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선 아버지 조명한 '부성애'로 온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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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선 아버지 조명한 '부성애'로 온기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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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나의 독재자''국제시장' vs 外 '인터스텔라''웨스턴 리벤지' 대결

▲ 아버지를 조명한 영화 '나의 독재자''국제시장''인터스텔라''아빠를 빌려드립니다'(왼쪽부터 시계 방향) ⓒ뉴스타운
안방 극장에서 예능을 점령한 아빠 코드가 하반기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쌀쌀해진 극장가에 '부성애'로 온기를 가득 채울 전망이다.

핵가족 시대에 위축된 가장의 존재감, 직장과 주류 사회를 떠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우리 아버지들의 자화상이 떠올려지는 일련의 작품들에는 가슴 찡한 부성애와 함께 아버지의 자존감 세우기가 엿보인다.

30일 개봉한 영화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에서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정상의 리허설을 위해 한 무명의 연극배우 아빠가 가상의 김일성을 맡게 되면서 고문과 폭압을 견뎌내며 목숨을 내건 가장 위대한 연극을 펼친다.

이 영화는 자신의 꿈과 편안함을 뒤로 하고 경제개발과 고속 성장에 헌신했던 '우리 시대 아버지들에 대한 헌사'처럼 다가오고 아버지 세대에 작은 위로를 전하고 있는데, 일상을 뒤흔든 생활연기의 달인 아빠와 인생을 뒤바꾼 생활사기의 달인 아들간 배틀도 볼거리이다.

아버지를 통해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태식(박해일 분)이 사채업자에 쫓겨 분당 신도시 재개발로 알박기 자리에 놓인 옛집을 팔아 치우기 위해 그를 해바라기 하는 여정(류혜영 분)과 함께 20년 간 박제화 된 김일성으로 살아 온 아버지 성근(설경구 분)을 요양원에서 모셔오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려낸다.

연극 '리어왕' 무대를 등장시키며 연기에 대한 진정성에 질문을 던지는 아버지의 배우론은 깊은 울림을 전하고, 20년이란 시간 사이로 무대 트라우마를 극복기해나가는 아버지의 연기 인생에서 광기의 독백을 소화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면 따스한 가족애와 가슴 절절한 부성애가 느껴진다.

극중 몸을 불리기 위해 짜장면을 먹는 신, 하일라이트가 된 연극 '리어왕' 무대신을 비롯해 완벽히 김일성으로 거듭난 배우 설경구의 메소드연기는 인상적이며 영화 <잉투기><슬로우비디오>의 류혜영을 재발견할 수 있고 선과 악을 오가는 배우 박해일의 다채로운 캐릭터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오는 11월 2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감독 김덕수, 제작 이스트스카이필름)는 10년째 백수로 지내고 있는 아빠를 보다 못한 딸이 중고물품 웹사이트에 아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아빠를 빌려주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유쾌하고 코믹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영화에는 배우 김상경, 문정희 등이 출연하고 딸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조금은 부족하지만 가족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의 고군분투가 눈물 겹게 다가온다. 가장으로서는 물론 딸에게도 빵점이었던 아빠와 딸의 화해와 가족 간 화합을 통한 따스한 가족애의 회복 등을 주제로 해 웃음과 감동을 어우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 연말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제작 JK필름)도 가족을 위해 모든 걸 던진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김윤진이 출연하는 이 영화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뒤로 한 채 한평생 오직 가족 위해 헌신해 온 아버지의 이야기는 연말연시 극장가에 진한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로 알려지면서 유행가의 가사에도 익히 들었던 6.25 한국전쟁 당시 바람이 세찬 흥남부두 철수부터 시작해 1960년대 독일로의 광부 원정과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두루 관통하면서 아버지로 살아야했던 한 남자의 일대기를 담아낸다.

극중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는 항상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짓다가도 ‘다행’이라며 눈물을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데, 아버지의 삶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만 아버지를 그려내는 건 아니다. 매즈 미켈슨의 열연이 돋보이는 복수극 <웨스턴 리벤지>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도 아버지가 스크린을 주도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버지의 차가운 복수극을 그려낸 <웨스턴 리벤지>(감독 크리스티안 레브링, 배급 영화사 빅)는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이 된 아내와 아들의 복수를 시작하는 존(매즈 미켈슨 분)과 남편과 자유를 잃은 마델린, 존에 의해 동생을 잃은 델라루가 서로를 쫓고 쫓기면서 얽혀가는 복수를 그린 웨스턴 무비이다.

이 영화는 2014년 칸영화제 미드나잇 섹션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7년 만에 만난 아내 마리와 아들을 우연한 비극으로 잃어버린 아버지 존의 절절한 부성애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무뚝뚝한 말투 속에 가족을 향한 속 깊은 사랑 평범한 아버지가 소중한 이를 모두 잃고 분노에 가득 차 총을 집어 든 모습에서 얼마 전 세월호침몰로 자녀를 잃은 아버지의 눈물이 오버랩이 된다.

매즈 미켈슨은 절망에 빠진 아버지 캐릭터에 몰입돼 그 동안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부성애의 내면을 전달하는 동시에 강렬한 웨스턴 액션으로 관객들을 매료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딸을 위해 우주로 간 아버지도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아버지 쿠퍼는 전직 나사(NASA) 파일럿 출신으로 영화는 자신의 딸이 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을 걱정하며 식량부족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살리기 위해 비밀리에 기획된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딸에게 ‘사랑한다. 꼭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우주로의 여정을 떠나는 희생적인 아버지 역에는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클럽>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꿰찬 매튜 맥커너히가 맡았다.

이른바 가족해체 시대에 가장의 자존감이 무너지면서 한평생 자식 위해 모든 것을 내건 우리 아버지들이 이제 스산해진 날씨와 함께 은퇴 시기를 맞아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진 않는지 주위를 둘러볼 때가 아닐까. 스크린 속에서 재조명 되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와 위로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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