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을 일삼으며 민생은 나 몰라라 하는 국회
정쟁을 일삼으며 민생은 나 몰라라 하는 국회
  • 안호원 논설위원
  • 승인 2013.10.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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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의 권력을 너무 의식하지마라

한쪽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 다른 쪽에서는 비상식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한 작은 교회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하나를 예로 들어본다. 주일 예배 후 점심으로 찐 감자를 가끔 먹게 되는데 감자 삶는 법이 서로 달라 식사 당번들이 티격태격한다는 것이다.

“감자를 왜 껍데기 채 삶느냐? 껍데기를 벗겨 삶아야 한다” “아니다. 먹는 사람이 껍질을 벗겨 먹으면 된다. 굳이 껍질까지 벗길 필요는 없다” 감자를 먹을 때마다 늘 자기들의 방식이 옳다고 우기는 것이다. 제3자가 보기에는 참으로 말거리도 안돼 보이는데 그들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상대방의 사고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치 않고 틀렸다고 하는 것이다.

요즘 국회 돌아가는 몰골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든다. 그런 의원들을 보면서 순간적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무서운 변수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남의 눈’인 것 같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남의 시선’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남의 눈’을 강하게 의식하며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은 ‘남의 눈’에 시달리며 포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조직화된 인간관계 속에 살면서 남의 시선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지만 국회의원이 ‘남의 눈’을 의식하고 자신을 위장하며 살아야 한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의 수사 및 의사결정 과정이 도마에 오른 국감 현장에서 검찰조직의 기강이 처참하게 무너졌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정원 수사와 관련,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대립해 갈등을 빚은 데다 ‘윤석열 파동’까지 터지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야당의 행태를 보면 가관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자신들이 한 행위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라는 아량을 보이면서도 남이 한 행위나 언사에는 아주 인색하다.

일전에 모 방송에 출연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석기 의원 세비 중지’와 관련 “현재 사법부로 넘어간 사안이니 만큼 사법부의 결과를 지켜보아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로서 사법부에 맡겨야지 정치권에서 관여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정원 수사의 경우도 현재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데 야당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 역시 사법부에 압력을 넣는 것이 아니겠는가. 의원들도 그렇고 사법부(검찰)도 모두 ‘남의 눈’을 의식하다 보면 공평한 판결과 진실이 밝혀질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사건 수사도 그렇다. 수사지휘 책임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실무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국감장에서 ‘보고했다’ ‘안했다’라고 엇갈린 진술을 하며 사사건건 충돌했고 나아가서는 기강이 완전 무너진 검찰의 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이런 검찰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민주당이 호재를 만난 듯 호들갑을 떨면서 정부ㆍ여당을 공격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야당이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사법부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분명 규정으로 본다면 상명하복으로 윤 지청장의 잘못이 크다. 윤 지청장의 의도가 어떠하든 항명임에는 분명하다. 야당이 입버릇처럼 주장하듯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다. 따라서 보고절차가 규정으로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우선은 윤 지청장을 문책해야 맞다.

그럼에도 야당은 사법부의 일에 간섭하며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여론몰이를 심하게 하고 있다. 심하게 말해 자신들도 모르게 분란을 조성하는 이적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는 야당이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린들 그 사실에 승복하겠는가. 또 무슨 빌미를 잡아서도 축소ㆍ은폐 수사를 했다고 주장할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나 여당 눈치를 보아서도 안되겠지만 야당에 휘말려서도 안된다. 오직 국민의 눈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진실을 가려내야 한다. 그래서 내분에 휩싸인 검찰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군에서 전쟁시 위관급 장교가 사단장, 연대장 지시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는 없다. 아무리 유능한 지휘관이라 해도 경험이 있는 상급자의 조율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직에는 직위와 계급이 있는 것이다. 검사도 마찬가지다. 의욕적인 것은 좋지만 자의적 판단이 때로는 오도ㆍ남용이 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경륜이 있는 상급자의 조율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보고와 지시사항의 절차가 있고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대는 기강이 무너지는 것이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지만 이번 항명사건이 윤 지청장 개인의 ‘소영웅주의’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말한 대로 실제 외압이 있었는지는 분명 가려져야 한다. 수사팀장을 배제하거나 임명하는 것은 검찰의 일이다. 이를 행정부인 야당의원들이 간섭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결과를 보고 지적을 해도 늦지 않다.

정작 다뤄야 할 문제가 있다면 NLL 녹취록 사건에 대한 진상을 국민에게 사실 그대로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 안위가 달려 있는데도 야당은 국정원 사건으로 김빼기 작전을 의도적으로 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북에서는 적화통일을 획책하고 있는데 야당은 국가 안보를 다루는 국정원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검찰은 ‘소영웅주의’ 검사들로 최악의 내분 사태에 빠져 기강마저 무너져 버리고 생각할수록 국민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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