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김무성이 "승부사" 문재인 잡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해결사" 김무성이 "승부사" 문재인 잡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재. 보궐 선거가 끝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시끄럽다. 우려와는 달리 4.29 국회의원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완패로 끝났는데도 야당의 집안싸움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4개 지역에서 실시된 재. 보선에서 새누리당이 4곳 중 수도권 3곳에서 압승하고, 무소속이 1곳에서 당선 됐다. 특히 호남 민심의 향배가 걸린 '광주 을'에선 무소속 천정배에게 자리를 빼앗겼음에도 뻔뻔하다 못해 역겨운 행동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어찌됐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에 손상을 입게 되었다. 이번 선거는 지역구 4곳에 불과한 미니(mini)선거에 불과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선(大選)을 무색케 할 정도의 수퍼(super)선거가 되고 말았다. 사실 상 차기주자로 꼽히는 '해결사' 김무성과 승부사인 문재인과의 격돌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날 투표율은 평균 36.0% 로 지난 해 7.30 재. 보선(32.9%)보다 3.1%포인트 올랐다. 야권의 분열로 '1여(與), 다야(多野)구도가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게 투표율을 상승시킨 것으로 선거전문가들은 말한다.

솔직히 이번 선거 결과에도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선거 때마다 개표직전까지 단골메뉴로 나오는 '심판 론'으로 맹공격을 하다가도 뚜껑을 열기라도 하면 자신들이 오히려 심판을 받으면서 초상집으로 변한 게 어제 오늘이 아니고 아주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야당의 경우,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부패 정권심판 론'을 들고 나온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만 결과는 똑같다. 야당이 그렇게 심판 론을 들고 나올 수 있을 만큼 깨끗한 가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재보선을 포함해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네 차례 실시된 재. 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언제나 승리의 잔을 높이 들었다. 재. 보선 때마다 초라한 성적으로 기가 죽었던 노무현. 이명박 정권 시절의 여당과는 달리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의 재. 보선은 야당의 무덤이 되어 참패의 눈물만 있을 뿐이다.

이번 선거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예외 없이 선거의 여왕임이 재확인 됐다. 박대통령은 3김 이후에 누구보다 선거의 속성을 잘 아는 정치인이다. 지난 달 27일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 한 후 건강 상태가 안 좋았지만 선거 직전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그동안 만연한 지연, 학연, 인맥 등의 우리 정치문화 풍토를 새로운 정치 문화로 바꾸고 켜켜이 쌓여온 부패 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금품 의혹 등이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해오고 있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 새로운 정치개혁과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대국민 매시지를 통해 이렇게 언급하며 현 국면을 강력한 정치 개혁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고, 성 회장에 대한 연이은 특별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주게 되었다" 며 이번 사태의 발단이 성 회장에 대한 사면에 있다는 인식을 은근히 내비췄다.

이 같이 재. 보선 패배 여파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체제가 붕괴되었고, 수원 팔달에 출마 했던 손학규 전 대표는 아예 정계 은퇴를 선언 했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서울 '관악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정동영 전 의원 역시 도전에 실패하고 고배의 잔을 마셔야만 했다.

그로인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의 발목을 잡으면서 27년 만에 야당 밭인 관악 을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았다. 그럼에도 정 전의원은 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에서 정치활동을 이어갈 뜻을 내비췄다. 정 전의원에게 이번 패배는 크다 그의 정치 인생이 위기에 봉착 한 것이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는 두 번째, 2007년 당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지만 고향인 전주 덕진 보궐 선거에 나가기 위해 당을 버린 사람이다. 당선 뒤 복당을 하긴 했지만 이번 엔 국민모임 창당을 주창하며 재차 탈당, 관악 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리고 친정이기도 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맹공격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 전 의원이 도전했던 관악 을은 그가 도전한 네 번째 지역구다. 그가 당선되었던 곳은 유일하게 고향인 전주 덕산이다. 재보선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언제나 승자가 된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서 30점짜리 박원순이 안철수를 등에 업고 야권 단일 후보로 나오면서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이긴 사례도 있었다.

이번에도 여권이 뜻하지 않게 '성완종 스미나' 라는 악재를 만났으나 야권이 분열하는 바람에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압승하게 된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여권에서는 지역 일꾼 론을 내세우는 데 반해 야당은 '부패정권 심판 론'을 들고 나와 여당을 압박했다. 결과적으로는 초상집이 되어버렸다.

야당은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소수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우리다가 조용한 다수의 민의에 뒤통수를 맞는다. 심판 론은 자기 고정 지지층을 결집 시킬 수는 있겠지만 반대 진영을 결집시킬 수 있는 반작용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심판 론이 아닌 경제 살리기와 개혁과제 추진임을 몰랐던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 야당으로선 성완종 사건 등 예상 밖의 호재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반사이익만 노렸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안 통하는 전법을 계속 쓰는 건 무능한 정당이다. 이번에도 성완종의 특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유권자인 국민들은 여야가 똑같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여야가 각각 4곳 중 '2석+알파' 면 이겼다고 하는 게 대체적 분위기였다. 이번 선거결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 장악력을 더욱 확실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와 함께 친박계가 와해위기에 처하는 등 당내 구도도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대선주자 지지율이 앞서가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반대로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서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권에서는 내심으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새정치연합이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김무성은 웃는 데, 문재인의 입은 한일자로 굳게 닫혔다. 4.29 재보선 결과가 확정된 이날 새벽 '3패 정권'(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정권)을 심판해달라던 문재인 대표의 호소는 '4패 정당'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재보선 전패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적 패착' 의 결과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초기엔 '두툼한 지갑 론 등을 앞세워 서민 호주머니 챙기기에 주안점을 두었는데 '성 완종 리스트'가 불거지면서 '정권 심판 론'으로 급선회했다.

그러나 이완구 총리의 사퇴 이후로 표적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새로운 특검' 카드를 꺼내든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야당으로서는 성완종 파문은 호재였지만 자신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과도한 공세대응가 오히려 독(毒)이 되어버린 결과를 낳았다. 또한 달라진 호남 민심의 향배도 주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뜻하지 않은 복병인 천정배 전 장관이 광주 서을에 출마하자 야당 지지층이 '노무현계'와 '김대중계' 로 양분되면서 텃밭임을 강조하던 새정치연합이 또 한 번 패배의 잔을 마셔야만 했다. 결국 그 영향이 문재인 당대표에게 갈 수밖에 없다.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성완종 파문은 검찰에 맡기고 재보선 초점을 서민경제에 맞췄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는 선거가 끝났다. 내년 이맘 때 면 총선이다. 후보들이 낸 공약을 믿을 국민은 별로 없다. 그러나 공약을 실천하려는 의지는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번에 선거운동을 하며 자당 후보를 뽑아주면 지역발전에 기여 할 수 있게 다각도로 지원 할 것이라고 약속한 당 대표도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열했던 선거전은 끝났다.

앞으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가 한 배를 탔다는 심정으로 개혁과제와 안보에 관심을 갖고 매달려야 할 때다. 더 이상 국회가 과거에 매달려 이권 다툼을 하며 국민들의 미래를 망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