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아 대재앙, 신은 과연 존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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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 대재앙, 신은 과연 존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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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신의 분노인가, 인간의 죄인가 논란 뜨거워

2004년 12월 26일 미증유의 동서남아 대 자연재해를 두고 세계 종교계는 아주 오래된 신학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어찌 이런 일이 벌어졌나를 두고 논란이 한창 가열 중이다.

신심(信心)이 두터운 신자들은 "어떻게 신(神)께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게 했나?"라는 문제에 심한 의문을 갖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4일(현지시간)보도했다.

이번 동서남아 대재앙은 역설적으로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모조리 쓸어갔다. 불교의 나라 태국, 세계 최대의 무슬림(이슬람교도)을 둔 인도네시아, 힌두교의 나라 인도 및 스리랑카 등 종교에 관계없이 대 재앙이 훑고 지나갔다. 따라서 힌두교인, 무슬림, 불교도, 유럽에서 여행객으로 휴가를 즐기러 온 기독교인 모두 종교를 가리지 않고 비명에 가게 한 현실을 두고 "과연 신은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은 인도네시아 아체 비레우엔에 고향을 둔 무슬림 희생자 가족의 한 사람인 하지 알리는 "신께서 인간에게 분노를 폭발시킨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재앙은 신의 분노인가, 아닌가?

이번 동서남아 대참사는 그런 재앙을 허용했던 신의 존재에 의구심을 내뿜었던 볼테르(1694-1778: 프랑스의 작가·철학자·계몽 사상가)와 같은 수많은 계몽사상가를 낳게 한 18세기 최악의 재앙 중 하나인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이 있은 후 유럽에서 뜨겁게 달구었던 신의 존재 여부 문제를 다시 한번 재연시키고 있다.

"왜 리스본 대지진과 같은 잔혹스러운 저주가 생겼는가?" 이번 동서남아 대재앙으로 다시 똑같은 질문을 던지게 하고 있다.

어떤 종교를 믿든 이번 동서남아시아의 대 참사를 두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존경하는 신께서 도움을 줄 것이며 '기적'을 만들어 내 주실 것"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역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이슬람의 최고 권위를 지닌 인도네시아 울레마 위원회 의장인 마루푸는 "알라 신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며 '겸손한 인간으로서 알라신의 무한한 지혜를 우리는 이해할 길이 없다"면서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존재를 암시하고 "진정한 신도는 우리 인간의 운명과 인간 모든 것이 신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재앙으로 죽거나 혹은 살아 남거나 이 모든 것은 알라 신의 의지 때문이다"고 신의 존재를 강력히 주장했다.

최초의 지진 진원지 근처의 수마트라 섬 아체 무슬림들은 "다른 것들은 다 쓸러갔어도 모스크(이슬림 성당)만은 그대로 있지 않느냐" 며 "이는 신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며 "아체의 모스크, 스리랑카 남부 도시인 마타라 가톨릭 성당은 이번 지진해일에도 불구하고 건재하다"고 예까지 들어가며 신의 존재를 강조했다.

또, 인도 남부의 타밀 나두 주의 유명한 티루파티 티루말라 사원의 마담바캄 스리니바사 바타차르야르 힌두 성직자는 "사람들은 이 현상은 신의 고민거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그렇지 않다"면서 "이런 자연재해는 수많은 인간들이 하늘, 땅 그리고 물에 대해 많은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바로 이 현상 자체가 그걸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종교법은 자연의 힘이 이런 인간의 실수 때문에 방향을 바꾼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런 류의 재앙은 '수퍼파워'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말해주는 것이지만, 마치 당구 캐롬 게임에서 잇달아 큐볼이 두 개의 표적공에 맞는 것처럼 무고한 사람이나 죄지은 사람 모두 영향을 받게 돼 있으며, 그것은 신념의 테스트가 아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간의 죄가 문제, '자연과 인간 하나"인식 필요

한편, 불교전문가들은 "불교에는 신이 없다"면서 "이와 같은 재앙은 인간 죄의 대가로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을 파괴하고 이기적이며 탐욕과 오로지 부의 축적에만 관심을 쓰는 인간들이기에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있다"고 태국의 술락 시바라크사는 지적하고 "지진해일은 바로 이런 인간들에게 경고를 발하는 것이며, 이번 재앙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에프페통신은 또, 유럽에서 호주에 이르기까지 '신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 유대교인 및 기타 종교지도자들은 "지진이 신의 분노였다"는 말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바티칸시의 교황 바오로 2세는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지난 일요일 로마 가톨릭 신자들에게 "신은 인간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험을 위해 재앙을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7천만 신도를 가진 영국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는 "사람들은 어차피 자신의 신념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신념'은 이렇게 반복해서 시험을 받게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는 캔터베리 대교구의 주임 신부를 지냈던 제임스 주교는 "동서남아시아에서 발생한 대재앙은 신의 존재에 관한 매우 답하기 어려운 신학적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신은 인류에게 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주었으며, 지구가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인류 또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면서 "살아 움직이는 지구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기독교는 지구가 본연적으로 가진 위험과 인간 존재의 어두운 측면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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