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KBS 뉴스는 없었다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KBS 뉴스는 없었다
  • 보도국
  • 승인 2015.08.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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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새벽 2시, 무박 4일간의 협상 끝에 남북합의가 이루어져 국가적 위기상황은 넘겼다. 그러나 북한의 지뢰매설도발로 빚어진 국가재난 상황 속에서 ‘재난주관방송사 KBS의 직무유기’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을 전후해 한반도는 위기상황이 전개되었다. 북한의 지뢰도발과 이에 따른 보복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이어서 북한의 포 도발공격과 우리군의 대응 사격 등으로 위기와 긴장이 이어졌다. 북한이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우리는 단호한 응징을 다짐하는 등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21일 밤부터 토요일인 22일 오전사이 남북은 물밑 접촉을 통해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합의하고, 이날 저녁 6시 전격적으로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이후 무려 4일간 무박협상을 진행하면서 양측은 휴전선 인근에 군사력을 더욱 증강시켜, 협상이 결렬되면 바로 전쟁으로 돌입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추측까지 나돌았던 긴박했던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재난주관방송사는 국가가 중대 사태에 처했을 때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대다수 국민의 중대 관심사에 관한 사항을 임시뉴스나 뉴스특보로 충실하게 방송했어야 했다.

그런데 한반도 전역에 전운이 감돌던 지난 주말, 재난주관방송사 KBS는 종일뉴스 특보체제를 가동하지 않았다. 3∼4시간에 한번 3∼5분 정도의 짤막한 특보를 전해주었을 뿐이다. 휴일이지만 인터넷과 종편 그리고 신문이 하루 종일 남북대치 상황 및 병력이동 상황, 고위급 접촉소식 등을 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수많은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또 걱정했던 상황들을 외면하고, 5분내외의 짤막한 특보 외에는 한가하게 정규편성과 재방송 위주의 <국악한마당>, <동물의 왕국>, <걸어서 세계 속으로> 등의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채널은 자연스레 종편으로 돌아갔다. 북한 대표단이 차를 타고 판문점을 넘어 내려오는 장면도 종편 중계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을 뿐, 그 시각 KBS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다. 재난주관방송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종편이 정국현안과 시사뉴스를 주도해 갔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뉴스는 이제 종편, 스포츠는 케이블’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기 시작했다.

정회와 속개가 이어지고 온 국민이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지켜보는 동안에도 KBS는 뉴스시간 외에는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월요일 오전에는 시급한 현안도 아닌 <KBS미래포럼>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국가위기상황 속의 재난방송은 소홀히 하면서 조대현 사장의 과시성 프로젝트는 철저히 챙기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어제 밤 뉴스에서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확인되지 않은 친북성향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며 반박 인터뷰나 해설조차 하지 않았다. 24일 KBS뉴스에서 이재명 시장은 지뢰폭발이 북에서 설치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휴전선 일대에 설치된 CCTV를 공개하라고 말한 부분을 방송했다. 군 당국의 반론이나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아 자칫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북한협상대표단을 이롭게 할 사안인데도 이를 주요 뉴스라도 되는 듯 소개한 것이다.

주말이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KBS 뉴스가 재난보도는 하지 않고 친북성향의 이런 뉴스를 방송하는 것은 사장이하 경영진의 안보 불감증, 그리고 재난주관방송사 경영진으로서의 직무유기이다. 또한 현 사장체제가 오로지 연임에만 모든 신경을 쓰고 있고, 진정으로 국민이 원하고, 또 필요한 방송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대현 사장은 <KBS국민대합창>, <KBS미래포럼> 등의 과시성 프로젝트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을 게 아니라, 뉴스부터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지금 KBS의 위기는 조사장체제에 들어와서 더욱 심화됐고 또 고착화되고 있다.

조사장은 자리에 연연해서 정치권을 뛰어다니며 연임로비를 할 것이 아니라, 안에서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뉴스부터 제대로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5. 8. 25.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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