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폐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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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폐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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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교육 문제의 근원적 해법

▲ ⓒ뉴스타운

고등학교를 폐지 하자니, 좀 황당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한번 끝까지 읽어 보시고 핵심 문제를 파악 해 보시기 바란다. 당신도 우리 교육에 문제가 많다는 점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뭐가 어디서부터 문제 인지는 명확히 알지도 해법을 알지도 못할 것이다. 이 대답을 필자가 대신 해 보겠다.

우리 교육의 진짜 문제점은, 기본 철학이 잘못 되었다는 데 있다. 즉,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과 방향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올바른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그 개념부터 바로 서야 하며, 이 문제는 인간이 왜 사느냐에서 부터 시작해서 판단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인간은 왜 사는가? 당신은 왜 사는가? 인간이 사는 이유는 바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가 아닌가? 좁게는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이며, 넓게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게 최종 목적지가 아닌가? 각자 이념에 따라 철학에 따라 사상에 따라 살아 가는 방식들이 다 다르지만 이 목적 하나 만큼은 공통적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교육을 하는 이유도, 교육을 받는 이유도 바로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하는 것은 당연히 재미 있고 행복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 나라의 교육은 행복해 지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남들과 대입시험으로 경쟁하기 위한 교육이다. 그래서 20년간 강제 노동, 강제 공부다. 남들도 다 한다는 이유로, 사회의 인식을 이유로, 국가와 사회와 부모들까지 나서서, 오로지 입시 만을 위해서, 본인의 필요와는 전혀 상관 없는 온갖 공부들까지 무자비하게 시켜 대면서, 어린 학생들을 '시험의 투사'로 만들어 나간다. 경쟁이 목적이다 보니, 변별력을 위해 평생 한번 써 먹어 보지도 못하는 수많은 과목 수많은 학문들을 주구장창 머릿 속에 집어넣기 경쟁에 빠져서 20대 중후반까지 다 보낸다. 

또한, 이 나라는 성년이 되는 20살 직전까지 전공 분야의 공부는 시작도 못해보고, 전공분야를 공부할 입학 자격을 얻기 위한 온갖 획일적 공부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 나라다. 부모도 허리가 휘고, 자녀도 공부의 노예가 되어 젊은 시절을 허비 한다. 또한 개인차나 전공분야별 소요 시간과 상관 없이, 중3년, 고3년, 대4년의 10년 동안 수많은 낭비성 교육에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야만 최소한의 대접을 받는 이상한 나라다. 대학 교육도 상품의 일종인데, 묻지마식 대학 입학 구매 수요가 줄 서서 대기 중이니, 소비자는 '을'이자 '봉'이 되고, 대학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학벌 위주의 사회이다 보니, 공부할 자격을 얻기 위한 입시공부 까지는 열심히 하는데, 정작 대학에 진학 해서는 그다지 열심히 공부나 연구를 할 필요가 없는 나라 이기도 하다. 능력보다는 학벌이 훨씬 중요하고, 졸업만 하면 그 학벌은 자동 취득 되기 때문이다. 이런 웃기는 교육 현실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베토벤과 모차르트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긴긴 시간 동안 함수와 미분 적분까지 공부해야만 대학가서 음악 공부할 자격을 주고, 고흐나 피카소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미적분은 물론, 데생과 수채화라는 획일적인 정답 그림을 정해 놓고, 획일적 암기식 그림으로 비교 경쟁 시험을 치고, 그렇게 해서 대학을 나와야만 인정해 주고, 대학 안나오면 설령 아인슈타인이 환생 했어도 짜장면 배달이나 해야 하는 이상한 나라. 완전 자청해서 공부 지옥을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코메디다.

그런식의 교육이니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왜 하는지를 모르고, 시에 대한 해체 분석 시험은 잘 치지만, 시를 즐길 줄 모르고, 영어시험은 잘 치지만 영어 공부 10년 했어도 외국 유치원생과 대화조차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배움이 목적이 아니라 대입시험에서 남들을 이기기만 하면 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도대체 각 분야의 전문적 공부를 할 입학자격을 얻기 위해, 19세까지의 획일적인 공부지옥 과정이 왜 필요한가? 그렇게 20대 중반까지 죽어라 공부를 했는데도, 막상 취업하면 전공은 버리고 새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회적 낭비도 천문학적이지 않은가? 

외국은 보통 20대 초반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데, 우리는 대학 나오고 군대 제대하면 20대 후반이 되고, 취직하여 가정을 꾸리려면 이미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라다. 그렇게 죽어라 공부하고 취업 했는데도, 그 10여년 후인 40대 중반이 되면 사오정(45세 정년의 속어) 퇴직 공포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이고, 자녀 교육비 공포 때문에 1~2자녀 출산까지 망설여서 인구는 급갑하고 있다. 공부는 즐겁고 행복한 것이어야 한다. 어떤 교육을 받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공감이 있다면 공부 하는 것은 즐거운 것이지 고통이 아니다. 행복해야 할 공부의 시간들이 경쟁적인 공부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이 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다면, 다 풀어서 다시 끼우는 게 옳다. 반값 등록금이니 뭐니 하는 '언발에 오줌누기'식 미봉책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이는 오히려 불합리한 입시 경쟁을 더 악화 시킬 뿐이고, 대학 못간 학생들을 역차별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선진국은 대학 진학률이 30~35%인데, 우리만 80%가 넘지 않는가? 단순노동직 마저도 24세까지 공부 지옥을 거쳐야만 취업 되는 극한적 학력인플레 사회인데, 대학 진학률을 지금보다 더 높인다면 아파트 경비원 마저도 대학 나와야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입시지옥에 찌든 어린 학생들이 행복을 느끼면서 공부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불필요한 공부 범위를 줄이고, 개별 능력과 필요성과 성향을 고려 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위주로 그룹별 맞춤식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테면 대인관계의 기술, 대화법, 돈 관리법, 실무경제 지식, 법상식, 창의력 향상교육, 작은 사업체 차리는 법, 부동산과 증권 등에 관한 지식, 건강 관리법, 요리법 등 분야는 많다. 공부 못하는 학생도 개별 소질과 능력 있는 분야는 있게 마련이며, 이를 끌어 내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다.

