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친노 진영 좌장격인 6선의 이해찬 의원(세종시)이 결국 이번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동안 이 의원은 당내에서 중진 의원 용퇴론이나 험지 출마론이 제기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그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특별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 의원이 세종시 공천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이날 공천에서 배제됨으로써 7선 고지에 제동이 결렸다.
결국 이 의원은 당 혁신위원회의 최인호 혁신위원이 지난해 9월 “당의 고질병인 계파싸움의 악순환을 끊는 마중물이 돼 달라”며 백의종군을 촉구한 것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예비후보 등록 후 3일 출마선언 그리고 1차 정책발표 등 7선 도전을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붙였었다.
그는 지난 12일 오후 3시 세종시 도담동 까사리움 빌딩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세종시에 대한 무한책임’을 강조하는 등 공천 가능성을 열어놓고 활동 폭을 넓혀왔다.
그는 이 자리서 “앞으로 KTX세종역(금남면) 신설, 어린이 전문의료센터, 국립어린이 도서관 설치와 보육․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신설 등 2020년까지 세종시 자족기능을 충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는 등 공약까지 발표하고 표심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의원의 이런 노력은 이날 공천에서 배제됨으로써 ‘세종시에 대한 무한책임’은 물론 공약까지도 일단락 됐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다. 이런 그가 이번 공천배제로 정계를 떠날지 아니면 백의종군 하며 다시 정치적 재기를 노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 의원은 지난 1988년 13대 총선에 평민당 간판으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민주정의당 후보로 나선 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내리 5선을 지낸 인물이다.
이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는 초대 교육장관(교원정년 단축에 대한 교원들의 반발 때문에 1년 2개월 만에 물러나)을 노무현 정부에서는 2기 총리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는 총리직을 마친 뒤에도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낼 정도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절친한 사이였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뒤에는 참여정부 주요 인사들과 함께 노무현재단을 출범시켜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이후에도 건재력을 과시하며 2011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으로 정치 무대에 복귀했고,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옮겨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어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로부터 자신이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자 당시 최고위원 전원과 함께 총사퇴하기도 했다.
이후 당내에서 정중동을 지키며 세종시 7선 고지를 향해 달리던 그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가 쥔 칼끝이 친노 핵심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았지만 끝내 피해갈 수는 없었다.
김 대표는 ‘공갈 막말’ 논란을 빚은 정청래 의원을 공찬에서 배제한데 이어 친노 진영의 좌장격인 이 의원은 물론 친노 직계의 상징성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공천을 보류하며 숨통을 조였다.
특히 이 의원에 대해서는 공천 지연술을 통해 용퇴를 유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지만 이는 금방 수면 아래도 가라않았고 결국엔 공천 배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그는 총리 시절 대정부질문 때 한나라당 의원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벌여 ‘버럭해찬’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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