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학계의 고질적 병폐와 아마추어의 난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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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계의 고질적 병폐와 아마추어의 난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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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의 위기, 이대로 둘 것인가?

2. 한국사학계의 고질적 병폐
- 학연 및 지연, 폐쇄성 과 전문성 및 독창성의 결여

아마추어들에 의해 쓰인 대중 역사서들의 물결은 한국사학계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 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일례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사학계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역사의 대중화에 있어 오히려 한국사학계는 방관 하고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아이러니 하게 아마추어들이 한국역사의 대중화를 이끌어 낸 주역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한국사학계는 그들에게 끌려 다니게 되는 결과를 가져 온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학계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란 무엇일까?

필자 나름대로 분석한 한국사학계의 고질적 병폐란 크게 학연 및 지연, 폐쇄성과 전문성 및 독창성의 결여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해방 이후 한국사학계는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학연 및 지연에 의존한 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실증사학의 도입으로 한국사학의 발전을 이끌었으나 친일행적으로 비난을 사고 있는 두계 이병도 선생부터, 신석호, 한우근 선생등이 해방 이후부터 6,70년대까지 한국사를 이끌어 오다가 80년대 이후부터는 그 직계 제자들이, 다시 이후 90년대 이후부터는 또 그 제자들이 하나의 분파를 형성하여 한국사 연구를 주도해 오고 있는 것이 현 한국사학계의 현실이다.

이렇게 학연 및 지연으로 구성되어 한국사 연구를 담당하다 보니 여기에 속해 있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이들에 의해 소외, 혹은 도태되어 왔고 결국 오늘날 주류, 비주류 혹은 제도권, 비제도권은 사실상 여기에서 갈렸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한국사학계는 폐쇄성으로 일관해 왔다. 즉, 상대방의 학설을 존중하기 보다는 받아들이지 않거나 오히려 무시하는 경향이 다반사 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랑세기 진위 여부 논쟁' 이다. 화랑세기에 대해 그동안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한 학자가 화랑세기는 진본일 것이라는 결론을 조심스레 내리기가 무섭게 바로 다른측 학자들이 화랑세기는 진본이 아닌 위본임을 주장하며 사실상 그 학자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여 지금껏 팽팽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상대방에 대하여 이런 태도를 보이다 보니 다양한 학문적 이론의 개발이나 또는 그에 따른 해석 및 주장등이 탄력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중심속의 학문으로 도태되고 또 고착화 되었던 것이다.

이런 학연 및 지연성과 폐쇄성의 결합은 현실 타파를 소흘히 하는 경향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고, 역사에 대한 서술을 경직화하도록 만들었으며, 더 나아가 경직화된 역사서술은 더더욱 어렵고 복잡한, 즉 난해성을 띄게 되어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러다 보니 대중들에게는 지루하고 따분한 감을 안겨다 주어 역사에 대한 흥미보다는 거리감을 두게 만들었으며, 급기야 최근 서울대의 경제학을 전공한 한 교수에 의해 정신대 망언이 나오는 가 하면 심지어 경제학 원리만을 내세운 터무니 없는 이론을 내세워 조선 망국 필연론으로 한국사학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펴 논란을 만들게 되었다. 한국사에 대한 일면의 지식도 없는 경제학자에 의해 한국사의 왜곡이 자행된 것이다. 결국 누구를 탓해야 할 것인가?

또 경직화된 역사서술로 대중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간과한 아마추어, 즉 비전공자들은 손쉬운 방법으로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각도의 서술을 통해 보다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의 역사서를 펴냄으로서 역사를 점유하게 되었으니, 결국 지금까지 초래된 여러 상황들은 한국사학계가 보여준 가장 극단적인 자기모순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사학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 가운데 두 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전문성 및 독창성의 결여이다.

몇 가지 실례를 꼽아보면 우선 고대사의 경우는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학자들 보다 특정 시대로 편중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논란에 따른 우리의 허술한 대응 체제에서도 알수 있듯이, 현재 국내(남한)내에서의 고구려사 관련 전문 학자는 불과 열 손가락안을 꼽아야 할 정도이며, 발해 관련 전문 학자 역시 몇 손가락을 꼽을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백제나 신라, 가야 관련 전문 학자들은 이보다 몇 수십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렇게 고대사가 편중된 현상을 보이게 된 데에는 남한 일대에 고구려사 및 발해사 관련 유적이나 연구 성과가 빈약한데다 상대적으로 백제, 신라, 가야 와 관련된 연구 및 유적등이 남한 내에 월등하게 집중,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구려사나 발해사 관련 자료나 연구가 주로 사회주의권 국가들에 속해 있다 보니 7,80년대 냉전이 한창일 때 그들과의 학술 교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편중된 현상을 야기시킨 또 하나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러다 보니 백제나 신라, 가야사를 전공한 학자들에 의해 고구려나 발해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경향이 현저하게 높다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현실을 감안한다더라도 우리 고대사학계는 너무나도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다.

또 조선시대사의 경우도 그렇다. 조선시대는 우리와 가장 근접해 있던 시대인 까닭에 연구 분야가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편중이 유독 심한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필자가 학회를 다니면서 헤아려 본 결과, 조선시대사를 전공하는 학자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정치사 연구에 속해 있으며, 그밖의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합쳐내야 조선시대 정치사 연구자들의 비율과 흡사할 정도로 이 또한 심각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전문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특정 시대나 분야로 몰리게 될 경우 국사 연구는 다양한 이론의 정립보다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에만 부딪히고 맞물리게 되어 오히려 다른 시대나 분야에 대한 연구 소흘 및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면 결국 한국사의 점진적인 발전 보다는 폐쇄지향적인 퇴보적 발전만 거듭하게 될 지도 모른다.

또 독창성의 결여 또한 한국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병폐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제대로 된 연구보다는 연구실적에만 지나치게 열을 올린 나머지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표절하거나 혹은 이미 연구한 내용들을 중복하여 발표하는 등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여 한국사의 발전을 좀먹는 장애 요인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몇 해전 조선시대사를 전공한 한 교수가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다른 교수의 연구 논문 내용 가운데 일부를 표절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었고, 또한 모 교수도 이미 발표된 내용들을 관련 학회지에 그대로 옮겨 발표하여 많은 비판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심도 있는 연구보다는 연구 실적, 즉 한 건을 올렸다는 데에만 급급한 데에서 비롯된 실례들이다.

필자는 누구보다 한국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다. 그러므로 한국사학계가 그간 이루어 놓은 여러 가지 연구 성과나 업적을 무시하거나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필자가 일일이 학회를 다니거나 혹은 여러 가지 정보를 통해 접한 것등을 토대로 필자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고 되짚어 보고자 하였을 뿐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일일이 지적한 것 말고도 한국사학계는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많은 문제점이 야기된 한국사학계는 최근 큰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일부 다른 역사학자들로부터 한국사 폐지론이라는 극한 비판마저 감내해야 했다. 이 비판이 쏟아져 나오기 까지 그동안 우리 한국사학계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 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 한국사학계의 올바른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지금까지 누적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서 보다 획일적이고 효율적이며 광범위한 연구를 통하여 보다 획기적이고 훌륭한 연구 성과를 쌓아 한국사를 새롭고 바로 잡는 노력에 더 한층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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