적어도, 불필요한 공부의 양과 입시 지옥 기간을 6년에서 절반 이하로 줄여 줄 수라도 있어야 한다. 성년이 되는 스무 살에 모든 대학 교육과정을 끝내게 하는 구조적 변혁을 우리는 고려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입시지옥 문제는 원점에서 부터 구조를 뜯어 고쳐야만 하는 문제이며, 남탓 사회탓 할 문제가 아니다. 인성과 능력보다 학력부터 따지는 우리 모두가 입시지옥의 공범이자 원흉이다. 그런데, 사회가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 상황에서, 나와 내 자식만 대학에 진학 안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공부지옥과 인생낭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보자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우리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고 악순환으로 물려주는 것은 국민적 불행이자 이 세대의 오명이자, 국가적 수치다. 이제 국가부터 나서서 긴긴 교육과정을 혁신적으로 줄여야 하고, 학력보다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유명 대학에서 4년동안 놀던 학생보다 3류 대학에서 열심히 수학하고 연구한 진짜 능력 있는 학생이 대우 받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능력 있는 고졸이 무능한 대졸보다 대우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각 전공 분야의 공부를 할 대학입학 자격을 얻기 위한 기본적 교육은 중학교 3년과정 까지라면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17세부터 1년~4년 정도라면, 각 분야로 진출할 인재를 만드는 대학 교육 기간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즉, 특정 예외 분야만 제외하고는, 17~20세 까지 대학교육 과정이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버리면 17~20세는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며, 이몽룡과 성춘향은 중학생 나이 였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중학생과 초등학생 나이 였다.)

한마디로 고등학교를 폐지 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야 인생의 낭비가 적고, 사회적 낭비가 줄고, 삶의 여유와 행복도 좀더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고등학교를 폐지 한다면 학생들이 공부지옥 터널을 지나는 기간이 단축되고, 사교육으로 허리가 휘어가는 학부모들의 고충이 줄어들 것이며, 기존 교원 인력의 잔여 문제는 맞춤식 교육으로의 교사 재교육 등으로 점진적인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물론 여기에는 문제점도 있다. 첫째, 고등학교를 폐지하면 대학 못간 사람은 고졸이 아닌 중졸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대학진학 열기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문제라면, 초중고 과정을 1년씩 줄이면서 고등학교를 유지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낭비 교육 기간을 줄이자는 것이다.  고학력이 필요치 않은 분야는 점차적으로 '저학력자 가산점 제도'를 예고하고 시행하여 낭비적 교육 수요 요인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고, 사기업에도 당근책으로 이를 유도해야 한다.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 문제는 반드시 해결 해야 하며, 유능한 저학력자가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가적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학생 선별의 변별력이 문제일 수 있지만, 변별력 때문에 불필요한 온갖 공부를 수년간 시키는 것은 더 문제다.  한정된 범위 내에서도 선별 방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 현장은, 정작으로 필요한 교육은 빠지고 불필요한 온갖 공부만 시킨다거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허공만 쳐다보면서 시간만 때우는 등의 비효율성이 크기 때문에, 그들 잔여 교원들을 재교육 하여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맞춤식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투입하여 실질적인 교육의 질을 높이면 되는 것이다. 

영어 교육을 예로 들자면, 초등학교 때부터 고3 때까지 주구장창 진도를 달리지 않더라도, 중학교 3년 과정만 제대로 배우고 익히면, 웬만한 영어 대화와 신문 방송 청취도 할 수 있다. 그 정도 까지만 충분히 익혀서 실 생활에 쓸 수 있게 하고, 좀더 심도 있게 배울 학생만 대학으로 가서 배우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교육 시장의 잘 나가는 스타강사도 공교육 과정으로 끌어 올 필요가 있다. 공교육의 바탕을 근엄하신 교수님들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실무 현장의 능력자들을 끌어 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이는 국어와 수학 등의 타과목도 동일하다. 머릿속에 그저 많이 집어 넣기만 하면 최고라는 인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국어건 영어건 수학이건, 중3 과정 까지만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익히면, 사회생활에 직장 생활에 아무 문제 없고, 사회적 낭비도 줄어들며, 꼭 필요한 사람들은 알아서 필요한 분야를 더 공부 하게 되어, 학생들의 강제 공부가 줄어들고 자발적 공부가 확대 되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인생도 훨씬 행복해 질 것이다. 행복하게 살아 가는 게 사는 목적 아닌가?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10~20년간 강제 공부 지옥 생활을 해야만 하는가? 

뇌과학적으로도, 인간의 두뇌는 경쟁과 긴장 상태 보다는, 긴장이 완화되고 편안하고 흥미 유발 요인이 있는 상태에서 제 기능을 발휘한다. 경쟁적으로 혹사식 공부를 시키는 것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필요한 장기간 '수감생활'을 해야만 하는 '공부감옥' 속의 교육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혹사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어야 사회는 더 발전하고 더 선해진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와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문제인 만큼, 고정관념을 버리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모든 분들이 이 문제를 충분히 검토 해 주시기를 요청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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