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제 2차 세계대전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 오키나와 전투 7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주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오키나와는 23일 태평양전쟁 말기 오키나와전의 전몰자 20만 명 이상을 추도하는 ‘위령의 날’을 맞이해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23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키나와 연설에서 자신이 선두에 서서 오키나와 개발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말하고, 오키나와 주민들이 국가안보를 위한 미군기지 때문에 부담을 져왔다고 말하자 일부 청중들은 아베 총리에게 “더 이상 거짓말 하지 마라, 돌아가라”고 외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오나카 다케시 오키나와 지사는 아베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이날 평화선언에서 미군 후텐마 공군기지의 나고시 헤노코로의 이전에 대해 “지난해 선거에서 반대의 민의가 드러났다”면서 “정부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이전작업을 중단하는 결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지사가 정부와 대립하는 정치적 주장을 분명히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오키나와는 그동안 미군기지 문제로 사사건건 중앙정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이날 이 같은 야유는 미군기지에 대한 반발심리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의 상당수 주민들은 현지에 주둔한 미군들의 행태, 소음공해, 비행기 사고 위험 등에 시달리며 위험에 처해 있어 분노하고 있으며, 후텐마 공군기지의 인적이 드문 해안가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이 공군기지 이전에 적극적이다.
한편, 오키나와는 전후에도 1972년까지 미군의 점령아래에 놓인 상태여서 미군은 토지 접수를 통해 잇따라 미군 기지를 건설했다. 일본 전체 미군전용시설 가운데 오키나와에 있는 시설이 전체의 74%나 집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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