츠코리아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매년 벤츠코리아의 국내 수익 배분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딜러사들이 “원천적인 불공정 구조”라며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는 것은 물론 ‘기부금’과 ‘순이익 배당’에서도 논란이 돼 왔다.

기부금의 경우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한 해 동안 20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 액수는 지난해 매출액 3조1,415억 원 대비 0.06%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5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평균 기부금 비중인 0.1%에 못 미치는 수준에 불과하다. 기부금 인색 비난은 순이익에 대한 배당액과 항상 비교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매출을 올린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순이익 887억 원 중 66%인 585억 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피 상장기업 평균 배당성향이 24% 수준임을 감안하면 벤츠코리아의 배당 성향은 지나치게 친 주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벤츠 본사가 벤츠 수입법인 벤츠코리아의 관계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감사팀 관계자 3명을 파견해 조사를 한 바 있다.

조사 결과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 상당한 금액이 지속적으로 국내 벤츠 최대 딜러인 한성자동차 측 주요 인물들에 대한 접대에 사용됐고 한성차도 수시로 교차 접대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너무 한쪽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데서 나타나는 악습”이라며 “이 같은 관행은 결국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편익을 줄이는 부정적 효과를 낳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벤츠시장은 다른 나라 시장과는 전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는 다른 수입차량들과는 달리 그 판매수익의 대부분이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

BMW나 아우디 등 대부분의 수입차 딜러는 한국회사들이기 때문에 수입차를 판매하더라도 한국딜러들의 판매수익은 한국에 남는 구조다. 이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공통적이다.

하지만 벤츠코리아의 경우는 외국계 기업인 한성자동차가 기형적으로 전체 벤츠 시장의 약 50%이상을 차지하면서 그 수익 전부를 거의 배당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벤츠코리아가 설립되기 전에는 한성자동차 벤츠를 직접 수입해 한국시장에 판매해왔다. 그러다 한국시장이 커지면서 수입차 생산업체가 한국에 수입사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 때문에 한성자동차나 BMW 수입사였던 코오롱 등은 단순 딜러로 지위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업계가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다른 수입사와는 달리 벤츠코리아는 한성자동차를 49%주주로 받아들여 딜러이지만 수입사의 2대주주인 지위를 겸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딜러인 한성자동차의 경우는 딜러면서도 자신들을 포함한 다른 딜러들도 선정, 관리하고 차량 공급에도 권한을 행사한다. 당연히 시장 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이러한 차이로 인해 한성자동차는 약 50% 이상의 벤츠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점유율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어느 수입차 딜러도 갖지 못하고 있는 엄청난 것이다.

현재 수입차 시장에서의 딜러들을 보면 BMW나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수입차 딜러 중 30%를 넘는 딜러는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이 20%대의 2~3개 대형 딜러들이 경쟁을 이끌어 가고 있다.

과거 한성자동차와 같이 BMW를 수입 판매했던 코오롱도 25%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한성자동차가 벤츠로부터 얼마나 많은 특혜를 받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파생된 결과일 수도 있다.

벤츠코리아에서 다른 수입자동차 딜러로 간 C씨는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의 긴밀한 관계는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벤츠 딜러들은 다른 수입차 딜러와는 달리 한성자동차가 차지한 요충지를 제외한 나머지 장소에서 영업을 하면서 들러리를 서고 있는 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독과점적인 딜러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다른 딜러들은 그 달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성자동차가 마음먹고 다른 딜러들이 따라할 수 없는 마케팅을 한다면 다른 중소딜러들의 영업에 큰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벤츠코리아 딜러사들은 “벤츠코리아가 한성자동차를 독과점 딜러로 만들어 주고 독과점 딜러라는 이유로 더 유리한 처우를 해주고 있다”고 블만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벤츠코리아나 한성자동차가 벤츠 판매시장을 끌고 가는 형국에서는 다른 딜러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들러리 수준을 못 벗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벤츠코리아를 떠난 딜러들은 “한국 시장에서 왜 한국 딜러들이 주도적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들러리를 서야 하는지 한심할 노릇”이라며 “국내 벤츠 시장도 최소한 다른 수입차들처럼 비슷한 규모의 2~3개 딜러가 경쟁할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영업 우선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실라카스 대표가 한국 딜러들도 더 열심히 판매를 할 수 있고, 한국 소비자들도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벤츠시장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이싱홍과 한성자동차의 위험한 공생관계

벤츠의 지분 구조상 벤츠코리아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없는 한계도 문제지만 레이싱홍과 한성자동차의 위험한 공생관계도 한국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계 화교(華僑) 재벌그룹이 세운 투자기업 레이싱홍은 지난 1985년 한성자동차를 세우고 20년 가까이 국내 벤츠 판매권을 독점해왔다.

이후 벤츠코리아가 설립된 후에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를 통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벤츠 수입법인인 메르세데스 차이나 지분 49%를 보유한 레이싱홍은 중국에서도 한국에서와 비슷한 방식으로 딜러십과 판매망을 확대했었다. 그러나 욕심이 과해지면서 현지 언론 등 각계로부터 질타를 당한바 있다.

중국에서 레이싱홍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벤츠 본사는 결국 메르세데스 차이나에서 레이싱홍 그룹의 지분을 철수시키고 레이싱홍이 보유한 과반의 판매망 규제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레이싱홍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 영향력은 지난 2007년 이보 마울 전 사장의 사퇴가 잘 증명하고 있다. 한국통으로 알려진 이보 마울 전 사장은 레이싱홍의 지배력 확대와 딜러 간 불공정 경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마찰을 빚었고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이러다 보니 국내에서도 딜러사 또는 딜러들이 벤츠코리아의 다양한 문제점을 알면서도 누구하나 전면에 나서 말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벤츠코리아의 문제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다 보면 큰 화를 당하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4.13 총선에서 보듯 한국 소비자들이 벤츠코리아에 우롱당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문화가 있음을 배워야 한다”강조했다.

레이싱홍의 경우는 지난 수년간 서울 중학동과 청담동 등지에 수천 억원대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 사진 : MBC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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